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1)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몸에 덜 끄달리고 제시간에 정진하고 싶습니다

Buddhastudy 2021. 5. 28. 19:15

 

 

스님, 저는 한 5년 전에 희귀난치병으로 분류되는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았어요. 아직까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닌데, 몸에 있는 분비샘인 침샘이나 눈물샘에 염증이 생겨요. 저는 폐하고 기관지도 안 좋은데, 평상시에 몸 관리를 잘 안 하고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도 잘 안 먹는 편이에요.

남들은 잘 모르지만 제 안으로는 두려움이 있어요.

제가 평상시에 일정이 좀 빠듯하다 보니 잠이 부족한 편이어서,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 정진하고 싶은데 알람이 울리면 늘 마장에 걸려요.

그래서 내 병은 면역력이 문제고 면역력은 일단 잠을 좀 자야 되잖아, 몸이 건강해야 수행도 하고 중생도 구할 수 있는 거지, 이러다가 훅 가면 다 소용없는 거 아니냐, 일단 자자, 자고 나서 정진하자, 이렇게 항상 물러서는 마음이 일어나요. 제시간에 정진하는 게 잘 안 되고, 어떤 마음을 내면 몸에 덜 끄달리고 제시간에 정진할 수 있을지, 늘 저한테 큰 숙제라서 질문드립니다.

 

*이 영상은 2019213일 촬영되었습니다//

 

 

그런데 몸이 그렇게 안 좋으면

약을 먹으라면 약을 먹고, 조심하라면 조심하는 그거는 의사 말 안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정진은 자기하고 싶은대로 하고

왜 그래?

 

의사 말을 듣고 약을 먹으라면 약을 먹고, 조심하라면 조심을 하고

정진도 또 스님이 수행을 제시간에 일어나라 하면 제 시간에 일어나고 이래야지.

의사 말도 안 듣고 스님 말도 안 듣고

이렇다는 거 아니오.

자기 말에 그래. 자기 말에.

 

그럼 내 말도 잘 들으면 돼.

5시에 일어나는 게 도저히 눈이 안 떨어지면

5시에 일어나기 어려우면 시간을 6시로 바꿔요.

그러면 돼.

 

그럼 저녁 6시에 정해놓고 하든지, 7시에 정해놓고 하든지

어느 하나를 정해놓고 해야 한다.

도저히 야간 근무를 해야 해서.

그러면 저녁에 정해놓고 해도 돼.

저녁 8시에 정해놓으면 미국 시간으로 아침 8시야.

 

그런데 이거를 오늘은 이랬다가 내일은 저랬다가

하기 싫어서 안 했다가 이랬다가 저랬다 하면 안 된다.

 

지금 우리 전체가 아침 5시에 하는 이유는

5시라는 특별한 영험이라는 시간이라서가 아니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여기 전체 있는 사람의 평균이

아침 9시에 출근하려면 집에서 6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밥해 먹고 출근하면 되게 되어 있단 말이오.

그러면 6시에 일어나서 기도를 하려면 생활이 안 되니까

잠을 1시간 줄여서 5시에 일어나자.

그러면 4시에 일어나면 스님들은 절에 사니까 저녁에 89시에 잔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3시에 일어나도 괜찮아.

 

그런데 우리는 사회활동을 하니까

아무리 늦어도 저녁 9시 전에 자기는 어렵잖아.

뭐 하다보면 10시 되고, 11시 되고 이러잖아.

 

우리 문경에는 기상시간도 4시인데, 서울법당은 4시 반으로 30분 늦췄다 이 말이야.

그래서 기도를 5시에 한다.

기도를 5시에 하니까

자기는 몸의 상태나 이런 게 있어서 도저히 안 되니까

담당법사님한테 얘기해서 저는 몸에 맞춰서

미국가면 미국시간으로 기도가 바뀌듯이

나는 몸에 맞춰서 저녁 11시에 하겠습니다라든지, 저녁 7시에 하겠습니다라든지

이렇게 정해놓고 그 시간을 지켜서 하면 돼.

 

자기 마음대로 이래저래 하는 건

그건 수행이 아니야.

 

그런데 아침 5시에 해놓고 못 일어나.

눈 딱 뜨니 6시다.

그럼 6시라도 하는 게 나.

그거 하고 성격이 다르다, 이 말이오.

 

시간을 정해놓고 하고,

나도 모르게 어쩔수 없이 놓쳤다면 그다음에라도 하고

차선책이라도 해야 한다.

 

자기가 건강이 더 나쁠 경우 절을 안해야 되겠지. 더 나쁘면.

무릎에 관절이 하나도 없다. 두 번만 무릎 굽히면 부러져 버린다.

이러면 절하지 마라, 이렇게 되겠지.

그런데 자기 그 정도 건강이 뭐...

 

스님도 의사 진단은 수술 하라는 거야, 시술 하라는 거야.

두 번째 시술을 안 하려면 조심하라는 거야.

스님이 첫 번째 말은 의사 말 안 듣고 두 번째는 조심을 해.

옛날 같았으면 내가 20계단 올라가고 쉬고, 30계단 올라가고 쉬고 이럴까 그냥 올라갈까?

그냥 올라갔지.

지금은 가슴이 칼로 도려내듯이 따가와도 몸은 너고 나는 나다, 이러고 올라갔어.

그래서 사람들이 다 옛날에는 스님이 날아다니더나 요새는 왜 그러냐고.

잘 모르니까 늙어서 그런 줄 알아.

옛날에는 내가 몸같은 거 별로 신경을 안 썼어.

그런데 지금은 딱 끌어다가 심장이 경색되어서 폭 거꾸로 죽을 수 있다는 거야.

그러면 죽는 게 겁이 나서 그런게 아니야.

뭐 그거 조심 조금 하면 되지,

1시간에 올라갈 거를 1시간 반 걸려 올라가면 되잖아.

내 신조가 딱 뛰었다 그러면 끝까지 간다 이런 신조이지만

요즘은 신조를 조금 바뀌어서 올라가다 조금 쉬었다, 조금 쉬었다 이렇게 올라가.

나는 등산 가면 늘 앞에 가지 남 뒤에 안 가.

그런데 요즘 오르만 나타나면 먼저 가ㅎㅎ

내리막에 아직도 그냥 보통사람같이 젊은 사람 같이 갈 수는 있어. 내리막은.

그런데 오르막은 안 돼.

 

그러면 자기 몸에 맞게 정리를 해야지.

자기도 자기 몸에 맞게 지금 얘기 들어보면 그 정도면 108배 절하는 건 아무 지장이 없어.

 

미루는 업식은 무조건해야 고쳐진다 이 말이야.

몸을 핑계 삼고 하지 마라.

똑같은 예를 1020번 반복할 필요가 없잖아.

여기서 하기 싫어서 딱 일어나서 한다 이렇게 정하든지

하기 싫으면 안한다, 이렇게 정하든지, 길은 두 가지밖에 없다.

 

뭘 구질구질하게 끌어.

결국은 하기 싫은데 안해도 되느냐, 나한테 이거 물어보려는 거 아니야.

 

그럼 하면 되지.

죽더라도 나는 하고 죽는다, 이렇게 가면 뭐가 문제 되노?

나는 올라갈 때 심장 터져 죽어도 괜찮다, 이러고 올라가는 거요.

수행자가 몸에 끄달려 전전긍긍하고 그래.

 

아픈 거는 아픈 거고, 죽는 건 죽는 거지

죽는 게 겁이 나면 안 하든지

하기로 했으면 죽는 걸 왜 겁을 내.

쓰러지면 병원에 실려 가서 치료받으면 되지.

마음을 그렇게 쓰니까 계속 끄달리는 거야.

 

똑같은 소리, 이래라면 저게 문제고, 저러라면 이게 문제고...

이런 얘기 오늘 밤새도록 해봐라 끝나는가.

 

그런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딱 결정을 내려서

하겠다, 이러면 죽어도 그냥 해버리고

죽으면 되지 뭐이러면 되잖아.

 

의사가 더 이상 절하면 안 됩니다그러면

아무리 하고 싶어도 사는게 중요하지 절이 중요한 거 아니다.

법사님한테 얘기해서

의사가 진단이 이렇게 나와서 저는 오늘부터 절 안하게습니다.

절이 장애가 됩니다. 저한테 딴 수행 과제를 주십시오.

그러면 염불 천번해라. 그러면 앉아서 옴마니반메훔... 관세음보살.. 이걸 천번하든지.

 

나는 이거 천번해보니 천번해는 거 보다는 108배 절하는게 낫다.

딱 정해서 인생을 살아야지

무슨 꾸물꾸물꾸물 그러고 있어.

죽을 때까지 꾸물대다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