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애인이 있는데도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어떡하죠? (2022.05.20.)

Buddhastudy 2023. 11. 7. 20:03

 

 

 

저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옵니다.

주말에 여자 친구가 여행을 가거나

제가 시간이 남을 때 혹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

약간 초조해지면서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럴 때면 오랜 벗을 만나거나 지인들을 만나서

불안감을 풀 수도 있을 텐데,

꼭 친하지 않은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납니다.

절반 정도는 제가 알아차리고 넘기지만

가끔은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그 욕구가 강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밤에 거리에 나가서 만남을 가지는데

그럴 때마다 죄책감도 많이 들고 술도 많이 먹게 됩니다.

일단 이 욕구가 어디에서 왔을까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행을 해야 하나요?//

 

 

아마 그 욕구의 뿌리는 불안감 같습니다.

혼자서는 편안하게 있을 수 없어서 항상 누구와 같이 있어야 하는 거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이

여름에 더운데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나,

설사하니 안 먹어야 하나하고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으면 먹고 설사를 하든지

아무리 먹고 싶어도 설사하는 게 싫으면 참고 안 먹든지 해야 합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한 관계는 아니잖아요.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으면 만나세요.

대신에 여자 친구가 알면 싫어하겠죠?

그럼, 이 친구를 포기하고 다른 친구를 만나고,

또 그 친구를 만나면서 또 다른 친구와 만날 수 있으면 또 만나고

그걸 이 친구가 싫어하면 또 헤어지고

또 다른 친구를 만나세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으면 먹고 나서 설사를 하는 겁니다.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연애를 하다 보면

이 사람을 사귈 수도 있고, 저 사람을 사귈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여자 친구는 나만 쳐다봤으면 좋겠고,

나는 또 다른 여성을 사귀고 싶다' 이런 마음이라면

그것은 질문자의 욕심이라는 겁니다.

 

질문자 역시 내 여자 친구도 나를 만나면서

또 다른 남자 친구를 만나도

괜찮아. 자유롭게 만나자. 아직 결혼을 한 것도 아니잖아

이럴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여자 친구에게는 나만 바라보라고 해놓고

정작 나는 한 눈 팔고 싶다면 그것은 문제라는 겁니다.

 

죄는 아니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질 건 없어요.

그러나 이렇게 하면 손실이 생깁니다.

여자 친구가 언젠가는 나와 헤어지게 되거나

그게 아니면 질문자가 늘 이 사실을 숨겨야 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

 

뭘 고쳐요?

생긴 대로 그냥 살지.

요즘 같은 시대에 결혼하면 뭐 해요?

이 친구하고 일 년 사귀다가 저 친구하고 일 년 사귀다가

늙어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도 돼요.

아무도 안 사귀고 늙어 죽을 때까지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그에 비하면 이 사람 저 사람 사귀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사는 건 쉬운 일이에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결혼을 했더라도

우리 자유롭게 지내자하고 상대와 합의를 했다면,

결혼 후에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적어도 결혼을 한 이상 이혼하기 전까지는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지자고 약속을 했다면,

욕구가 일어나더라도

참기가 힘듭니다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욕구 자체를 용납하지 말아야 해요.

그래야 상대가 나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게 죄는 아니에요.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약속의 문제입니다.

내가 약속을 어겼으면 책임을 져야 된다는 거예요.

물론 약속이라고 무조건 다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죠.

때론 약속을 어길 수도 있고, 해약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거기에 대한 책임은 져줘야 됩니다.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거기에 대한 책임으로 배상을 해야 돼요.

 

내 마음대로 하고 나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안 지고 싶은 것

그게 욕심이에요.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것이 욕심이 아닙니다.

돈은 빌려놓고 갚고 싶지는 않는 것이 욕심입니다.

욕심이란 인연을 지어놓고 과보는 안 받겠다는 것을 말해요.

 

질문자가 갖고 있는 성향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조금 특이하다고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죄의식까지 가질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그런 성향 때문에 손실이 생긴다면

그 성향을 고쳐야 된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런 욕구가 생기더라도

'이건 내가 불행을 자초하는 행위야' 하고 그런 욕망을 자제해야 해요.

 

쥐가 쟁반 위에 있는 고구마를 보았을 때

'저건 쥐약이 들어있을 확률이 높아' 하고 느끼면

아무리 먹고 싶어도 안 먹어야 되잖아요.

 

질문자가 잘 안 됩니다하고 질문하는 걸 보면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얼버무려서 적당하게 풀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려면

내 입장이 분명해야 합니다.

아예 여자 친구에게 이렇게 부탁을 하세요.

 

나에게 이런 불안과 욕구가 있는데,

넌 내 곁을 떠나지 말고

주말에도 항상 내 곁에 딱 붙어서 감시를 해주면 좋겠어.

안 그럼 자꾸 내 마음이 딴 데로 가거든.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심리 불안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니까

네가 내 옆에 딱 붙어서 챙겨줄 수 있을까?’

 

이렇게 부탁하기가 어려우면,

그 문제를 스스로 용납을 안 하든지요.

 

아무리 술이 먹고 싶어도

술을 먹고 나서 병이 난다면 딱 끊어야 하잖아요.

질문자는 끊기 어렵다고만 자꾸 말하지

딱 끊는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용납을 안해야 합니다.

 

'이건 내가 쥐약을 먹는 것과 같다'

이렇게 딱 생각을 해야 해요.

 

그래도 못 끊겠다면

전파상에서 전기 충격기를 사 와서

못 끊을 때마다 까무러칠 정도로 지져야 합니다.

이 정도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이 문제는 해결이 돼요.

 

또 다른 방법은 이열치열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말 명상이든, 45일 명상이든, 명상을 한 번 해보면 좋겠습니다.

 

불안증은 이열치열이 약입니다.

혼자 있으면 더 불안해지게 되는데

오히려 5일 동안 혼자 있어 보는 거예요.

 

엄청나게 힘들지만,

어느 정도 불안이 격렬하게 일어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게 됩니다.

 

꼭 술을 안 먹어도, 꼭 다른 사람을 안 만나도

불안이 올라왔다가 가라앉습니다.

불안감은 영원히 가지는 않거든요.

 

담배가 피우고 싶더라도 안 피우고 기다려보면

피우고 싶은 마음이 내려갑니다.

어떤 욕구가 막 올라와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순간 막 치고 올라와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게 됩니다.

불안이 저절로 올라갔다가 저절로 가라앉는 경험을 여러 번 해보면

점점 해소가 되어 나가요.

 

꼭 사람을 만나서 불안을 해소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해소해 보는 겁니다.

술을 마셨을 때 불안감이 더욱 심해진다면

질문자가 원칙을 딱 정하는 거예요.

 

'술은 여자 친구하고 있을 때만 먹지

나 혼자는 절대 안 먹는다.'

 

술을 평생 안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자 친구하고는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그러니 여자 친구가 있을 때만 술을 먹는다고 원칙을 정하면 됩니다.

자꾸 변명하지 말고요.

죄는 아니지만 불행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행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