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 다툼 후 남편이 말을 안 한지 10개월이 되었습니다.(2023.09.25.)

Buddhastudy 2023. 12. 11. 19:54

 

 

남편은 다툼이 있으면 말을 안 하는 성격입니다.

처음부터 성격이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살면서 그런 일들이 계속되다 보니 처음에는 이틀, 일주일

그러다가 드디어 얘기를 안 한지 이제 10개월이 되었습니다.

물론 남편하고 갈등을 풀려고도 해 보았어요.

주변에도 얘기를 해보니 남자도 갱년기가 있고

그러고 싶을 때도 있으니 놔두라고 해서 그냥 놔두었어요.

저는 놔두는 것이 괜찮은데, 이런 상태가 계속 오래되다 보니까

아이들한테 영향을 많이 미쳐서

아이들이 가정을 편안하지 않게 생각하는 시기까지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들한테 아빠가 요즘 힘드니까

우리가 아빠를 이해하자고 얘기하면 됩니다.

 

그럴 때 남편이 문제다하고 생각하면 안 돼요.

남편이 문제라는 생각을 질문자가 버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질문자가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해도 안 됩니다.

 

남편이 이렇게 잘 삐져서 말을 안 한다면

질문자가 남편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다투지 말아야죠.

성격이 그런 줄 알면서 다투었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거예요.

어리석음에 대한 과보를 지금 받고 있는 겁니다.

성격을 건드리면 삐져서 며칠 말을 안 하는 경험을 여러 번 했으면

, 이 사람은 건드리면 안 되겠구나이렇게 깨달아야죠.

그렇게는 살기가 싫으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헤어지든지요.

 

첫째, 지금 남편에게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우선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남편은 상처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먼저 다가가서

여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 풀자하고 얘기를 한다고 풀릴 단계는 이미 넘어버렸어요. 왜냐하면 너하고는 말해봐야 소용없다이렇게 이미 단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먼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도록 해서 해소를 하든지

이대로 놔놓고 조금 기다리든지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이 걱정이 되면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아빠가 갱년기이고 조금 어려우니 우리 같이 기다리자

엄마가 아빠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건드려서 그러니 우리가 잘 지내보자.’

이렇게 말해서 아이들에게 상처가 조금이라도 덜 가게 하는 방법을 취해야 해요.

당장 갈등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질문자가 석고대죄를 해야 합니다.

 

그럼 헤어져야지요.

남편은 정신적인 환자이기 때문에 갈등을 풀려면

질문자가 석고대죄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에게 네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요.

그렇게 갈등이 심해지면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도 감수해야 하고, 헤어질 것도 감수해야 하고,

남편이 자살하는 것도 감수해야 됩니다.

순서가 그렇게 흘러갑니다.

 

결과는 헤어지거나 자살하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될 거예요.

스님이 이런 상담을 할 때 헤어져도 괜찮다고 쉽게 말하는 이유는

안 헤어지면 자살을 할 수가 있어서

헤어지는 것이 오히려 그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아이들한테 상처가 되는 길을 선택해 놓고

또 걱정을 하고 있으니 질문자가 어리석은 거예요.

아이들한테 상처가 될 것을 걱정한다면 석고대죄를 해야 하고

석고대죄를 하기 싫으면 아이들한테 상처가 될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석고대죄도 하기 싫고, 상처도 주기 싫고, 그런 길은 없습니다.

그런 길이 있다고 말하는 절이나 교회가 있으면 거기로 가세요.

그런 곳에는 돈만 많이 내면 그런 것을 해결해 준다고 하니까요.

 

사실 그런 길은 없습니다.

그러니 본인이 선택하면 됩니다.

석고대죄를 하기 싫으면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감수해야 합니다.

남편이 어느 날 이혼을 하자고 해도 감수해야 합니다.

남편이 어느 날 죽어있다고 해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다면 석고대죄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석고대죄만 해서는 되지 않습니다.

석고대죄를 해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그다음에는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도 받도록 해야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남편에게

당신은 왕이로소이다하는 것이 뭐가 어려워요?

내 남편이 왕이 되는 것이 뭐가 그렇게 기분이 나쁜 거예요?

내 남편의 종이 되는 것이 뭐가 그렇게 기분이 나쁜 거예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남편의 종이 되는 것은 할만하잖아요.

 

왕국에서는 남편이 아닌 사람에게도 종이 되어서 수백 만 명이 사는데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기 싫으면

손실을 감수하라는 것이 저의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