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이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시범사업을 시작합니다. (2024.04.26.)

Buddhastudy 2024. 5. 6. 20:36

 

 

저는 지금 부탄에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한국에서 출발해 부탄에 왔습니다.

저희는 지속 가능한 개발과

가난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부탄에서 가장 오지 마을이고 빈곤율이 높은 젬강에서

세 번째 답사를 마쳤습니다.

 

올해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그 효과와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하려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5년 동안, 한 개 주를 대상으로

주민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개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희는 부탄 정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MOU를 체결하는 시간과 즉문즉설 시간이 겹쳐서

녹화 방송을 준비했는데

다행히 MOU 체결식이 조금 일찍 끝나서

제가 여러분께 인사라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왔습니다.

농촌 개발, 친환경 유기농, 산림, 상하수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부탄을 둘러보고 많은 아이디어를 내었습니다.

 

오늘은 부탄의 농업 정책 책임자와 더불어

이곳의 농업 개선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앞으로 추가적으로 과수, 축산 분야의 전문가들도 와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또 의사들도 오셔서

노인들의 백내장 수술이나 보청기, 틀니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JTS는 어려운 사람을 돕되

모두가 자원봉사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자신의 전공 기술을 가진 분들이

더 많이 참여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지난주에는 제가

두북 어르신들 170명을 모시고 노인잔치를 했습니다.

남원 실상사에 모시고 가서 참배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식사도 하고, 노래 부르고 놀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 영상을 여러분과 잠시 같이 보겠습니다.

 

...

 

집 한 채를 리모델링하는데

대략 5만 눌트럼(80만원)에서 10만 눌트럼(160만원)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알코올 중독자였던 주민이

자신의 집을 고치는 일에 참여하면서

심리적으로 매우 건강해졌습니다.

 

주어진 대로만 사는 게 아니라

조금만 노력하면

삶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과정을 통해

주민들이 용기와 자신감, 희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지금 그 집에 가서 보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특별히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

 

(갑자기 많이 변화해도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떨 때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매우 천천히 지원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은 모든 것이 쉽게 제공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고 더 많은 지원을 바라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다른 지역 주민들이 직접 와서 보고

그들도 원한다면

JTS가 제공하는 자재를 가지고

스스로 자기 집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방향입니다.

 

집집마다 리모델링을 위한 약간의 기술적인 지원은 필요하겠죠.

그래서 저는 부탄의 젊은 청년들이 훈련을 받아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도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경험하면

굉장한 자부심을 갖게 되니까요.

 

주거 환경 리모델링은

여러 집을 해보면서

각각의 상황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것이므로

아직 보편화하기 어렵습니다.

 

어쨌든 제 생각에는

첫째, 돈이 적게 들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돈이 적게 들어야 확산이 가능합니다.

 

둘째, 효율적이어야 합니다.

 

셋째,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모델링에 너무 많은 기술적인 요소가 들어가면

일반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어려워집니다.

 

넷째, 사람들이 이 일을 통해

기쁨, 만족감, 성취감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민들이 이 프로젝트를 잘못 이해하면

JTS가 도와주러 왔는데 별로 도와주는 것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들이 계속 개선할 수 없는 도움은

결국 일회성으로 끝나고

사람들은 다시 빈곤에 빠질 수 있습니다.

 

내 살림은 내가’,

우리 동네 개선은 우리가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합니다.

이런 일은 돈보다 관심과 정성이 훨씬 더 필요합니다.

 

모든 주민이 요구하는 도로포장은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계속 불편하게 살아야 할까요?

 

전체 구간을 모두 포장할 수는 없지만

일부 자꾸 파괴되는 구간만이라도 보수하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계속 보여주면

,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되겠구나하고

변화에 대한 가능성이 열립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가져오는데

돈이 적게 들어야

전 부탄으로 확산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이 들면 샘플로 끝나고 확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여러 차례 답사를 한 거예요.

그동안 함께 동행했던 린첸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가 동네마다 돌아다니니까 주민들은

저 사람들이 와서 뭐 하느냐’,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 보고만 가느냐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일이 정부 프로젝트로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는

정부 프로젝트가 아니어야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협력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일이 정부 프로젝트라면

주민들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정부가 알아서 해주기를 바랄 거예요.

정부 관리들은 선거에 의해 선출되므로

가능하면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합니다.

 

어쨌든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계속 실험을 거쳐 진행하게 되니

부탄 정부에서도 조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