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면에서 공허한지를 얘기해 보세요. 그냥 공허하다고 그러지 말고. 무엇이 공허해요? 어떤 면에서 공허해요? 그러니까 ‘잘 살고 가고 싶다.’ 이런 생각하니까 못사는 거요. 사는 게 뭐 잘 살고 갈게 뭐가 있어요? 다람쥐 산에 잘 살아요? 못살아요? 다람쥐가 잘 살고 갈 거라고 산에서 살아요? 그냥 살아요? 그냥 사는데 우리가 다람쥐 보고 뭐라고 그래요? 잘 산다 그래요? 못 산다 그래요? 잘 산다. 산에 있는 노루 잘 살아요? 못살아요? 잘 살지. 그러나 우리가 노루가 나 잘 살겠다고 목표 세워놓고 사는 거 아니에요. 그냥 자기 생긴 대로 살면 우리가 볼 때 잘 산다. 이래요.
그러면 토끼도 잘 살고 다람쥐고 잘 살고 노루도 잘 사는데 사람이 잘 못살 이유가 뭐가 있어요? 사람이 다람쥐보다 훨씬 낫잖아. 그죠? 그러니까 그런 욕심 부리지 말고 그냥 살면 되요. “아침 먹었어요?” “못 먹었어요? 그러니까 아침이나 제대로 챙겨 먹으세요.” 아침 먹을 때 되면 아침 챙겨먹고, 점심 때 되면 점심 챙겨 먹고, 바쁠 때는 하루 거르고, 그 다음 옷 입고 살고, 잠자고 살고, 그러면 뭐 학교 가면 애들 물으면 가르쳐주고, 스님이 여기 하잖아. 물으면 가르쳐 주고, 안 물으면 일찍 끝내고. 이렇게 살면 되지. 저도 사는 게 그래요.
자기처럼 생각하면 저도 보세요. 어제 저녁에 대구에서 끝나고. 아시겠어요? 서울에 오니까 2시오. 아침에 7시 반에 대한변협에 가서 변호사들 한 100명 모아놓고 아침 조찬강의 했는데 조찬이 뭐냐? 샌드위치 하나하고 김밥 하나 줬어요. 그런데 샌드위치는 내가 못 먹었고 김밥 딱 두 쪽 얻어먹었어요. 왜? 밥을 먹으라 그래 놓고 계속 옆에 물어놔서 얘기하느라 먹을 여가가 없었어요. 그리고 강의 했어요.
강의 끝나고 또 오면 되는데, 또 보자 그래서 회장실에 들어가니까 자기들 올해 선거에 대비해서 정책 마련하는데 그걸 또 나한테 물어요. 이거 묻고 저거 묻고 하다보니까 거의 구청장님하고 10시 10분에 약속해놨는데 40분까지 물어서. 그리고 오다 길이 막혀 겨우 헐떡거리고 와서 5분 늦게 와서 청장님 뵙고 얘기하고 강의 들어왔잖아요. 이렇게 여러분들 지금 질문 받잖아요. 그럼 끝나자마자 점심 못 먹어요. 그냥 바로 가다 김밥한쪽 먹고 가면 오늘 뉴욕타임즈 기자가 인터뷰하자 그래서 또 약속 잡혀있어요.
그럼 또 누구 만나고. 누구 만나고. 저녁에 또 인천에 강의 있어요. 강의 가고. 아니 서울대학교 가요. 서울대학교 강의가야 돼고. 그러면 서울대학교 강의가면 또 어떠냐? 거기 또 서울대학교 교수님이 아~ 자기 학교 오니까 강의 내려가기 전에 잠깐 자기 사무실 그 옆에 있으니까 30분전에 와서 얘기 좀 하자. 그래서 ok. 그럼 강의 끝나야 되요. 강의 끝나면 또 밤에 10시 반에 누가 보자 해서 강의 끝나고 총알같이 해서 또 약속 잡아야 되요. 삶이란 게 이래요. 거기 뭐 잘살고 못 살고가 어디 있어요? 밥 안 굶고 살면 잘사는 거고 좋은 거지.
그런데 자기는 뭔가 헛생각하고 있어. 한가하구나. 지금 안 바쁘구나. 나같이 이렇게 바쁘면 잘사는지 못사는지 그거 따질 여가가 어디 있어요. 그제 저녁엔 밤샘했어요. 왜? 책 원고가 하나 갑자기 와가지고 오늘 밤 안에 다 봐놔야 된다고 해서 꼬빡 세워가지고 답하고 원고 교정해서 줬거든요. 그럼 바쁜 날은 못 자는 날도 있고. 연달아 김밥 먹을때도 있고. 그런 거지 사는 게 뭐 대단한 거라고 그래요. 자기가 뭐 대단한 존재요. 그래? 생긴 대로 살면 되요. 저런 건 과대망상증이오. 본이 돼야 된다. 이런 생각도 하지 마세요. 생긴 대로 그냥 노세요. 생긴 대로 놀 때 애들이 문제를 삼으면 그때 그건 고치면 되요. 아시겠어요?
제가 지금 강의 잘해야 된다. 하고 강의해요? 생긴 대로 강의해요. 생긴 대로 하잖아. 그래서 자기도 수업을 잘하려고 점잖게 하려고 이러지 말고, 애들이라도. 저는 이거 뭐 초등학생도 질문하고 이러거든요. 어제는 자기가 목소리가 갈라진다고 어떻게 고치면 되느냐 그래. 초등학교 3학년이. 그러고 또 두 번째는 자기는 말이 너무 빠른데 어이 고치면 되느냐? 그래서 애는 말이 빠른 게 좋다. 아까 할머니는 말이 또 늦다고 질문했잖아. 할머니는 느린 게 좋고 애는 말이 뭐한 게 좋다. 빠른 게 좋아. 애는 입이 싼 게 좋아요. 괜찮아. 내가.
목소리 갈라진다. 그래. 그래서 노래 한번 해봐라. 이랬어요. 노래를 하니까 목소리가 안 걸러지고 괜찮아. 사람들한테 물어봤어요. 괜찮나? 그러니까 다 괜찮데. 그래서 괜찮아. 이랬더니 알았다고. 이런 거를 뭐든지 물으면 애들하고 대화를 하면 되요. 권위를 살리고 이럴 거 뭐 있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가르치기 어려운 거는 별로 아는 게 없는 게 아는 척 하면 피곤한 거요. 물으면 모를까 봐 겁나고 그러잖아. 스님은 여러분 묻는 거에 겁이 하나도 안 나요. 왜? 만병통치약이 있습니다. 무슨 말일까? “나도 모른다.” 이렇게.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모르는 게 아는 척 하려면 힘들거든요. 그래서 쓸데없는 권위를 자꾸 내세우거나 잘 보이려고 하니까 힘들잖아요. 별로 생기지도 못한 게 잘 보이려고 하니까 화장해야 되고 머리 손질해야 되고 힘들잖아요. 저는 생긴 대로 노니까 이렇게 아무것도 안 바르고 그냥 이렇게 다녀도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떻게 할거냐는 거요. 사는 거 여러분 피곤 안 해요? 나가면 여기저기 옷 맞춰 입어야지. 뭐해야지. 뭐해야지. 저는 늘 한 색깔, 한 유니폼, 주야로. 이렇게 입고 다녀도 지루하다는 사람 아무도 없잖아. 그래서 자기하기 나름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그냥 생각하시고 토끼도 살고 노루도 사는데 내가 왜 못살겠노? 이렇게 편하게 살면 되지. 삶을 너무 높이 이렇게 정하기 때문에 자꾸 자기가 허전해 지는 거요. 내가 뭔가 부족한 거 같고 뭔가 잘 못사는 거 같고, 어떤 분은 또 이래요. 죽을 때 잘 죽으려고 그런데. 죽을 때 잘 죽고 못죽는게 어디 있어요? 그냥 죽으면 되지. 엎어서 죽든 자빠져 죽든 죽는 주제에. 죽으면 되지. 그냥. 이런 허상이 자꾸 만들어져서 이게 문제라는 거요. 그러니까 그렇게 공연히 자꾸 위선을 하지 말고 그냥 생긴 대로 사세요. 자기 뭐 생긴 거 괜찮은데. 예. 네.
그런데 늙은 사람이 늙은 거에 맞게 살면 하나도 힘이 안 드는데, 늙은 사람이 젊음 흉내 내려면 힘들어요? 안 힘들어요? 힘들어. 젊은 애가 늙은 사람 흉내 내려면 힘들어요? 힘 안들어요? 힘들어. 젊은 애들이 천천히 걸으려면 힘들어요? 안 힘들어요? 힘들어. 다리가 빨리빨리 가는데 이걸 천천히 하려니까. 늙은 사람이 빨리빨리 젊은 애들처럼 걸으려면 힘들어요? 안 힘들어요? 힘들어. 다 자기 생긴 대로 사는 게 제일 좋아요. 으음. 그런데 우리는 늘 살았을 때는 맨날 죽겠다 그래. 죽으려면 일이 얼마나 복잡한데. 수면제 사와야지. 천장에 또 뭐 밧줄 달아매야지. 목 걸어야지. 얼마나 일이 많은데.
또 죽고 나면 기자들까지 복잡하니 신문에 써야지. 그런데 살아있을 땐 사는 게 제일 쉬운 거요. 죽는 게 쉬워요? 사는 게 쉬워요? 사는 게 쉬워요. 그럼 죽을 때가 다 되어 가면 살리는 게 쉬워요? 죽도록 놔두는 게 쉬워요? 죽도록 놔두는 게 쉬워. 그런데 죽을 때가 다 되어가면 산소호흡기 달고 뭐 해서 못 죽게 한다고 또 난리요. 그래서 의료보험이 전부 거기 다 없어져요. 그러니까 일부러 죽으려고 할 것도 없고, 억지로 살려고 할 것도 없고 살 때는 삶을 만끽하고 때 되면 뭐 한다? 죽으면 된다. 자연스럽게 사는 거란 말이오. 이게. 으음. 그런데 여러분이 자꾸 억지를 피우기 때문에 인생이 고달픈 거요.
'법륜스님 > 즉문즉설(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제355회 자녀 교육법 (0) | 2013.03.05 |
---|---|
[즉문즉설] 제304회 영가 천도재를 올릴 때 (0) | 2013.03.05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제353회 부모 부양문제 (0) | 2013.03.04 |
[즉문즉설] 제303회 수명이 다하면 정신, 마음, 혼은 어디로 가는지요 (0) | 2013.03.04 |
[즉문즉설] 제302회 시어머니와의 갈등 (0) | 2013.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