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과 수혈을 반복하면 혈액형이 바뀔 수 있을까? (2019. 12. 22)

 

 

피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크게 다쳐 피를 많이 흘리는 경우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헌혈과 수혈이죠.

헌혈은 내가 건강한 상태일 때

피가 필요한 다른 사람을 위해 내 피를 기부하는 것을 말하고

수혈은 내가 위급한 상태일 때

다른 사람이 기부한 피를 내가 받는 것을 말합니다.

 

수혈을 받을 때 중요한 것은

어떤 혈액형을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혈액형에 따라 수혈을 받을 수 있는 피가 제한되기 때문이죠.

 

혈액형은 크게 O형, A평, B형, AB형으로 나눠지지만

Rh-, Weak D형, 바디바혈액형처럼 희귀한 혈액형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희귀한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수혈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커뮤니티가 마련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ABO식 혈액형을 가진 사람의 경우 조금 다릅니다.

O형의 경우 O형은 물론 AB형 A형 B형에게 수혈을 해줄 수 있고

AB형의 경우 AB형은 물론 A형, B형, 그리고 O형에게도 수혈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알고 있고 학교에서도 이렇게 가르칩니다.

 

그렇다면 내가 AB형일 때 피를 정말 많이 흘려 비형을 수혈 받는다면

혹은 헌혈을 통해 내 피를 빼내고 B형을 수혈 받는 다면

내 혈액형이 B형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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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잡다한 지식

혈액형이 다른 두 사람의 피가 섞이면

피를 구성하고 있는 적혈구끼리 엉겨붙어 하나의 덩어리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을 응집현상이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적혈구에 있는 응집원과 혈장에 있는 응집소가

혈액형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A형에는 응집원 A가 있고 응집소 베타가 있습니다.

B형에는 응집원 B가 있고 응집소 알파가 있습니다.

만약 A형인 사람이 B형의 피를 수혈받으면

응집원 A에 응집소 알파가 들어오게 되고

응집현상이 발생하면서 피가 굳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굳어진 피는 모세혈관을 막게 되고

결국 피가 흐르지 못해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O형에는 응집원이 없고 응집소 알파와 베타가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수혈을 할 수 있고

AB형에는 응집원 A와 응집원 B가 있지만 응집소가 없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수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항원(응집원)과 항체(응집소)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인 내용일 뿐

실제 수혈을 할 때는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O형의 피를 다른 혈액형에게 수혈할 수 있지만

이때도 적은 양만 가능하며

원칙적으로 수혈은 같은 혈액형끼리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O형에는 응집원이 없어 수혈이 가능하다곤 하지만

어쨌든 응집소 알파와 베타가 있기 때문에

A형과 섞이면 응집원 A와 응집소 알파가 만나게 되고

B형과 섞이면 응집원 B와 응집소 베타가 만나게 됩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O형의 피를 AB형인 사람에게 수혈을 할 경우인데

O형에는 응집원이 없고 AB형에는 응집소가 없다고 해도

두 피가 섞이게 되면 AB형에 있는 응집원 A, B와

O형에 있는 응집소 알파, 베타가 만나게 돼

응집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양의 피를 수혈하는 경우라면

언제나 같은 혈액형끼리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애초에 다른 혈액형을 다량 수혈받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고

피는 골수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제에 대한 답이 조금 허무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다른 혈액형을 수혈받는 것으로는

원래 내 혈액형을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Rh-, Weak D형, 바디바혈액형처럼 희귀한 혈액형을 가지고 있는 경우

수혈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기도 하고

ABO식 혈액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필요한 혈액형의 피가 부족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혈액형이 달라도 수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혈액형을 바꿀 수 있는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