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멍게를 해부해보겠습니다.
우선 멍게는 어떤 생물일까요?
(자포동물)말미잘, 산호와 같은 동물인 것 같기도 하고
(극피동물) 성게, 불가사리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지만
뜬금없게도 멍게는
사람과 같은 척삭동물로 분류됩니다.
척삭동물은
몸속에 척삭이라는 막대 모양의 지지기관을 가지는 동물을 말합니다.
척삭이 발달하여 척추를 가지는 것이 척추동물이죠.
그래서 멍게(피낭동물)는
척추동물의 진화적 기원에 관한 단서를 제공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멍게의 척삭은 어디 있을까요?
멍게는 척삭이 없습니다.
(일생 중 척삭이 한 번이라도 나타나면 척삭동물로 분류됨)
사실 멍게에서 척삭은
유생 시절에만 볼 수 있습니다.
멍게는 우리가 흔히 보는 모습과 달리
어릴 때는 올챙이 같은 형태로 헤엄치며 생활합니다.
이때 멍게 유생은
빛과 중력 등 주위 환경을 감지하고
꼬리의 근육과 척삭을 이용해 헤엄치며
정착할 장소를 직접 찾습니다.
그러다 적당한 장소에 부착하면
빠르게 변태가 일어나는데
이때 척삭동물의 특성들이 거의 다 사라져버립니다.
꼬리와 척삭은 물론이고 신경계까지 대부분 퇴화되며
우리가 흔히 보는 멍게가 되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멍게는 자신의 뇌를
소화시킨다고도 알려져 있는데
사실 대뇌 신경절은 남아있어서
뇌를 소화시키는 동물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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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멍게를 해부해보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멍게입니다.
외국에서는 바다파인애플이라고도 불리죠.
멍게는 척삭동물 중에서
피낭이라는 주머니 형태의 외피를 가지는
피낭동물로 분류됩니다.
피낭은 굉장히 탄력적이고 고무같은 재질이죠.
그리고 멍게의 외부를 보면
밑부분에는 어딘가에 부착되는 뿌리 부분이 있고
윗부분에는 이렇게 뿔 같은 것이 두 개 있습니다.
이것은 물이 들어가는 입수공과
물이 나가는 출수공입니다.
바닷속에서 멍게는
이 입수공과 출수공으로 물을 빨아들이고 뱉으며
물속의 플랑크톤과 작은 유기물들을 걸러 먹으며 살아가죠.
멍게는 (물밖에서) 여기로 물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Sea squirt(바다 물총)라고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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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멍게를 잘라서
내부를 보겠습니다.
멍게의 내부에는 물이 많으니 판으로 옮겨서..
입수공과 출수공을 잘라준 후
아주 조심스럽게 외피(피낭)만 잘라냅니다.
속살이 손상되지 않게 빼주어야 합니다.
자, 멍게는 이렇게 피낭 안에 담겨 있습니다.
이 노란 막은 멍게의 근막인데
이 근막이 내부기관들을 감싸고 있죠.
근막 안쪽은 위아래로 크게 두 부분(위새강과 배출강)으로 나뉘는데
윗부분(위새강)은 입수공과 출수공으로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수공 부분을 잘라보면..
입수공은 인두아가미 주머니라는 기관으로 이어지는데
멍게는 이 부분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습니다.
여기 안쪽에는 아가미구멍과 섬모가 있어서
(물속의) 산소를 흡수하고 먹이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죠.
걸러진 먹이는 밑부분의 식도로 전달됩니다.
그래서 밑부분을 보면 식도와 위, 장 등
소화기관은 이렇게 위치하는데
장은 이쪽으로 이어져서 출수공 바로 밑에 항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를 눌러보면..
이렇게 배설물이 나오죠.
그리고 밑부분을 열어보면..
이 부분이 바로 멍게의 생식소입니다.
멍게는 난소와 정소를
동시에 가지는 자웅동체입니다.
이 정소와 난소의 생식관도 출수공 쪽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알과 정자도 출수공으로 분출되죠.
그리고 멍게를 먹으면 보이는 이 고동색 부분은
대부분 멍게의 심장으로 알고 계시는데
이 부분은 심장이 아니라 멍게의 간췌장으로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소화샘입니다.
멍게의 심장은 뿌리 쪽에 위치하는데
투명하고 반달모양입니다.
멍게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멍게 해부를 하신다면
속살을 피낭과 분리할 때 조심하세요! (굉장히 어렵습니다.)
잘못하면...
터집니다.. ㅠ
"수상한 것들을 과학으로 밝힌다."
수상한 생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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