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 모든 게 귀찮고 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2023.10.04)

Buddhastudy 2023. 12. 14. 19:59

 

 

아이도 귀찮고, 남편도 귀찮고,

수행은 해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유명하고 좋다는 상담을 받아도 그때뿐이고

4년을 먹은 우울증 약은 비만을 일으켜서

다시 우울증이 오는 걸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약을 끊고 운동을 해서 비만은 벗어났지만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괴로움 속에서도 순간순간 깨어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렇게 계속 가면 곧 죽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질문자는 지금 자살하는 쪽으로 점점 나아가고 있는 거예요.

아이가 몇 살이에요?

 

아이가 12살이면 엄마가 교통사고 나서 죽어도 큰 충격인데

엄마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되면 평생 가슴속에 못을 박고 살게 됩니다.

애초에 애를 낳지 않았으면 모를까 그렇게 하면 되겠어요?

 

지금 상태는 그런 결말을 향해 가고 있는 거예요.

거의 자살의 문턱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셔야 합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아이의 가슴에 평생 못을 박는 그런 선택을 하게 됩니다.

 

뉴스에서 보면 아이들이 어린 경우

부모가 죽을 때 자기 혼자만 죽으면 되는데

아이들까지 안고 죽는 일이 가끔 일어나잖아요.

그런 정도로 질문자는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태에 있습니다.

그러니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합니다.

약을 끊었다고 했는데 다시 약을 드세요.

약을 먹으면 낫기 때문에 약을 먹으라는 게 아닙니다.

약을 먹으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게 돼요.

그것만 해도 큰일입니다.

 

약을 안 먹고 있으면 어느 순간에 확 사로잡혀서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있습니다.

운동하거나 절을 많이 해야 하고,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사는 게 별일 아닙니다.

그냥 밥 먹고 사는 거예요.

죽어도 괜찮지만,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잖아요.

가족 중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생겨나면

남은 가족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가족 중에 살인을 한 사람이 있는 것보다

자살한 사람이 있는 것이

상처가 훨씬 더 깊습니다.

 

질문자가 그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아이들도 나중에 다 우울증에 걸려요.

혼자라면 견디기 어렵지만

질문자에게는 아이가 있잖아요.

 

아이에게 엄마는 신입니다.

질문자는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를 살려야 됩니다.

아무리 자살하고 싶은 충동이 올라오더라도

아이를 위해서 내가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나 혼자라면 까짓것 어떻게 해도 되지만

내 아이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

부모가 돼서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아이의 앞길을 가로막아서 되겠는가.’

 

이런 관점을 딱 가지고

운동도 하고 약도 먹어서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약도 먹고 운동도 많이 하면서

항상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이렇게 기도하셔야 합니다.

 

질문자가 지금 안 죽고 살아있기만 해도

아이에게는 도움이 되는 거예요.

아이한테 밥을 안 해줘도 되니까 살아만 있으세요.

아이에게 크게 도움은 못 주더라도 살아있으면 손해는 안 끼칩니다.

 

아이가 성년이 된 뒤에는

질문자의 인생을 질문자 스스로 결정하셔도 됩니다.

아이가 성년이 된 후에 엄마가 자살하는 것도

자식에게 상처가 되지만 미성년자일 때는 상처가 훨씬 더 큽니다.

꼭 명심하셔야 해요.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엄마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절대로 약을 끊으면 안 됩니다.

약을 먹으면 낫기 때문에 약을 먹으라는 게 아니에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약을 먹으라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비만이 자꾸 문제가 되면

밥을 적게 먹고 운동을 하셔야 해요. 알았죠?

 

우울증이 만성화되면

거기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이 엄마는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갖고 있어서

능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