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1)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남을 도와주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Buddhastudy 2021. 5. 31. 19:07

 

 

질문_다른 사람을 도와주고도 내가 해를 입거나 안 좋은 결과가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땐 괜히 도와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을 도울 땐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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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도울 때 주의할 점>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 것은 가능한 한 돕지 않는 것이 좋다.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할 때는 도와주는 게 마땅하지만

기본관점_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때는 도와주지 않는 게 좋다.

 

그런데 세상에 살다보면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데도 도와야 할 일이 있습니다.

갑자기 누군가가 자살을 하든, 실수를 하든 물에 빠졌다.

그런 거는 도와달라고 안해도 도와줘야 한다.

생명에 관계되는 것,

, 물에 빠졌거나 교통사고가 나서 쓰러졌거나 갑자기 심장마비나 이런 병이 났거나

많이 다쳤거나 이런 경우

생명에 관계되는 건 도와달라고 안해도 도와준다.

 

두 번째, 굶어 죽거나 이런 역시 그것도 생명에 관계되는 거죠.

사람이 굶주리거나 어린 아이가 길을 잃었거나

이런 경우에도 도와줘야 한다.

 

그런데 도와달라고 안했는데 도와줄 때는 반드시 과보가 따른다.

물에 떠내려가는 사람, 즉 내가 떠밀은 게 아니에요.

자기가 빠져서 떠내려 가는데 그걸 건져내면 내 보따리 달라고 한다,

그러면 내 행위에 대해서 내가 후회를 한다, 이거예요.

괜히 쓸데없이 건져내서 손해 봤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생명에 관계되는 것은.

보따리값을 물어주더라도 죽어가는 사람은 살려야 한다.

 

생명을 살리는 것은 손해를 감수하고 살려야 한다는 거요.

우리가 전쟁이나 이런 데서 또는 물에 빠지거나 이런 사람을 우리가 구하다가 같이 위험에 처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사람이 뛰어 내려가서 돕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내 생명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도와야 하는 그런 일도 있단 말이오.

 

그런데 이건 좀 비난받는 거는 돈 좀 손해나는 거지, 생명에 위험한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걸 억울해하면 안 된다.

억울해하려면 아예 하지를 말아야 한다.

 

그런 생명에 관계되는 걸 돕는 거는

내가 손해나거나 비난을 받거나 위험에 처하더라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 과보를 두려워하면 잘못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도와달라고 하지 않을 때도 생명에 관계되는 것은 돕는다.

그때는 행동에 대한 과보가 따른다.

그 과보마저도 기꺼이 받겠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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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도움을 요청해 올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

도와줄 수만 있으면 도와주면 좋다.

그런데 도와달라고 할 때 도와준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난다,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를 해치는 것보다는 상대를 도와주는 게 결과가 더 좋을 확률이 높다.

이렇게는 말할 수 있지만,

상대를 도우면 반드시 복이 된다, 이렇게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

이게 기계론적 법칙이 아닙니다.

욕하는 거보다는 비난하는 거보다는

칭찬해 주는 게 내가 칭찬받을 확률이 더 높다, 이렇게는 말할 수 있지만

칭찬했다고 반드시 칭찬받는다, 이런 건 아니다.

 

그래서 두 번째는 도와달라고 할 때는 도울 능력이 있으면 도와주는 게 좋다.

그러나 거기에도 과보가 따른다.

 

그러면 남의 물건을 훔치는 과보하고, 남을 도와주는 과보하고

어느 게 더 나한테 나쁜과보가 높을까?

훔치는 게 더 나쁜과보가 많다.

 

도와 달라해서 도와주면 복이 될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거기에는 재앙이 따를 수도 있다.

 

그래서 항상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할 때는 과보가 따르고

나는 그 과보를 기꺼이 받겠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내가 도와줄 능력이 안 될 때는

그걸 미련을 가지면 안 된다.

할 수 없는 일을 죄의식을 갖고 못했다고 미안해 하는 것은 괴로움을 자초한다.

자기 능력을 과신한다, 이런 얘기에요.

 

할 수 있으면 하되 과보를 감수하고

할 수 없으면 돕겠다는 생각을 놓아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우리가 안하고 자꾸 후회하는 건 뭐다?

할 수 있는데 하기 싫어서 안했기 때문에 후회를 하는 거요.

할 수 없는 거는 후회할 필요가 없다.

 

어떤 재벌회사 사장이 부도가 나서 나한테 3조원을 빌려달라.

그럼 내가 못 빌려준다 해도 마음에 하나의 거리낌이 없다.

그런데 누가 급한데 100만원 빌려달라, 죽겠다.

그런데 못받을 거 같아 안 주고나면 마음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왜 쓰일까?

그 정도는 내가 노력하면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신경이 쓰이는 거요.

그래서 할 수 있으면 하고, 할 수 없으면 거기에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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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도와주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인도에 우리 수자타 아카데미 지어서 학생들 가르치면 그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받을까?

인사받을 수도 있지만, 원망을 받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도움을 받았을 때, 첫 번째는 좋지만

도움을 받는 것을 통해서 더 도와달라 하는 게 있어요.

대학도 보내달라, 뭐도 해 달라,

그거 안 해주면 어때요?

원망이 되죠.

 

그러니까 옛날식으로 말하면 뭐다?

호랑이를 키웠다. 독사를 키웠다. 이런 얘기까지 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다.

그런 나중에 해침을 받더라도 아이들은 뭐다? 제 때에 배워야 한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그것이 나중에 비난이 돌아오더라도 내 한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이거야.

그런데 보통은 보면 아마 그 자식한테 열심히 키워놓고

자기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자식을 원망하고

막 좋아해 놓고 뜻대로 안되면 남편이나 아내를 원망하고

이웃이나 좋은 일 해놓고, 세상이 안 알아주거나 거기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배신 당했다 해서 원망하고.

자기 하는 일을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

그건 해탈의 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