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존의 가르침: 세존은 땅을 가리키며 절을 세울 것을 제안하고, 제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절을 짓습니다. 이를 통해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실천을 보여줍니다 [00:02].
- 장강 스님의 우물: 장강 스님이 절 이름과는 다르게 우물을 파는 행위를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 깊은 의미를 추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00:59].
- 온 대지가 약이다: 원문 화상은 세상 모든 것이 약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하며, 보이는 것 너머의 본질을 깨달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02:03].
- 건봉 화상과 운문 화상: 두 화상은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의 길'을 설명하며, 진리에 이르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02:42].
-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 석상 화상의 가르침을 통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04:10].
- 주인이 없는 물건: 영상은 '주인이 없는 물건'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모든 것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06:00].
세존께서 대중과 함께 길을 가다가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여기에 절을 세우면 좋겠구나.”
이에 제석이 풀 한 줄기를 땅에 꽂으면서 말하기를
“절을 다 지었습니다.” 하였다.
세존께서 미소를 지으셨다.
절을 짓는데 풀을 한 줄기나 쓰다니
세존의 제자인 제석이 분수를 모르고 낭비가 지나칩니다.
저는 그냥 흙덩이 한 줌 올려놓고 삼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제가 지은 절을 보고
뭐라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절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한 분이 세존이시니
품평을 부탁드리는 것이 도리이겠죠.
장강이라는 이름의 절집 스님이
시주를 모으러 돌아다니는데, 어떤 이가 말했다.
“돈을 걷어 뭘 하시려고?”
“우물을 파려고 합니다.”
“아니 절 이름 장강이 강물을 끌어들인다는 뜻인데, 우물은 왜 판답니까?”
스님이 말을 못하고 있자 흠산이 대신 말했다.
“온갖 것들이 흘러드는 강물을 마시지 않으려고 그럽니다.”
절을 짓고 우물을 파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절을 어떻게 지을지, 왜 우물을 파야 하는지 궁금해하지만
굳이 답을 하자면 답이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절을 짓고 우물을 파는 이유는
다만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보고 있으면
온갖 것이 흘러드는 강물을 마셔도 병들지 않습니다.
운문화상이 대중에게 법문했다.
“약과 병이 서로 딱딱 맞으니 온 대지가 약이다.
어느 것이 자기인가?”
답을 알려주고 문제를 내는 것을 보니
이 스님이 부정행위의 개념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하긴 무슨 답을 해도 다 맞는 문제라 알려줘도 알 수가 없습니다.
병이 없으니 약도 필요 없는데
기어이 온 대지를 약이라고 팔아넘기고
이참에 한 몫 단단히 챙기려고 마음도 단단히 먹은 것 같습니다.
스님 어디가 아프십니까?
건봉화상에게 어떤 승려가 물었다.
“시방의 부처님께서는 모두 하나의 길로서 열반에 이르렀습니다.
무엇이 한 가지의 길입니까?”
건봉화상이 주장자를 들고
공중에 한 획을 긋고는 대답하였다.
“모두가 이 안에 있다.”
나중에 그 승려는 운문화상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운문화상은 부채를 집어들고 대답했는데
“이 부채가 도약을 하면
33천 제석천의 콧구멍을 꿰뚫고
동해에 있는 잉어를 한 방 치면
그릇에 담긴 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비가 온다.”
온 대지를 약으로도 쓸 수 있지만,
부채질 한 번으로 온 우주를 한 번에 꿰뚫을 수 있어서
제대로 된 수행자라면
어디를 칠 것인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쓸 수 있는 곳이 한정이 없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부채의 손잡이를 찾습니다.
자기가 발 디딜 자리만 사정사정해서 겨우 양보받습니다.
석상 화상이 말했다.
“그대는 백척의 장대 끝에서 어떻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겠는가?”
“백척의 장대 끝에 앉아 있는 사람이라면
설사 불법의 득입하여도 아직 체득한 것이 아니다.
백척의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나아가
시방세계에 온몸을 드러내야 한다.”
백척의 장대 끝에 앉아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한 발을 내딛기 힘들 뿐
온 천지가 죄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약이라서
사실은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채가 넓게 펴지고
바람을 붙이는 모습을 한번 보면
손잡이를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풀줄기를 꽂아 절을 짓고
엽전을 모아 우물을 팝니다.
사방으로 행각해 돌아다닌다고 약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천하가 다 약이지만
돌아다니면 짝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장대를 꽂아야, 백척 위로 오를 수 있습니다.
만고장공 일조풍월
아주 오랜 세월 텅 빈 허공 끝에
바람이 불고 새벽달이 은은하니
생겨나고 사라지지만
생겨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배경과 짝하며
온 천지가 약이지만, 그 약을 쓸 병은 또한 짝하지 않습니다.
오직 우리 앎만이 기다리고 기다릴 뿐입니다.
“여기 한 물건이 있다.
이것은 머리도 없고, 얼굴도 없고, 등도 없고, 꼬리도 없다.
이것은 하늘과 땅을 바치고, 온갖 움직임 속에 존재하지만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다.”
-육조단경
절을 짓고 우물을 파고, 하늘을 뒤집고, 바다를 울리지만
오직 한 마음
움직이지 않는 고요하고 투명한 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와 우리를 이 자리에 서 있게 합니다.
바람이 없으면 있음도 알지 못하고
바람이 없으면 움직임도 알지 못하며
바람이 없으면 쉼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바람은 들풀의 작은 잎새 하나도 떨구지 못합니다.
한승희 설봉에게 물었다.
“아직 모양이 분명하지 않을 때도 주인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만약 주인이 있게 되면 곧 그것이 모양이다.”
“바뀌는 일도 있습니까?”
“그대 스스로 보아라.”
“주인 없는 물건이 온 사방에 널려 있으니
줍지 않는 이가 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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