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따단따 바라문은 수많은 바라문들과 함께
암발랏티까에 머물고 계신 세존을 찾아갔다.
그는 세존께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 받은 다음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다른 바라문 장자들 중에 어떤 이들은 세존께 절을 올리고
또 어떤 이들은 세존을 향해 합장하고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의 이름과 성을 말씀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으며
조용히 곁에 앉은 이들도 있었다.
잠시 후 꾸따단따 바라문이 세존께 말했다.
“고따마 존자시여, 존자께서는
세 가지 제사의 성취와 열여섯 가지 제사의 필수품에 대해
잘 알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마침 저는 곧 성대한 제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제사에 대한 가르침을 베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바라문이여.
지금부터 설명할 터이니 잘 듣고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꾸따단따 바라문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존자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옛날 어느 때에 마하위지따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우 큰 부자로서
창고는 언제나 무수한 금은보배와 넘쳐나는 곡식으로 가득했습니다.
어느 날, 왕이 한적한 곳에 앉아 명상을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막대한 부를 얻었고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고 있다.
나의 이익과 행복이 오랜 세월 이어질 수 있도록
성대한 제사를 지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왕은 곧 궁중의 제사관을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라문이여, 나는 지금 인간으로서 큰 이익과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래도록 계속되도록 성대한 제사를 지내고 싶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를 이끌어 주십시오.”
왕의 말을 듣고 궁중의 제사관이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폐하의 국토에는 도둑이라고 하는 가시밭이 있어
살벌하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작은 마을을 약탈하기도 하고
보다 큰 마을을 약탈하기도 하고
큰 도시를 약탈하기도 하고
길 위에서 강도짓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불안하고 살벌한 영토에서 세금을 올리신다면
폐하는 폐하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일 폐하께서 도둑의 무리를 모두 죽이거나
재산을 몰수하고 추방하려 하신다면 그 또한 바른 처벌이 아닙니다.
도둑의 무리 중에는 반드시 살아남은 자들이 있을 것이며
그들은 언젠가 폐하의 왕궁에 더 큰 해를 입힐 것입니다.
그러니 폐하, 폐하께서는 엄중한 처벌 대신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
먼저 폐하의 왕국에서
농사와 목축에 적합한 자들에게는 씨앗과 음식을 제공하십시오.
상업에 적합한 자들에게는 물건을 사들일 자금을 제공하십시오.
왕의 손발이 되기에 적합한 자들에게는 음식과 적절한 보수를 주십시오.
이처럼 사람들이 누구나 자신의 직업에 몰두하게 되면
그들 중 누구도 폐하의 왕국을 해치려 하지 않을 것이며
폐하께는 더 큰 세금이 들어올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폐하의 영토는 안정되고, 도둑이라는 가시밭이 사라질테니
백성들은 기뻐하고 환희하며 가슴에 자식을 안고 춤을 추면서
대문의 빗장을 활짝 열어놓고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궁중 제사관의 말이 끝나자 마하위지따왕이 말했습니다.
”바라문이여, 기꺼이 그대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왕이 다시 제사관을 불렀습니다.
”바라문이여, 그대의 말대로 하니 왕국의 재산은 한층 더 늘어났고
백성들은 대문을 활짝 열고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나는 전에 말했던 성대한 제사를 지낼까 합니다.
오랜 세월 이익과 행복이 되도록 나를 이끌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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