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23장 <코끼리>
320
전쟁터에서 코끼리가
활로부터 쏘아진 화살을 견디듯
나는 비난을 견디리라.
많은 사람들이
계를 갖추지 않았기에.
321.
잘 길들인 것을 군중 앞에 데려가고
잘 길들인 것을 왕이 탄다.
비난을 견디고
자신을 잘 다스린 이가
사람들 중에 최고이다.
322.
잘 길들여진 노새와 준마
그리고 큰 코끼리도 최고지만
자신을 잘 다스린 이가
더 뛰어나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고시따라마 정사에 계시던 때였다.
우데나 왕의 세 왕비 중 하나인 마간디야가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복수심으로 사람들을 고용하여
부처님에게 비방과 욕설을 퍼붓게 한 적이 있었다.
마간디야와 부처님의 과거 인연에 대해 거슬러 올라가 보면
마간디야가 우데나 왕과 혼인을 하기 전에
마간디야의 아버지가 부처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딸의 배필을 찾고 있던 마간디야의 아버지는
부처님의 거룩하고 준수한 모습에 감동하여
나라 안의 최고 미녀인 자신의 딸의 신랑감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에게 자신의 딸과 혼인을 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아무리 아름다운 외모라고 해도 감각적 욕망에서 벗어난 수행자에게는
결국 오물로 가득 찬 육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시며 거절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마간디야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훌륭한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용모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마간디야는
부처님의 말씀에 큰 수치심을 느끼고 언젠가는 복수를 하리라고 다짐하였다.
훗날, 마간디야는 꼬삼비국 우데나 왕의 왕비가 되었는데
부처님에 대한 복수심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마간디야는 부처님이 꼬삼비국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시민들과 그들의 노예들을 고용하여 부처님이 탁발을 위해 성안으로 들어올 때
욕설과 비방을 퍼부으라고 시켰다.
마간디야에게 고용된 자들은 부처님이 성안으로 들어오시자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도둑놈아, 바보야, 낙타야, 당나귀야, 지옥에 떨어질 놈아!’라고 욕설을 해댔다.
이런 욕설을 들은 아난다 존자는 부처님께
“세존이시여, 이곳 사람들이 우리에게 욕설과 비방을 퍼붓고 있습니다.
여기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간청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여, 다른 곳에서도 비방과 욕설을 듣는다면 그땐 어디로 가야 하는가?”
라고 물으셨다.
아난다 존자가
“세존이시여, 그런 일이 생기면 또 다른 곳으로 가면 되지요.”라고 답하자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여,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시며 말씀을 이어가셨다.
“아난다여, 우리가 있는 곳에서 이런 소란이 일어나면
소란이 가라앉았을 때까지 그곳에 있다가
소란이 가라앉은 후에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아난다여, 누가 우리를 모욕하고 욕설을 퍼붓는가?”
그러자 아난다 존자는
“세존이시여, 노예와 하인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욕설을 퍼붓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여, 나는 전쟁터의 코끼리와 같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화살을 견디는 코끼리처럼
나도 계를 갖추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쏟아지는 비방과 욕설을 묵묵히 참아낼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전쟁터에서 코끼리가
활로부터 쏘아진 화살을 견디듯
나는 비난을 견디리라.
많은 사람들이
계를 갖추지 않았기에/
/잘 길들인 것을 군중 앞에 데려가고
잘 길들인 것을 왕이 탄다.
비난을 견디고
자신을 잘 다스린 이가
사람들 중에 최고이다./
/잘 길들여진 노새와 준마
그리고 큰 코끼리도 최고지만
자신을 잘 다스린 이가
더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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