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설날이다. 또 제사를 지낸다. 천도재를 지낸다 하는 것은 문화입니다. 문화. 이 문화는 종교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다릅니다. 우리가 인사를 하는 것은 문화에요.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 각 문화마다 다릅니다. 두 손을 맞잡고 악수를 하는 경우도 있고. 엎드려서 맞절을 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 껴안고 포옹을 하는 경우도 있고. 볼을 비비는 경우도 있고, 입술을 부딪치는 경우도 있고. 입술을 서로 이마에 부딪치는 경우도 있고. 멀리 떨어져서 두 손을 잡고 읍하는 경우도 있고. 어느 게 진짜 잘하는 절입니까? 어느 게 진짜 인사법입니까? 이렇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꼭 인사는 그렇게만 해야 됩니까? 이렇게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인사를 꼭 요렇게 두 손을 잡고 요렇게 해야 됩니까? 요렇게 해야 됩니까? 요렇게 하면 안 됩니까? 해도 되요. 해도 되는데 사람들이 다 이렇게 하는데 뭣 때문에 꼭 요렇게 하려고 그러냐? 오히려 이렇게 물어 볼 수 있죠. 문화라는 것은 과거 오래 전부터 그렇게 해 내려온 습관입니다. 공동체의 습관이다. 이런 얘기요. 개개인의 개인의 습관이 있듯이 공동체는 공동체의 습관이 있다. 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이걸 컵이라고 불러야 됩니까? 이것을 물잔이라고 불러야 됩니까? 이것도 문화에요.
컵이라고 불러도 되고 물잔이라고 불러도 되는데. 한국 사람들은 이걸 물잔이라고 부르고 미국사람들은 컵이라고 부르는 거요. 그래서 나라마다 말이 다른 거요. 똑같이 소리나는 북인데 만들 때 그 가죽을 소가죽으로 쓰는데도 있고, 양가죽으로 쓰는데도 있고, 가죽을 서로 달리 쓰고. 거기에 쓰는 나무재료를 달리 쓰고. 모양을 달리하고. 이 두드릴 때 두드리는 방식을 달리해요. 꼭 그렇게 두드려야 됩니까? 꼭 그런 모양으로 만들어야 됩니까? 아니오. 그렇게 안 두드려도 되고, 그런 모양으로 안 만들어도 돼요.
왜 꼭 그렇게 만듭니까? 왜 꼭 그렇게 두드립니까? 이유가 없어요. 옛날부터 그렇게 만들었고 그렇게 두드렸어요. 그때 소가죽으로 한 것은 재료가 없어서 그랬는지. 안 그러면 그 재료가 많아서 그랬는지. 그 재료가 좋아서 그랬는지. 이유가 있겠지. 따지면 굳이. 그러나 옛날부터 그렇게 해 왔어요. 옛날부터. 문화라는 것은 옛날부터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우리도 그냥 그렇게 할 뿐이에요. 그렇게 안 하면 안 되느냐? 안 해도 되요. 꼭 해야 되느냐?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니까요. 그럼 안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전 이렇게 하고 싶은데요. 그럼 묻지.
왜 하필 다른 사람 다 이렇게 하는데 너만 그렇게 하려고 그러느냐? 그렇게 꼭 해야 될 이유가 있느냐? 이유가 있으면 괜찮아요. 이유 없이 그냥 괜히 그렇게 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그런데 문화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해 온 거요. 왜 악수를 하느냐? 그 사람들은 옛날부터 그렇게 해온 거요. 그런 거를 연구를 하면 왜 이 오른손을 내밀고 이렇게 서로 잡게 됐냐? 이런 거 연구하면요. 옛날에 무기를 주로 오른손에 쥐고 있지 않았습니까? 그죠? 그래서 오른손에 무기를 쥐지 않고 오른손을 마주잡는다.
왼손을 잡으면 오른손에 무기를 숨겼다 확 찌를 수 있기 때문에. 뭐 이래서 오른손을 갖고 오른손이 무기 없다는 걸 보여줬다. 이렇게 이제 문화는 해설하는 사람이 있다 이 말이오. 또 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느냐? 이런 것도 또 오른쪽에 무기를 안 숨겼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또 설명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럼 그거 꼭 맞느냐? 너도 안보고 나도 안 봤는데 그게 꼭 맞는지 어떻게 앎니까? 이게 문화에요. 문화는 옛날부터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요.
바뀔 수 있느냐? 바꿀 수 있어요. 바꿀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거요. 그럼 그냥 가는 거고. 바꿀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바꾸는 거요. 그러니까 외래문화가 처음 들어올 때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죠. 그런데 그게 점점점점 퍼져서 다수가 점유하면 그게 그냥 그 사회의 문화가 되는 거요. 절은 왜 꼭 기와집으로 지어야 됩니까? 아 그렇게 안 지어도 되요. 인도가면 기와집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옛날에 우리 집이 기와집이었으니까. 우리가 살던 집 큰 궁궐 같은 집을 부처님을 모시니까 그런 모양으로 본받아서 지은 거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 기와집이라 해서 절 같지 빌딩 있으면 절 같지가 않은 거요. 원래 절은 스님들이 사는 곳. 수행자가 사는 곳이에요. 그게 초가집이든 천막이든 빌딩이든 기와집이든 뽀족탑이든 그건 아무 관계가 없는 거요. 그래서 나무 밑에서 스님들이 살면 거기가 도량이오. 대나무 밑에서 사는 죽림정사. 제다가 준 숲에 사니 제다의 숲. 제다바나. 이래요. 다 절 이름이 그렇게 지어진 거요. 아무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비 피한다고 처마집 지었다가 나중에 사람이 자꾸 살다 보니까 초기수행자들은 먹고 입고 자고 이런데 대해서 아무 집착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숲에서 살아도 되고 밥 얻어 먹고 그랬는데, 조금 더 지나니까 아이고 비는 피해야 되지 안겠나? 비를 피하려 천막을 친 거요. 조금 더 지나니까 바람도 좀 막자. 그래서 가에도 친 거요. 그래서 조금 더 지니까 너무 덥다. 춥다. 이래가지고 벽돌로 세상 집처럼 본받아서 짓자. 이러다가 인도의 보통 집 모양을 본받아서 짓게 된 거요.
중국에 왔을 때 처음에는 인도 절이라고 하면 인도 집 모양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죠? 계속 인도 집 흉내를 내서 지어 지었어요. 그런데 인도 집을 지을만한 기술자도 없고 재료도 틀리고 이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중국식 재료, 중국식 기술자가 짓다 보니까 이게 인도집인지 중국집인지. 이렇게 이렇게 바뀌어서 중국집으로 바뀐 거요. 우리도 처음에는 중국집 모양으로 지었다가 그것도 재료문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니까 한국 집 모양으로 바뀐 거요.
그래서 인도에는 흙을 갖고 벽돌을 구워서 대부분 소재로 쓰죠. 모든 탑이 대부분 다 벽돌로 짓습니다. 일부 석재가 들어가요. 중국도 그래도 본받아서 벽돌로 많이 지었어요. 한국에는 벽돌 구워가지고 집 짓는 그런 문화가 없지 않습니까? 그죠? 그러다 보니까 돌로 갖고 탑을 쌓았어요. 우리나라 탑은 석탑이잖아. 일본에는 집을 대부분 나무로 짓습니다. 그래서 일본에는 목탑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일본은 목탑, 한국은 석탑, 중국은 전탑. 한국은 돌로 갖고도 전탑 모양, 돌을 벽돌처럼 쪼개가지고 전탑을 쌓았다. 그래서 전탑을 모방해서 지었다. 그래서 모전석탑 이렇게 부르죠. 분황사탑 같은 경우 그러죠. 그러니까 가톨릭교회도 천주교도 우리나라 처음 들어 와가지고 어디서 공부했어요? 절에서 숨어서 공부했습니다. 천진암이라는 게 그런 거죠. 절에서 숨어서 공부해요. 그래서 오래 지났기 때문에 가톨릭은 옛날 자기들 건물 지을 때 그때 빌딩이 뾰족탑이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한국 기와집으로 기념관을 짓게 되는 거요.
그런데 개신교는 이미 서양문화가 들어와서 자기들 식으로 막 건물을 짓는 그런 시대에 들어왔기 때문에 다 자기들은 서양식으로 짓는 거요. 요즘 사회가 전부 이런 식의 건물이 주류를 형성하다 보니까 우리도 시내한가운데 기와집으로 지으려면 여러 가지 효용성이 떨어지니까 이식으로 떨어진 거요. 돈도 적게 들고. 여기 지금 하나밖에 없으니 이상한 절이에요. 그런데 여기에 자꾸자꾸 늘면 절은 이렇게 생기는 거요. 이런걸 뭐라 한다? 문화라 그래.
그래서 문화가 옛날부터 조상만, 즉 자기 부모만 제사 지내고 안 지내는 그런 데도 있고. 3대까지 지내는 문화고 있고. 4대까지 지내는 데도 있고. 7대까지 지내는 데도 있고. 그래요. 다 지내는 건 게을러 빠져놓으니 안 지내는 거 같아. 그죠? 첫 번째 조상 지내고. 그죠? 중간에 어디 중시조라 그래 하나 지내고. 그 다음부터는 유교에서는 몇 대까지 지냅니까? 4대까지 주로 지냅니까? 그러니까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 여기까지 제사를 지내요. 그 이상 넘으면 제사는 안 지내고 합해서 1년에 묘사 한번만 지내죠.
그런데 요즘은 전에는 고조 밑으로까지는 한 동네 다 살거든요. 그런데 제사 지내면 다 모여요. 그런데 요즘은 형제도 뿔뿔이 흩어져가지고 같이 만나기 어렵잖아요. 이러다 보니까 고조할아버지 제사 지내는 데가 별로 없어요. 저도 고조할아버지 제사 지낸다면 고조 밑으로 있는 사람들이 모여야 그 제사가 계속 유지되잖아. 그죠? 아무도 안 온단 말이오. 증조? 거기도 아무도 안 와요. 할아버지? 이것도 사촌들이 별로 안 와요.
그러니까 가면 앞으로 아예 제사를 기독교같이 문화가 달라 버리면 안 지내든지. 아마 부모제사는 지내겠지. 그런데 막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 못 보는 경우가 많잖아. 그죠? 그러니까 별 의미가 없단 말이오. 문화에요. 그러면 우리 문화는 어떠냐? 인도 같은 데는 7대까지를 숭상합니다. 그래서 늘 조상 7대 아래로 피가 중간에 계급이 낮은 피가 섞였나? 안 섞였냐? 이런 거 늘 따질 때 7숫자를 중요시 하지.
그런데 우리가 제사 지내는 거 이거 우리 조상들이 조상을 섬겼던 것도 있고. 또 중국에서 들어온 유교적인 것도 있고. 이런 것들 결합해서 불교도 거기 융합이 돼서 지금 제사를 지내거든요. 여기에 보통 4대까지 지냅니다. 인도에서는 굳이 따진다면 7대까지를 많이 따져요. 그래서 우리 부처님 따질 때 과거 불 따질 때 몇 명 따집니까? 7불, 과거 7불 따져. 이거 인도 문화에요. 인도문화. 그런 데서 3대까지만 지내라. 4대까지만 지내라. 이런 게 없습니다. 보통 지금 4대까지 지냅니다.
그러니까 뭐 의논하셔가지고 3대까지 지내든지. 의논하셔서 2대까지만 지내시든지. 의논하셔서 부모님만 지내고 나머지는 다 1년에 불교신자 같으면 백중날 한꺼번에 지내든지. 이건 문화가 바뀌어 나가죠. 꼭 제사는 밤 12시에 지냈는데 요즘은 저녁에 지내는 경우가 많죠. 농촌사회에 주위에 사니까 낮에 일하고 자다가 일어나가지고 밤에 지내고 가서 또 자면 되잖아. 그죠? 그런데 도시 생활 바쁘고 멀리에서 오고 이러니까 저녁에 모여서 지내요. 이게 점점점점 정착하면 앞으로 태어난 애들은 제사를 몇 시에 지낸다? 저녁에 지내는 줄 알겠죠.
옛날에 생일잔치 다 아침에 했습니다. 생일잔치 저녁에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다 생일잔치는 다 아침에 하는 거요. 그런데 요즘은 서양문화가 들어와가지고 만찬이라 이래가지고 주로 이렇게 파티를 저녁에 하죠? 앞으로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당연히 생일파티는 저녁에 하는 줄 알죠. 저는 어릴 때 자랄 때 저녁에 뭐 한다. 이런 건 들어본 적이 없어요. 제사음식이든 생일음식이든 뭐든지 다 언제 한다? 아침에 해요. 아침에. 점심도 아니고 저녁도 아니에요. 아침은 제대로 먹고 점심은 건너 띄고 저녁은 그냥 굶고 그러는 거요.
아침 한 끼 잘 먹는 거. 이거 중요한 거요. 그런데 이렇게 문화가 바뀌죠. 그래서 문화다. 문화니까 특별히 다른 사람이 다 하는데 나만 독불나게 이유가 있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그냥 떠라 하는 게 제일 나아요. 성을 아버지를 따른다. 이것도 뭐다? 문화입니다. 아시겠어요? 아버지를 안 따르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할 거 없어요. 그것도 문화에요. 다 아버지를 따르는데 자기 혼자만 어머니 성을 따르겠다. 그래도 되요. 바꾸면 되요. 불명을 왜 남자는 두 자주고 여자는 세 자줍니까? 이것도 문화에요. 특별한 의미가 없어요.
꼭 저는 두자 주세요. 하면 두자 줘도 되요. 그러면 늘 사람 분류할 때 늘 남자 편에 가 있는 거요. 문화라니까. 스님 왜 머리 깎습니까? 이것도 처음에는 이유가 있었지만 이것도 문화에요. 머리 기르고 있으면 아무도 스님이라고 안 그래. 왜 이런 옷을 입습니까? 이것도 문화에요. 원래 그럼 부처님 이런 옷 입었냐? 이런 색깔 이런 형식의 옷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옷은 중국 사람이 입던 도사 옷이오. 도포라. 도포. 도사 옷이에요.
그런데 인도식 옷을 입고 중국에 와서 아무리 있어도 사람이 그거를 도사라고 인정을 안 해주는 거요. 그래서 도사 옷을 입어야 사람들이 ‘아 저 도사구나.’ 이렇게 생각한 거요. 그럼 지금 이거를 입고 가서 인도에 가서 아무리 있어도 승려로 인정을 안 해줍니다. 머리는 길러도 아무 상관이 없어요. 옷 모양과 색깔이에요. 그게 황색이고, 그래야 ‘어 저 수행자구나’하지. 머리 깎은 거하고 아무 관계가 없어요.
한국에는 이 염주는 불교를 상징하죠. 인도에 가면 이건 불교를 상징하는 거 아니오. 이건 힌두교도 쓰고 불교도 쓰고 다 쓰기 때문에 아무 불교 상징이 아니오. 한국에서는 만 자가 불교 상징이죠. 힌두교의 만 자는 힌두교 상징이오. 불교를 상징하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문화라 그래. 그러니까 지금 문화가 그런 거요. 문화가. 그러니까 며칠을 14일을 재를 지대든, 13일 날 재를 지내든, 7월 1일 날 재를 지내든, 5월 1일 날 재를 지내든 상관없어요. 재를 지내든 안 지내든 문화요.
설날 안 해도 되요. 그래도 사람이 습관이라는 게 있잖아. 그래도 정월초하루 날은 어때요? 서로 인사하고 이런 재미가 있죠. 그죠? 추석날 우리 다 가지 않습니까? 그 문화라는 게 얼마나 무섭습니까? 일본사람들이 일제 강제로 설날 없애고, 박정희 때 그렇게 없애도 그냥 도시 사람들은 출세하려고 따라가지만, 시골에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은 그러든지 말든지 자기는 그냥 지내면 되는 거요. 휴일 상관없어요. 너그야 휴일 하든지 말든지 우린 그냥 하면 되는 거요.
노동자들도 그날 안 놀려주면 직장을 안 나가 버리는 거요. 누구든지 문화라는 거는 센 사람이 이기는 거요. 문화는. 그런데 이 정부 공무원들은 그날 안 나오면 잘라버리니까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잘리기 싫으니까 다니는 거고. 공장 노동자들은 잘리면 딴 공장 가면 되니까 상관 안하고 안 나와 버리니까 공장에서는 자연적 어떻게 한다? 그냥 설에 그냥 놀려주는 거요. 그러니까 투표에 의해서 자꾸 되니까. 표를 얻어야 되니까. 민주화가 되니까. 이걸 국민의 다수 여론을 받아 들여야 된다.
옛날에 박정희 혼자 힘으로 할 때는 국민여론이 어떻든 상관 안 하고 할 때는 양력으로 계속 밀고 갔잖아요. 그래서 문화라는 것은 바뀔 수도 있지마는 문화라는 것은 잘 안 바뀌는 거요. 잘 안 바뀌는 게 문화에요. 잘 안 바뀌는 게. 그래서 우리가 정초에 기도하는 것. 우리 전통이에요. 전통문화에요. 으음.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켜고 불 켜고 하는 거 문화에요. 그래서 연등 저렇게 켜잖아요. 저거 안 켜면 안 됩니까? 안 킨다고 무슨 일이 있겠어? 그죠? 안 켜도 되요.
옛날엔 다 촛불을 켜야 되는 줄 알았는데 촛불 켜서 자꾸 불이 나니까 이제 무슨 불 켭니까? 전등불 켜잖아. 그지? 전등불 켜서 자꾸 복잡하니 우리같이 안 켜잖아요. 전등을 굳이 하나 하나 집어넣을 필요 없잖아. 그지? 바깥에 큰 등 켜놓으면 되잖아. 대표로 그지? 딱 해놓으니 보기 좋잖아. 그래서 우리가 합의해서 초파일 당일 날은 저 앞에다가 입구에다 싹~ 걸어가지고 철수하고, 1년 거는 저기다 계속 불 켜서 줄 달아놔 봐야 24시간 켜놓습니까? 안 켜놓습니까? 켜놓지도 안하고 괜히 모양만 보기 싫잖아.
요즘은 인테리어니 뭐니 해서 보기 좋아는 거 좋아하잖아. 그지? 지저분하다고. 그래서 우리가 밖에 불 켜놓잖아. 그런데 아직도 촛불에서 전깃불은 바뀌었는데 아직도 일부 산에서는 촛불 켭니까? 안 켭니까? 촛불 켜. 대부분 도시는 전기로 바뀌었어. 이거 다 촛불 켜려면 초 떨어져서 난리지. 왜 시골에선 초가 가능한가? 촛농이 떨어져도 되고 그러지. 그런데 시멘트바닥 마룻바닥 여기에 촛농이 떨어지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다가 이 정도 우리 정도까지 오면 아주 우리는 앞서가는 사람이 되니까. 요렇게 불을 중간 중간에 이렇게 켜고 그냥 안 켜죠. 그날은 마당에다 딱 해서 켜고, 마치고. 이렇게 문화가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나가는 거요. 그러면 이 절에 처음 온 여기 우리 학생들처럼 절이라고 처음 온 사람들은 의례히 이렇게 하는 줄 알겠죠. 이게 문화가 되는 거요. 의례히 이렇게 한다. 그게 문화란 말이오.
그래서 제사를 양력으로 지내면 안 되나? 되죠. 사주팔자 양력으로 보면 안 됩니까? 되죠. 아무 날짜나 집어서 하면 되요. 솔직하게 말하면. 왜? 자기가 그날 태어났는지 안 태어났는지 알게 뭐요? 그죠? 내가 듣기로 그날 태어났다. 이렇게 들은 거 아니오. 아무 날짜나 집어넣어도 마찬가지로 나옵니다. 그러나 문화라는 것은 재미가 있는 거요. 문화라는 건 재미 아니오. 그렇게 해서 하루 잡아가지고 1년을 시작한다. 새해라 그러고 떡 만들어 먹고 인사하고 이렇게 하는 거고.
또 동짓날은 의미를 부여해서 또 기도하는 거고, 부처님 오신 날은 연등을 밝히는 거고. 부처님이 전깃불이 어두워서 못 오겠어요? 길이 어두워 못 오시나? 아니죠. 상징적 의미죠. 상징적. 불을 켜면 어둠을 밝히듯이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어둠에 비유하고 저 불을 깨달음에 비유해서 무지를 깨치고 깨닫게 되면 모든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처럼 그래서 우리가 불을 밝히자. 이러다 보니 이렇게 문화가 생기는 거요. 그때 전기가 있었으면 촛불 같은 문화가 생겼을까? 안 생겼을까? 안 생겼겠죠. 그때 전기가 없다 보니 촛불이 생긴 거요. 왜 바뀌었냐?
처음에는 그 문화가 그대로 됐지마는 자꾸 이렇게 한 10년사이게 급격하게 바뀌지 않습니까? 아직 산에 있는 절은 촛불 켜지. 도회지에 있는 절은 대부분 전기로 하죠. 거기에 맞게 자꾸 조금 조금씩 바뀌는 거요. 옛날에 근거해서 조금씩 조금씩 바뀌는 게 있는 거요. 기독교 같은 거는 옛날에 근거해서 조금씩 조금씩 바뀌는 게 아니고. 다른 문화가 들어와서 있던 나무 뽑아 버리고 거기다 딴 나무 갖다 심은 거란 말이오.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문화적 마찰이 생기는 거요.
그러니 양력으로 하면 안 됩니까? 이렇게 물으면 뭐라고 그래야 된다? 됩니다. 그럼 양력으로 할까요? 음력으로 할까요? 네 좋은 데로 해라. 스님 의견은 어떻습니까? 스님 의견을 묻는다면 스님은 의견이 없다. 이렇게 말 할 수도 있고, 스님은 음력으로 하면 좋겠다. 이래. 왜? 문화기 때문에. 음력으로 해야 될 이유가 있습니까? 아무 이유가 없어. 아무 이유가 없는데 왜 음력으로 하라 그럽니까? 그냥 옛날부터 해 왔으니까. 그게 이유요. 이유라면.
스님은 생일 뭐로 합니까? 저는 음력으로 해요. 왜 음력으로 합니까? 그냥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하는 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에요. 세상이 다 양력으로 하면 스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그래도 음력으로 해요. 안 하면 죽인다면 어떻게 합니까? 그땐 가서 생각해 볼게. 죽을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냥 음력으로 하겠다. 그러고 죽는 거고. 죽을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바꾸는데 큰일이 없죠. 바꾸면 되지.
사월초파일, 일본은 양력으로 싹 바꿨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사월초파일도 그냥 양력으로 해버려요. 그러니까 부처님 오신 날이 한 달 차이가 나버려. 대신 1년에 똑같은 날 똑같이 될 수 있죠. 휴일로 정하면 어떻게 됩니까? 항상 그날이 될 수 있죠. 우리는 음력으로 하다 보니 왔다가 갔다가 왔다 갔다 이러지 않습니까? 왔다 갔다가 하면 나쁩니까? 왔다 갔다 하면 좋잖아. 왜 나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잖아요.
서양 사람들은 규격을 좋아하니까 항상 그 뭐랍니까? 휴일을 몇 번째 일요일. 안 그러면 일요일 다음에 월요일. 이런 거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은 문화에요. 그건 문화. 일요일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문화에요. 그래서 이거는 우리 문화에요. 또 영가 천도할 때 형제태아영가까지도 올려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자기 마음이오. 올리고 싶으면 올리고 올리기 싫으면 안올리면 되고 그래요.
이런 젊은 친구들은 올려라 해도 안 올릴 거요. 그죠? 그 다음에 나이든 사람들은 올리지 마라 그래도 올릴 거요. 왜? 찜찜해가지고 그래요. 마음이에요. 마음. 그러니까 마음내키는 대로 하시면 되요. 문화는. 문화는 정해질 수가 없어요. 문화를 강요하게 되면 이제 갈등이 생기는 거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우리 옛날 풍속으로 하면 와서 울어야 되잖아. 그죠? 운다는 것은 슬퍼서 운다는 게 아니라 요즘 찬송가 부르듯이 죽은 사람 앞에 와서 부르는 노래가 뭐라고? ‘에고에고’가 노래고 ‘어이어이’ 이렇게 하는 거요.
그것도 있어요. 친척이 죽었을 때 남한테 갔을 때 어떻게 곡한다. 이 곡이 다 다르단 말이오. 그건 문화에요. 그게. 그러니까 요즘은 초상집에 와서 불교인 집에 가면 기독교인도 절하고 불교식으로 하면 되고, 유교 집에 가면 기독교도 불교인도 유교식으로 하고, 기독교 집에 가면 불교인도 기독교식으로 하면 되죠. 그런 방식도 있고. 그러니까 그 집에 맞춰서 해주는 방식도 있고. 또 그 당사자는 각자 손님 자기 입맛대로 해주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올 거를 대비해서 꽃 하나 갖다 놓고 서서 묵념하고 가는 경우도 있고, 또 향 꽂고 하는 사람도 있고, 술 따르고 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는 불교식이니까 불교식으로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라. 술이고 뭐고 안 놓으면 되요. 각자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조의만 표하면 되니까. 돈만 많이 내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꽃도 갖다 놓고, 술도 갖다 놓고, 하고 싶은 데로 여러 가지 열어놔도 되고. 염불할 때도 그런 게 있잖아. 그죠? 온갖 부처님 이름을 번갈아 가면서 부르면 잡념염불이라 그래.
나쁘다고 생각하며 안 돼. 한문의 잡 자를. 여러 가지 염불이다. 이 말이오. 여러 가지 이름을 부르면서 염불하는 방법도 있고. 한 가지 이름만 부르면서 계속 염불하는 방법도 있고 그래요. 한 가지 의식만 하시오. 여러 가지 의식을 열어놓고 각자 편한 데로 하세요. 이럴 수도 있단 말이오. 이거 문화에요. 꼭 죽은 사람한테 대한 조의는 까만 양복입고 가서 표해야 됩니까? 까만 양복 그거 어디서 온 거요? 서양에서 온 거지. 까만 양복은 주로 깡패들이 많이 입는 게 까만 양복 아니에요.
우리는 삼베옷이지 않습니까? 삼베옷이고, 또 흰옷 이지 않습니까? 사람이 죽으면 흰옷을 입는 거요. 검은 거는 검은 거를 입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죠? 흰 거를 입는 거는 흰 거를 입는 대로 이유가 있을 거요. 정반대잖아. 이것은 얼굴 피부가 검을 수도 흴 수도 있는 거와 같은 거요. 어떤 게 좋은 게 아니에요. 절에 같으면 회색을 입고 가면 제일 단정하게 보이겠죠.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T셔츠바람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윗도리를 안 입고. 이것도 앞으로 문화가 되면 괜찮아요.
그런데 내가 자란 문화로서는 윗도리를 안 입고 T셔츠를 입고 예불을 하거나 초상집에 가면 우리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거요. 이 머리로는 예의가 없는 거에 속한다 이 말이오. 사람이 손님 오면 윗도리를 입어야지. 그런데 저한테 삼배하러 들어오는 사람 보면은요. 떡~ 들어 와가지고 윗도리부터 벗어놓고 그렇게 절하는 사람이 참 많아요. 왜 그러냐 하니까 안에 윗도리를 안 입고 주로 T셔츠 입고 코트 입는 경우가 많죠. 요즘은 그죠? 이러니까 코트는 벗는 거라고 알고 있으니까 벗고 그냥 이렇게 스웨터 입고 그냥 절한단 말이오.
그런데 그건 우리 예법은 아니에요. 우리 예법은 반드시 윗도리가 있어야 돼. 그러고 옛날 전통으로 말하면 스님이 입고 있는 이런 우리 윗도리잖아. 그죠? 이거는 실내 옷이에요. 외출은 저렇게 하면 안 돼요. 반드시 두루마기를 입어야 되요. 이렇게 해도 안 돼요. 예불할 때. 반드시 두루마기를 입어야 되는 거요. 손님을 만날 때도. 그런데 두루마기는 고사하고. 조금 있어 봐. 이것도 벗고 러닝 바람으로 T셔츠바람으로 다 그렇게 한단 말이오. 이거 전부 다 그렇게 되면 이제 또 그게 문화가 되는 거요.
거기서 우리는 예불하거나 어른 손님 만나면 양말 벗어요? 신어요? 신잖아 그지? 빨리빨리 찾아서 신고 내려오잖아. 그죠? 인도는 빨리빨리 벗어야 돼. 경건한 곳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맨발이어야 돼. 그래서 우리는 인도 성지 순례할 때 제일 힘드는 게 신발 벗는 거 아닙니까? 지저분한데. 이런 생각 때문에 못 벗잖아. 갔다가 오면 양말 다 지저분해지잖아. 사실은 거기에서는 그 문화에서는 괜찮아요. 우리가 구두를 신고 양말을 신고 이래서 문제지.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고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 사람들 집에 가보면 바닥이 또 다 흙 바닥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성전의 바닥 정도는 깨끗한 거요. 그래도 사람, 발바닥에는요. 양말이나 뭘 신으면 발에 뭐가 많이 묻지. 맨발로 다닐 때는 똥이 묻든 뭐가 묻든 한참 있다 보면 다 떨어지고 깨끗해요. 처음만 뭐가 붙지, 조금 지나면 다 떨어지고 깨끗해요. 아무 문제도 없어요. 기분이지. 그래서 그 사람들 지저분한 거 같은데 있어보면 약간의 차이죠. 일정하게 묻지 그 이상 지저분한 거는 아니에요. 일정한 데까지 묻지.
여러분들 몸의 때도 마찬가지오. 하루 안 씻으면 깨꼼하고 붓고 이러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자꾸 떨어집니다. 아시겠어요? 자꾸 떨어지면 그 이상은 절대로 안 묻어요. 그러니까 동물들이 목욕 안 씻겨줘도 잘 살잖아. 그죠? 이런 거 다 문화에요. 그러니까 문화니까 제일 좋은 방법은 남 하는 데로 하는 게 제일 좋아요. 남 하는 데로. 우리가 민족이라는 것도 문화공동체거든요. 그 다음에 종교 이것도 문화공동체입니다.
그런데 붓다가 가르치는 거는 문화를 갖고 옳다 그르다 안 가르치고 담마. 문화를 넘어서서 실제의 사실이 어떤가? 그러니까 일종의 불교는 과학 같은 거요. 그런데 종교는 어떤 거냐? 문화를 고집하는 거요. 자기양식. 자기 형식. 그것만이 진리다. 그러니까 이 종교가 물고차고 싸우는 거요. 앞으로 이 문화적 충돌이 많을 거요. 지금 회교하고 기독교하고 싸우는 거는 일종의 문화충돌, 문명충돌이라 그러죠.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이 모든 제사를 지낸다. 천도재를 지낸다. 명절을 쇤다. 하는 이것뿐만 아니라 많은 것, 우리가 옷을 어떻게 입는다. 전부 다 문화에요. 절을 어떻게 한다. 이것도 한 문화에요.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거기에 정성이 중요한 거요. 정성이 중요하다. 문화는 어떤 것이 높고 낮고 옳고 그르고가 없습니다. 그럴 뿐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전 세계를 다니시면서 각각의 문화를 그냥 이해하셔야 돼. 아~ 여기는 절을 이렇게 하구나. 아! 여기는 인사를 이렇게 하구나. 여기는 제사를 이렇게 지내구나.
여기는 꽃꽂고 지내내. 여기는 음식 놓고 지내내. 여기는 물 놓고 지내내. 여기는 하늘보고 지내내. 여기는 나무보고 지내내. 여기 또 장례 치르는 것도 어때요? 문화에요. 여기는 매장하네. 매장하는데도 관속에 넣어서 매장하는 데가 있죠. 어떤 때는 그냥 사람을 묻는데도 있고. 어떤 데는 관에 넣어 가지고 가가지고 묻을 때는 빼고 묻습니다. 우리나라도 충청도 지역이 그렇게 하죠. 경상도 사람이 거기 가서 보면 이해가 안 돼요. 이렇게 다 방법이 틀려요.
풍자. 노천에 놔나가지고 썩어 뼈만 남도록 해가지고 살 다 썩어 떨어지면 지저분한 거 보관하면 안 된다는 거에요. 밖에 3년쯤 놔 놓으면 싹~ 썩어 떨어지고 뼈만 깨끗하게 나와요. 그것만 딱 모아가지고 그래서 장례를 치르는 거요. 우리는 3일장 5일장 이렇게 지내잖아. 그거는 그렇게 놔놨다가 장례를 치르는 거요. 인도는 죽으면 그 즉시 가서 장례를 치릅니다. 날씨가 더워서 아마 생긴 문제겠지. 그래서 농담으로 인도는 기절하면 큰일 납니다.
얼마 전에도 법신스님 얘기 보면 있었다 그러잖아요. 사람이 죽어가지고 바로 매고 가서 불을 밑에서 지피는데 깨어났다잖아. 우리도 옛날에 땅에 묻었는데 깨어났다. 이런 것도 있죠. 그래서 아마 옛날에는 3일 5일 이렇게 기다렸다 치렀는지도 모르죠. 깨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수장도 있죠. 물에다 집에 넣는. 인도는 주로 화장하지만 천민들은 옛날에 시타림 숲에 갔다 버리기도 했고. 지금은 결혼하는 사람들 수장을 많이 합니다. 죽으면 강가강에 가서 보시면.
조장 아시죠? 잘라서 새가 먹도록. 왜 그러냐? 새가 먹고 하늘 높이 날아가니까 빨리 천국에 간다는 거요. 아프리카에 가면 또 뭐 있습니까? 자식들이 다 둘러앉아 먹는 장례식도 있습니다. 왜 아이야야~. 이게 문제라니까. 이게 남의 문화를 인정 안하는 거요. 인상 쓰지 마라니까. 이게 제일 좋은 장례법이오. 왜? 어떻게 나를 낳아준 부모를 그 땅 속에 묻어 벌레가 먹고 썩어지도록 해주느냐 이거야. 그거를 부모를 영원히 내 안에 모셔야 된다. 해서 그걸 다해서 먹습니다. 각자 자식이 나눠서 자기 안에 모시는 거요. 얼마나 효성스러워. 그런데 그걸 갖다 버린다는 거는 부모, 아주 불효한 사람이 되는 거요.
결혼하는 풍속도 마찬 가지오. 사촌이나 오촌이나 친족끼리 결혼하는 게 순수성. 진돗개 같은 경우 순수 혈통 보존하는 거 있죠. 우리 옛날에 진골성골 따질 때 인도에서도 카스트끼리 결혼하는 순수성 유지입니다. 잡종 섞이면 큰일 나요. 쫓겨납니다. 그런데 또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멀리 결혼해야지 가까이 결혼하면 뭐라고 그런다? 짐승만도 못한. 짐승이 그렇지. 짐승이 사촌도 육촌도 친척도 모르고 그러지.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문화에요.
그것도 아프카니스탄 같은데 가면 형이 죽으면 그 부인을 어때요? 동생의 부인이 되지 않습니까? 우리가 생각할 때 ‘야 그거 나쁜 놈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그렇게 안 하면 나쁜 놈이 되요. 그러니까 고아가 없는 거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겠어요? 그냥 거기 가서 또 이렇게 보호하는 거요. 왜냐하면 거긴 여자가 혼자 사는 게 인정이 안 되니까. 그러니까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어머니를 큰형님이 모시다가 큰형님 돌아가시면 어머니를 누가 모셔야 되요? 작은 아들이 모셔야 되잖아. 그지? 그거보고 우응~ 하는 사람 있어요? 없잖아.
그러니까 태어나서부터 그렇게 보고 자라면 그게 진리인 거요. 그런데 다른 방식으로 자란 사람이 그걸 볼 땐 이상한 거요. 그래서 이 세상엔 이상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 아무렇게나 해도 되겠네요? 아무렇게나 해도 되요. 그렇다고 한국사회에서 사촌하고 결혼하겠다 그러면 되요? 안 돼요? 안될 리 없지. 자 봐요. 안 자지는가? 자지겠지. 그런 뜻이 아니라 여기에 다수의 문화에 어긋나는 거요. 문화에.
마찬가지로 지금 인도에 있는 아는 청년들은 예를 들면 석가족이다하면 그 청년이 다른 카스트 사람하고 결혼하면 그 공동체에서는 완전히 나쁜 놈이 되는 거요. 우리가 여기서 동성동본 결혼하면 굉장히 힘들었잖아. 그죠? 그런데 요즘은 그거 풀었어요? 안 풀었어요? 풀었잖아. 문화란 말이오. 그러니까 앞으로 어떤 경우도 우웅~ 하는 건 없어야 되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이건 자기 문화를 고집하는 거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가 있는 거요. 생물이 다양하지 않습니까? 온갖 모양 색깔 빛깔이 있는 것처럼 사람도 사람들의 그 문화 형태도 온갖 모양이 있어요.
제가 있는 인도 수자타아카데미있는 거기는 중학교 되면 다 결혼 안 한 애들이 없어요. 다 결혼을 해. 우리는 중학생이 결혼하면 난리잖아. 그죠? 거긴 안 하면 문제요. 여긴 하면 문제고. 그러니까 우리가 공동체 속에 살 때는 공동체의 문화를 따르는 게 좋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공동체 문화에서 벗어난 행위를 할 때는 용인해주는 게 좋다. 이런 얘기요. 그런데 우리는 남이 하는 건 용인 못 하고 자기는 또 벗어나서 하려고 그러고. 이게 문제지. 용인해주는 힘이 있어야 다양한 문화가 같이 섞여 살 수 있는 거요.
이렇게 까지 얘기했는데도 아마 또 물을 거요. 이건 끝도 없는 질문이오. 제가 이런 비슷한 대답을 끝도 없이 하고, 질문도 끝도 없이 했고, 앞으로도 끝도 없이 나올 거요. 장례는 어떻게 되느냐? 음력으로 해야 되느냐? 묘를 이장하는데 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왜? 우리 오랜 풍습은 이 문화로 이걸 안보기 때문에 그래요. 이것을 담마. 마치 진리인 것처럼 보니까 옳고 그르고를 자꾸 보거든요. 문화에요. 문화는 따라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왜냐하면 공동체라는 비슷하게 그렇게 하기로 모여진 게 공동체요. 거기서 벗어나면 공동체 밖으로 나가야 되는 거란 말이오.
그런데 반드시 그렇게 해야 되느냐?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그렇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꼭 세수를 해야 됩니까? 이렇게 물으면 뭐라고 그래? 그냥 습관이죠. 아침에 세수 안 하면 찝찝하지 않습니까? 그죠? 옛날엔 아침 밥 안 먹으면 서운했는데 요즘은 아침 안 먹는 사람이 많죠. 저녁 먹는 사람이 많죠? 그러니까 뚱뚱해지는 거요. 저녁을 가능하면 안 먹고 아침을 꼭꼭 챙겨먹으면 뚱뚱해지는 거는 거의 막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문화가 바뀌니까 체질도 체형도 또 이렇게 바뀌는 거요.
자~ 문화다. 이 말이오. 좋은 데로 하세요. 답은 이거고. 그 다음에 또 하나의 답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전통문화는 지키는 게 좋다. 그래서 스님은 이걸 꼭 입어야 할 이유가 없지마는 이걸 입는 거요. 이걸 안 입고 내가 있으면 여러분이 모양새 눈에 찍혀 있는데 이게 안 맞는단 말이오. 내가 머리를 기르고 양복을 입고 떡 앉아있으면 눈에 뭔가 거슬리잖아. 그죠? 뭔가 아닌 거 같잖아. 그것 때문에 그 습관 때문에 이렇게 하는 거요. 습관 때문에. 내가 머리를 기른다고 옷을 양복을 입는다고 달라질게 뭐가 있겠어요?
능히 그래도 되지마는 굳이 또 그렇게 꼭 해야 할 이유가 없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항상 하는 거요. 좀 불편하지 않습니까? 불편할 때도 있어요. 그러나 불편한 게 이것만 있어요. 이 세상에? 불편한 게 많은데. 이게 많이 불편하면 고쳐지고, 견딜 만 하면 그냥 가는 거요. 그래서 내 다음세대는 알아서 고치도록. 불편한 거는 고쳐도 괜찮겠지만 나는 뭐 내 살 때까지는 그냥 살라 그래요. 내 세대까지는. 나머지는 자기 들이 알아서 할 거고.
뭐 굳이 고쳐야 할 만한 그런 필요성을 못 느끼거든요. 역시 이렇게 입고 또는 이런 옷, 이런 모양, 이런 형식을 갖고 인도에 가거나 미국에 가면 사람들이 좀 이상해 보여요? 안보여요? 보이죠. 그래도 뭐 백악관이든, 국회든, 의회든, 국무성이든 다 이렇게 다녀. 그냥. 여기서 다니듯이. 뭐 특별하게 내가 뭐 이걸 바꿔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입어야 할 이유도 없지마는. 입고 있는 거니 그냥 가는 거요. 자기들도 눈에 거슬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겠죠? 왜? 항상 그런 모양을 하고 오니까. 여러분도 아랍사람들 보면 허여니 두르고 두루마기 같은 거 입고, 보면 좀 이상하죠.
우리 사회에 길거리 그런 사람 맨날 다니면 나중에 자연스러워지는 거요. 우리는 외래문화에 대한 수용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오. 왜? 단일민족으로 있었기 때문에. 요즘은 기독교가 들어와 종교문화가 좀 섞여 갈등이 있죠. 그걸 제외하고는 그래도 비슷한 편이오. 여러 인종. 여러 종교. 여러 언어. 이런 것들이 섞여 살면 이제 문화를 진리로 보는 고집은 없어집니다. 아 저건 옷 모양이 저렇고, 사람 피부빛깔이 저렇고. 말이 저렇고. 이렇게 수용해 내는 힘이 생기죠. 그러면 이런 질문 없어질 거요. 우리는 워낙 단일하게만 살아놔 놓으니까 문화를 곧 객관적 진리로 본다. 이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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