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심리학] 삶의 의미도 적당히! 삶의 의미가 없을 때 나에게 해줘야 하는 말

 

 

 

오늘은 지난 영상에 이어서

삶의 의미가 없을 때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 영상이 끝날 무렵에는 조금 더 마음이 편안해 지시면 좋겠어요.

 

삶의 의미를 느낄수록 더 행복하다는 건

반복 연구로 검증된 사실이지만

의미를 너무 열심히 추구하는 행동

그 자체가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이 떠올랐어요.

 

심리학자 마이클 스테거 연구팀의 논문을 함께 살펴볼까요?

이 연구에서 사용된 삶의 의미 척도에는 두 가지 항목이 있어요.

 

첫 번째는 삶의 의미를 얼마나 느끼는지

즉, 의미 있음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문항들로 측정해요.

“나는 내 삶을 의미있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이 항복에 높은 점수를 준 사람들

즉, 자신의 삶에 중요한 목적이 있고

수행해야 할 인생 과업이 있다고 지각하고 있을수록 더 행복했습니다.

당연하게 보입니다.

 

두 번째 항목은 삶의 의미를 얼마나 추구하는지

즉 의미 추구예요.

예를 들면 이런 질문으로 측정해요.

“나는 내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의미 추구 점수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놀라운 것은 적극적으로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일수록 덜 행복했다는 사실이에요.

 

의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감이 낮아지고요

긍정적인 정서를 덜 느꼈고 있었고

더 많은 부정적인 정서를 느꼈고

큰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이 현상은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동일하게 관찰되었습니다.

 

관련 연구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역설적인 결론에 이르게 돼요.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삶이 적어도 조금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의미 추구와 의미 있음 사이에는 부정적인 관계가 존재해요.

즉 의미를 추구할수록 의미를 못 느끼는 거죠.

 

예상 밖 결과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해요.

현재 삶의 의미를 찾고자 애쓰고 있다는 것은

아직 의미를 찾지 못한 상태를 뜻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두 개념 사이 관계가 이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닙니다.

 

부정적인 관계가 존재하지만 그 정도가 약한 수준이어서

사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다른 현상이 관찰돼요.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삶에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의미를 추구하면서도 삶의 의미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의미 추구가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 걸까요?

이 영상의 첫머리에서 말했듯이

삶의 의미를 느낄수록 행복하다는 것은

수많은 검증을 거친 과학적 사실입니다.

 

그런데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니

이 역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심리학자 스테거 연구팀의 후속 논문을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제시했어요.

 

첫째, 삶의 의미를 못 느낄 때 더 불행해지는 현상은

의미 추구 점수가 높은 사람들에서만 관찰되었어요.

 

의미 추구 점수가 낮은 사람들만 놓고 보면

삶의 의미와 행복은 관련이 없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이 사람들은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진다고 해도

자기 인생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둘째, 삶의 의미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 추구 활동을 열심히 했을 때는 더욱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의미를 추구했을 때는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더 낮아졌어요.

 

--

오늘 이야기는 사실 조금 복잡하긴 한데

이제부터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에요.

 

현재 삶의 의미를 못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면

억지로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의미가 좀 없으면 어떠냐”는

태도를 취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나, 왜 태어난 거야?”

이런 답이 안나오는 질문이나

인생, 비전, 미션, 삶의 목적과 같은 짐스러운 개념들을 잠시 서랍 속에 넣어두는 거예요.

 

대신 나의 뇌에 꽃밭을 펼쳐놓고

행복한 하루살이가 되는 겁니다.

 

오늘 분량의 소소한 재미를 챙기고

오늘 분량의 친절함을 베풀고

오늘 뭐라도 한 일이 있으면

수고했다고 말해주세요.

 

이렇게 살다가 컨디션 좋은 날

“내 삶을 의미있게 만들려면 뭘 해야 하지?” 라고 가끔씩 질문하면 족하지 않을까요?

아시죠?

삶의 의미 따위는 집어치우라는 주장을 하려는 게 아니라는 거요.

 

삶의 의미처럼 중요한 것도

집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어쩌면, 제가 그동안 프랑클이 주장한 의미 찾기를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참혹한 수용소에서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았다면

그건 바로 살아있음, 그 자체가 지닌 가치가 아니었을까요?

 

거창하고 추상적인 의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오늘 살아있음을

살아 숨쉬고 있기에 올려다 볼 수 있는 파란 하늘을

구차하지만 살기 위해서 오늘 내가 했던 작은 행동을

의미있게 여기라는 제안이었을 거예요.

 

여러분, 여러분의 존재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거예요.

늘 여러분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