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8)

당신이 가진 편견을 늘 인지해야 하는 이유 [문제 해결의 답을 찾는 탁월한 방법]

Buddhastudy 2018. 6. 19. 20:10


, 이게 말이 돼?

어떻게 이걸 풀 수가 있지?

얘네들 미친 거 아냐?”

 

저를 포함한 많은 과학자들이 몇 십 년 동안 고민한 문제가 허무할 만큼 쉽게 풀려버리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며칠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워싱턴 대학 소속 생화학 교수 데이빗 베이커입니다.

저와 저의 팀은 몇 년 전 막중한 임무를 맡았죠. 바로 아직까지 잡히기 않고 있는 인류 최악의 질병인 에이즈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에이즈는 정말 위험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에이즈로 고통 받고 있지만, 완치법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이며 무엇보다 에이즈관련 약품의 높은 가격은 환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죠.

 

저희 팀의 임무는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해서 이런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염되는지를 알아내고, 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입니다. 처음엔 자신이 넘쳤죠. 저와 제 동료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지식과 경험을 자랑했고, 프로젝트의 난이도를 굉장히 쉽게 보았기 때문에, 저희 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 걸리지 않을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저희의 예측은 환벽하게 틀렸죠. 복잡한 에이즈 바이러스의 구조 앞에서 저희 팀의 능력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몇 년 간 온갖 방법으로 해독을 시도해보고, 심지어 에이즈 분야의 권위자까지 초빙을 했지만, 1, 1, 10년이 가도록 문제는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몇 팀 멤버들은 포기를 입에 담기 시작했고, 연구 지원금도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죠. 에이즈를 정복하겠다는 열정마저 꺼지기 시작하고, 점점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가 떨어져 갈 즈음, 저는 우연히 같은 대학교 안에 있는 게임 사이언스 센터를 들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센터의 메인 게임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세스 쿠퍼와 밥을 먹기 위해서였죠. 서로 알고 지낸 사이다 보니, 밥을 먹으며 서로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요즘, 너무 미칠 것 같아.”

무슨 일이 있어요? 혹시 그 프로젝트?”

맞아, 지금까지 과학자만 몇 백 명 달라붙은 것 같은데, 전혀 진전이 없네.”

 

그 순간 그가 제안한 한 가지 방법이 모든 걸 바꾸었습니다.

혹시 저희 쪽에서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요?” 처음엔 손사래를 쳤죠.

지금 내노라하는 과학자들도 반쯤 포기 상태인데, 게임이나 할 줄 아는 아이들이 무엇을 알겠어?”

그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마침 저희 팀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는데, 한번 박사님이 프로젝트에 접목시켜 보는 건 어떨까요? 몇 번 시도해봤는데 성과가 꽤 괜찮았습니다.”

 

처음에는 과학, 특히 생물학과 아무런 관련 없는 게이머들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의 내용을 넘겨주었습니다. 프로젝트를 넘기고 며칠 뒤, 연구실에 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얼마 전에 얘기를 나눈 쿠퍼로부터 온 거였죠.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박사님, 박사님, 지금 당장 저희 연구실로 오셔야 될 것 같습니다.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구실로 가보니, 모니터에서 기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넘긴 뒤 48시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에이즈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 구조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완성되어가고 있었던 거죠.

 

불과 100명 정도 되는 게이머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몇 십년간 풀리지 않았던 난제를 풀어나가고 있는 겁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빠른 완성 속도 때문에 무언가가 잘못된 줄 알았지만, 그들이 만들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에이즈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였습니다.

 

결국 며칠도 되지 않아 에이즈 바이러스의 구조는 모두 해독되었고, 그 정확도도 완벽했습니다. 에이즈의 자도 몰랐던 게이머들이 모여, 많은 과학자들을 좌절시켰던 문제를 불과 며칠 만에 풀어버린 거죠.

 

우리들은 이따금 이런 착각을 합니다.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경영인을 고용하고, 마케팅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 마케터를 영입하죠.

 

우리들은 그런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 해결책을 찾는 범위를 더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에만 몰두하지 않고

다양한 커뮤니티 속에 다채로운 정보와 통찰을 얻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면 꼭 명심하세요.

여러분이 고개를 돌려 주위를 돌아볼 수 있다면

문제의 반은 이미 풀린 거나 다름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