체인지그라운드(2018)

창의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해킹하라.

Buddhastudy 2018. 8. 20. 04:30


저희를 해킹해 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회사가 있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으신가요?

 

보통 해킹이라는 말을 들으면 범죄 장면을 떠올리는데요, 프로그래머가 현란한 솜씨로 보안 장치를 뚫거나 금융 거래를 조작하는 장면이 영화에 흔하게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킹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게다가 컴퓨터가 없어도 할 수 있는 해킹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브랜드 해킹.

 

제작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접근해 무언가를 바꾸는 행위로

코카콜라 캔으로 헬로키티를 만들거나

레고의 LED조명을 넣는 것들이 있습니다.

 

브랜드 해킹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제품을 해킹하는 것을 오히려 장려하기도 합니다.

세계 최대 가구 기업 이케아는 브랜드 해킹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소비자가 직접 가구를 조립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다양한 실험을 부담 없이 할 수 있어

잡지꽂이 제품을 신발꽂이로 바꾼다거나

의자를 개조하여 자전거를 만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런 활동을 도와주기 위해 각종 부품과 마감재를 판매하거나 해킹을 대행해주는 업체도 생겼습니다.

브랜드 해킹에 대한 이케아의 초기 반응은 조용했습니다.

무대응을 바탕으로 고소도 장려도 하지 않았죠.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해킹을 장려해서 최근에는 오픈 소스 소파라는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모양과 용도를 소비자가 쉽게 변경하도록 유연한 구조를 갖추었으며, 팔걸이나 램프 등 다양한 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했죠.

 

과거 이케아 제품이 똑같은 제품을 조립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가구의 근본적인 기능마저 바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소비자의 능동적 참여를 더 끌어낼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브랜드 충성도도 함께 높아질 거라 예상하고 있죠.

 

브랜드 해킹은 상품의 유통기한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기도 합니다.

레고가 기존 블록 회사들과 차별화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브랜드 해킹이었습니다.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것을 넘어 공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로봇이나 자동차를 만드는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죠.

 

기존 제품이 일단 만들고 나면 망가트릴까봐 함부로 건들지 못했던 반면

새로운 시리즈는 다양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개조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레고라는 브랜드로부터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2011년 발매된 게임 <엘더스크롤: 스카이림>도 브랜드 해킹을 장려했습니다.

이들은 모드라는 이름으로 사용자가 게임 내 요소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를 마켓에 올려 다양한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그 결과 7년 전에 발매된 제품이 지금까지도 플레이 시간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죠.

 

닌텐도는 최근에 이러한 브랜드 해킹을 활용한 라보라는 제품을 발매했습니다.

골판지를 게임 컨트롤러와 결합하여 전혀 새로운 장치를 개발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소비자가 골판지를 직접 설계하여 무궁무진한 제품이 개발될 거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브랜드 해킹이 단지 상품에만 적용될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 주변에 모든 것들에도 브랜드 해킹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전선을 정리할 때 휴지심을 활용하거나 빵 포장 묶음으로 이름표를 만드는 등,

생활 속 꿀팁도 일종의 해킹이니까요.

 

당신의 창의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이제 브랜드 해킹에 주목해 보세요.

기존의 것을 융합하거나 엉뚱하게 개조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미래를 향한 가능성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