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미세 플라스틱 문제, 어떤 사회적 실천을 해야 할까요? (2023.11.13.)

Buddhastudy 2024. 1. 3. 19:54

 

 

어제저녁에 통일의병 활동을 하면서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의 문제점을 서로 이야기해 보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나중에 모아진 의견이 대체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적 실천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적 실천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점에 완전히 동의하는 한편

현실에서 어떻게 사회적 실천을 해나갈 수 있을지 막막한 생각이 들어

스님의 조언을 구합니다//

 

 

개인적 실천은

개인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개선 방안을 실천해 나가는 것입니다.

 

사회적 실천은 나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실천에는 대중이 함께 하는 실천이 있고,

정부가 정책을 통해서 개선해 나가는 실천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동네 사람들이 함께 실천하도록 알리는 것도

사회적 실천이기는 한데,

그런 활동은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끼리만 하는 실천 활동입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합니다.

플라스틱의 사용 빈도를 현격하게 줄이려면

사람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정부가 시행하면 됩니다.

 

개인은 일회용 플라스틱 안 쓰기 운동은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가야 하고,

국가는 정책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않도록

영업소마다 시행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회용 컵 사용 문제의 경우

정부에서 일회용 컵을 쓰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입안했는데,

곧바로 시행하면 혼란스러우니까 1년의 계도 기간을 거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시행할 시기가 거의 다 됐는데

갑자기 정부가 일회용 컵을 써도 된다고 정책을 바꾸어 버렸어요.

지난 7일 환경부가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 관련 규제를 사실상 포기하는 관리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왜냐하면 선거가 가까워지는데

일회용 컵을 못 쓰게 하니까

설거지가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환경 실천을 중요시하는 국민들이 많으면

일회용 컵 안 쓰기 정책을 내세워야 표를 더 얻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진 국민들은 소수이고,

오히려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다수가 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예요.

 

사회적 실천이란 국민 전체가 제도적으로 환경 실천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실천하고 있던 환경 운동을 캠페인을 통해 확산시켜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선거 때 국회의원 후보나 지자체장 후보에게

환경 운동의 중요성을 전달해서

환경을 보호하는 공약을 이행하도록 제안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압박을 하면서

계속 제안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개인의 환경 실천을 정책으로 입안함으로써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 활동에 규제를 가하고

국민들의 생활 방식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 사회적 실천입니다.

 

이런 사회적 실천이야말로

훨씬 더 영향력이 크고 근본적인 활동이지만

이렇게 정책으로 입안을 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합니다.

 

개인적 실천은 나 혼자만 환경오염 물질을 안 쓰면 됩니다.

그러나 사회적 실천을 하려면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 운동의 필요성을 이해시켜서 동참하도록 해야 합니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서

함께 요구를 해야 합니다.

혼자서 요구하더라도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게 되어

어려운 점이 많이 생기지만

그 효과는 훨씬 더 큽니다.

 

정책을 시행할 때는

환경오염 물질의 생산, 사용, 수거 및 분리수거, 재사용 및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그 정책이 일괄적으로 적용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환경오염 물질의 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해서 제도적인 개선이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예전에는 농사할 때 쓰던 비닐을 모아서 불에 태워버렸는데,

요즘은 폐비닐을 모아 두면

군청에서 모두 수거해 갑니다.

사용한 모판도 모아두면

정부가 한 개에 50원씩 주고 수거해 갑니다.

 

몇 만 원이라도 벌 수 있으니까 묶어서 길에 내어놓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재활용을 많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다 사회적 실천에 해당합니다.

제도적인 변화를 통해 환경오염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수가 있는 거죠.

 

이런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들이 환경 실천의 필요성을 자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행정하는 사람들이

본인이 당선되기 위해서

제가 그 정책을 시행하겠습니다하고 공약을 내놓게 됩니다.

국민들이 그 사람을 선출하면 정책이 바뀌게 되는 것이죠.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런 사회적 실천이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야 되니까 그게 매우 어렵지요.

 

시장에게 민원을 넣고, 구청에도 민원을 넣고,

선거 때 캠페인을 제안하고, 정부에 요청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이것은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와는 다르지만

이것도 정치입니다.

우리는 사회 변화를 위해 정치적 행위를 해야 해요.

그러나 사람들은 정치라고 하면 다 싫어합니다.

 

환경 위기를 막으려면

국민 모두가 정치의식을 가져야 해요.

환경 위기를 막는 일은

여당, 야당, 보수, 진보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건강과 지구 환경을 지켜 나가는 일이기 때문에

정쟁의 개념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정쟁이 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일회용 컵을 생산하는 기업의 이익

일회용 컵을 소비하는 영업의 편리성

여기에 어떤 정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그 정당은 그쪽 편을 들 것입니다.

이번에 환경 정책이 후퇴한 것도

바로 그런 사람들의 표를 의식했다고 볼 수 있어요.

 

만약 국민들의 환경 실천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서

반환경적인 정책을 펼칠 경우

표를 더 많이 잃는다면

절대 환경 정책이 후퇴하지 않겠죠.

 

그러나 국민들의 인식 수준이 이래도 상관없고 저래도 상관이 없는데

한쪽은 이해관계로 똘똘 뭉쳐서 요구를 거세게 하면

정부는 민원을 해결해야 하니까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

 

첫째,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여 나가야 합니다.

이것은 사회적 실천의 첫발이라고 볼 수 있어요.

 

둘째, 시의원이나 군의원 등

우리 가까이에 있는 정치인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해봐야 합니다.

환경 의식이 있는 시의원과 군의원을 찾아가서

지금 환경 문제가 심각한데 시 조례에 반영해 주면 좋겠습니다하고

건의를 해볼 수가 있겠죠.

 

캠페인을 벌이는 일과 시의원에게 건의하는 일은

비교적 쉬운 실천에 해당합니다.

국가 정책을 바꾸려면

총선 때 후보자에게 환경 캠페인을 공약에 넣으라고 요구를 하거나

정당에 요구를 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다수 대중의 뜻이 모아져야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