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24)

설득을 망치는 독이 되는 3가지 실수 -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방법

Buddhastudy 2022. 3. 29. 19:02

 

 

 

처자식이 있는 마흔 살의 가장

주식 중개인으로 일해 오던 남자가 집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랍니다.

"가정을 버리고?"

"잘해야 삼류 이상도 되지 못할 것 같은데!"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큰아버지 집에서 자란 청년.

회계사 사무실에서 일을 배우다 파리로 떠납니다.

숫자는 적성에 맞지 않고 그림에 적성이 있는 것 같다며

그림을 배워 성공하겠다고 합니다.

"네가?"

 

차례로 영국 작가 서머셋 모옴의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서>의 한 장면입니다.

그림을 그리러 떠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주인공의 결정을 응원하시겠습니까? 말리시겠습니까?

 

<달과 6펜스>의 주인공은 엄청난 작품을 선사했기에

응원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리실 수 있습니다.

 

<인간의 굴레서>의 주인공은 탈출하려던 일상에서

결국 자유를 발견했습니다.

애초에 말렸으면 이런 고생은 안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과를 본 후의 생각입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경험을 빗대어 설득하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두 작품에서와같이 결국 설득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설득을 망치는 독이 되는 실수를 하기 때문입니다.

 

--

오늘은 책 <머릿속 생각을 제대로 말하는 법>을 토대로

설득을 망치는 독이 되는 3가지 실수와

그 해법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원인을 추궁한다

 

"왜 그렇게 하려고 하죠?"

"다른 분야에서는 그저 보통만 해도 살 수 있지만"

"그림 그리는 건 달라요!"

 

원인을 추궁하며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지금 하는 짓이 어리석다고 꾸짖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쓸데없는 짓이라고 말해봤자

상대는 해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댑니다.

 

책은 왜 그러느냐고 묻는 것은

핑계 댈 빌미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도 계속 추궁하면

기분 나빠서 더는 못 참겠네! 도와줄 건지 말 건지 그거나 빨리 말해.

헛소리하지 말고!”라며 최후통첩까지 날리곤 합니다.

설득은 물 건너가 보입니다.

 

친구에게 어리석은 짓을 무엇 하려 하냐고 말린들

과연 그 친구가 진정할 수 있을까요?

원인을 추궁하는 것은 해야 할 이유만 만들고

의지를 굳히는 역효과를 내기 쉽습니다.

 

 

2. 이성적으로만 말한다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를 욕할 때 곧이곧대로

사실 그 친구도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야.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그러니까 너도 그만 화 좀 풀어라고 타이른다면

친구가 이 말을 듣고 어떻게 생각할까요?

 

됐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니, 그럼 너 지금 나보고 속이 좁다는 거야?

계속 그 애 편만 들 거라면 차라리 나 혼자 갈게!”

이성적으로 말한다는 것이 상황을 더욱 걷잡을 수 없이 만들어버렸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무 효과도 없을뿐더러

상대방을 더 화나게 해 설득을 망칠 위험이 큽니다.

 

 

3. 필사적으로 막는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말을 듣지 않자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막으려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을수록 반발심만 더 커집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하려고 더 발버둥을 치게 됩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입니다.

필사적으로 막는 것이 오히려

하고 싶은 마음을 더 확고하게 만들어 주는 격이 되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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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해야 설득에 성공해 상대방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까요?

책은 소통의 방식을 이용한 만류 테크닉 3가지를 제시합니다.

 

1. 왜 그러냐고 묻지 말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으라

 

이 두 가지 말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책은 말합니다.

 

전자는 친구에게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묻는 것이고

후자는 그 일이 벌어진 이유를 묻는 것입니다.

, 억울한 점이 무엇인지 묻는 것입니다.

 

전자는 그런 행동은 멍청한 짓이야!”

나이가 마흔이 넘었는데 시간적으로 너무 늦지 않았을까!”

확률적으로 힘들어처럼

결과로 나타난 행동을 지적합니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생각할 것을 타이르는 것과 같습니다.

원인을 질책하듯 추궁하는 느낌이 듭니다.

 

반면 후자는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어떻게 이런 힘든 결정을 하게 됐니?”라는 위로가 담긴 말입니다.

원인을 묻지만 대답을 채근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고민을 존중하고 고통부터 위로해 마음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질문법인

어떻게 된 일이야?”도 좋지만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어떻게 이런 힘든 결정을 하게 됐니?”처럼

좀 더 따뜻한 마음이 담긴 구체적인 문장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속마음을 털어놓도록 유도하고 친구보다 더 불같이 화내라

 

첫 번째 만류 테크닉을 통해 상대방의 행동을 질책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고민을 존중하는 방법으로 소통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는 상대방의 속마음을 아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이때 경청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청만큼 상대방이 속마음을 드러내는데 도움 되는 것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책은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강조합니다.

화나 있는 사람의 경우 가장 혐오하는 것이 바로 아무 반응도 없는 것입니다.

자칫 경청이 역효과를 불러올 위험이 있습니다.

 

화나 있는 사람은 누군가 자기 처지를 이해해주고

함께 적개심을 드러내 주기를 바랍니다.

자기를 편들며 같이 욕해줄 친구처럼요.

 

따라서 경청과 함께 친구의 분노에 공감을 표현하며

같이 화를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친구보다 더 불같이 화를 내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야 오히려 친구가 당황해하며

냉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입니다.

 

그 녀석이 감히 너한테 그런 짓을 했다니. 이거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이런 짐승만도 못한 자식 같으니라고!”

?,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자신보다 더 오버하는 친구로 인해

상황을 다시 파악하는 계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화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러한 방식을 취했지만

화를 표현하지 않는 고민이나 고통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땐 경청 하나만으로도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냥 의무적으로 듣는 자세가 아닌

눈도 마주치고 때론 고개도 끄덕이며 반응할 때 좀 더 효과적입니다.

 

상대방이 말을 다 털어놓다 보면

스스로 진단하고 방법까지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자신의 판단이 비이성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고통이 이성적인 판단을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고통을 차분하게 들어주니

흥분된 감정이 가라앉으면서 냉정을 되찾아갑니다.

 

상대방에게 설득당하는 것이 아닌

자신 스스로가 결정한 것처럼 될 때

설득의 효과가 높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3. 무턱대고 말리는 것보다 철저하게 계획을 짜는 것이 낫다

 

화가 났을 때나 심한 반대에 부딪혀 갑자기 흥분하게 됐을 때

막기만 하는 것은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고, 반발심리가 나타나

더욱 하지 말라는 일을 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역효과에 대해 책은

무턱대고 말리는 것보다

그를 대신해 아주 그럴듯하게 철저한 계획을 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상대방의 행동을 지적하거나 막아 화를 더 키우는 대신

상대방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며 경청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계획에 대해 상의합니다.

이때 걱정되는 부분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 묻습니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 상대방의 계획이 잘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하면

공감도 얻으면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되어 스스로 정신 차리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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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설득을 망치는 독이 되는 3가지 실수와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3가지 방법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달과 6펜스>에서

늦은 나이에 가정도 버리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사람을 만류하자

"이런 맹추"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사실을 말했는데 반응이 어처구니없습니다.

중년의 남자는 잘 그리고 못 그리고 문제가 아니라고 소리를 높입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며 절규하듯 내뱉습니다.

 

현실적인 문제와 사실을 말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해야만 하는 이유만 굳혀준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설득에 실패했습니다.

만일 이해한다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순간 충동으로 철저한 준비 없이 저지른 행동이라면

설득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달과 6펜스>에서 그림을 그리겠다고 떠난 인물은

이런 설득이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오롯이 자신이 책임지고

어떠한 비난과 어려움도 초월한 결심을 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