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 째 의류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구요 저희 매장에 직원이 8명 정도 있고 알바가 15명 정도 있어요. 그래서 다른 매장보다 알바 시급이 높은 편이라서 기본적으로 올리기만해도 직원들이 바로 충원되는 상황에 있습니다. 알바들이 처음에는 되게 열심히 일을 해요. 그러다가 적응이 되고 돈도 많이 주니까 시간 때우면서 일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모습을 보면 같은 돈 받고 열심히 일하는 알바도 있는데 되게 좀 불안하지 않느냐는 생각에 알바들을 잘라야하나 아니면 수업시간에 6화합이라고 배우는데 이 사람들을 교화시켜서 열정을 불어넣어서 같이 사람을 만들어야하느냐 이런 고민이 있습니다. 보통 능구라고 하는데 같이 꾸준히 하고 싶긴 한데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 추구가 우선이지 않습니까? 근데 그 친구들을 가만히 두면 돈이 뚝뚝 소비되는 부분이고, 그래서 만약 제가 사장이 되고 나중에 직원을 고용할 수 있을 텐데 사장은 어떤 마음으로 직원을 대해야 하는지 궁금하구요.
두 번째는 직원입장에서 편안하게 자기 마음이 일할 때 만족할 만큼 일을 해야 행복하다고 말씀을 하신 걸 들었는데 그렇게 일을 하다보면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약간 답답하다.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직원이 자기를 위해서 혼자 답답하게 일 하는 게 그게 이기적인지 아니면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사장이 봤을 때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궁금합니다.//
내가 30대 초반이었어요. 문경 가면 봉암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절에 제가 부목으로 들어갔어요. 부목이라는 것은 머슴으로 들어갔다. 가서 주로 하는 일이 변소 치우고, 그 다음에 불 때고, 밭일 하고, 산에 가서 나무 해오고, 화장실 치우고 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부목이라고 그래요. 부목. 머슴살이다 이 말이오. 거기 가서 내가 “누구네” 하는 것을 다 버리고, 사복을 입고, 머슴살이를 했다.
그런데 거지가 한명이 절에 동냥을 얻으러 왔어요. 돈을 얻으러 왔어. 그래서 내가 가만히 보니까 육신이 멀쩡해요. 신체가. 그래서 내가 보자고 그래서 “너, 몸도 건강한데 이렇게 맨날 얻어먹으면 어떻게 하느냐? 그러니까 여기서 나하고 일을 하자. 일을 하면 월급을 준다.” 그때 30만 원 정도 받았는데, “한 30만원 내가 절에다 얘기해서 줄 테니까 여기서 일을 하자.” 그랬어요. 그랬더니 이 사람이 “그럼 그러겠다.” 몸에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나요. 냇가에 가서 씻고 옷 갈아 입혀서 내가 자는 조그마한 방에서 둘이 같이 자게 되었는데,
둘이 같이 낮에 일을 하잖아요. 그럼 만약에 재래식 변소는 똥물을 통에다 퍼서 어깨에 매고 옮긴단 말이오. 그러면 나는 보통 통에 한 80% 정도 이렇게 담아서 낑낑대면서 옮기는데, 얘는 딱 20%정도 담아서 옮겨요. 그래서 내가 “너 아무리 남의 일이지만, 이렇게 게으르게 하는 것은 옳지가 않다. 사람이 일을 할 때는 내일 너의 따지지 말고 사실은 양껏 일을 해야 되지 않느냐.” 내가 이렇게 충고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나한테 뭐라고 그러냐?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노가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노가다의 재산은 오직 몸뚱이 하나 밖에 없다. 그런데 그러다가 네가 몸살이라도 나서 몸뚱이를 못쓰게 되면 너는 일당을 못 받는다. 네가 잘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많이 매고 다니면 몸에 과로가 오지 않습니까? 그게 아프다 이거야. “그래도 그렇지. 그러면 딱 일을 제대로 하고, 그러면 잠깐 쉬면되지 않냐. 몸이 고단하면. 어떻게 사람이 통바닥에 깔아 살랑살랑 다니냐?” 그랬더니 “너 주인 마음이 어떤지 모르구나.” “어떤데?”
“네가 아무리 가득 담아서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네가 잠시 앉아서 쉬고 있을 때 주인이 보면 눈꼴시리다”는 거요. 노동자가 앉아서 쉬고 있는 것을 보면. 이유가 어떻든 간에. “그런데 나처럼 이렇게 가볍게 넣어서 하루 종일 다니면 나도 좋고, 주인보기에도 좋다는 거요. 주인 보기에도. 쉬는 적이 없이 계속 움직이니까, 그럼 이것은 주인도 좋고 나도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데, 너는 왜 주인도 눈 아프게 만들고 너도 고단하게 만드냐?” 그런 얘기를 했어요.
그때는 그게 이해가 안 되었어. “짜식, 게으르니까 온갖 변명을 한다.” 이랬는데, 내가 조금 더 머슴살이하고 노가다를 해보면서 “아, 그게 일리가 있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하다가 보름 만에 몸져 누었거든요. 결국은. 이것을 가지고 우리가 자기가 질문을 하니까 내가 이 얘기를 하는데,
사람에 대한 평가를
절대 평가를 해야지
상대평가를 하면 안 돼요.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전국에서 1등하는 애 30명을 뽑아서 한반을 편성하면 꽁지 나오겠나? 안 나오겠나? 그럼 전국에서 꽁지 하는 애 30명을 뽑아서 한반을 편성하면 일등 나오겠나? 안 나오겠나? 그래. 그럼 잘하는 애 30명 중에 꽁지 하는 애가 못하는 애 30명 중에 1등하는 애보다 실질적으로는 공부를 더 잘하나? 못하나? 더 잘하잖아. 그러니까 그 매장에 있는 학생들이 알바생이 그 사람이 예를 들면 ‘한 달에 100만원 받는다.’ 그러면 ‘100만원 받는 알바생이 어느 정도 일을 하면 제값을 한다.’ 절대치가 있어야 돼. 대강의 절대치가.
그런데 그 10명을 상대적 비교를 해서 얘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더 열심히 하는 애하고 비교하면 얘는 노는 것 같잖아. 이렇게 하면 끝이 없어. 아무리 열심히 하는 알바생 10명을 모아놔두 게으른 놈이 있는 거요. 아무리 게으른 놈 10명을 모아놔도 부지런한 놈이 있다. 이렇게 되는 거란 말이오. 자기가 보고 어떤 애는 열심히 하는데, 어떤 애는 게으르게 한다. 이게 맞지가 첫째 않다는 거요. 상대적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그 게을러 보이는 애가 정말 게으른지 나처럼 통에 물을 가득 담아서 옮겨놓고 좀 쉬는지, 그 부지런한 애가 계속 20%만 담아서 깔랑깔랑 하면서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하는지 그것은 상당히 유심히 관찰 안하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노가다를 오래해 보면, 주인도 좋고 나도 좋은 길을 거지는 터득을 한 거요. 오래 해보면서 터득 한 거란 말이오. 그런데 우리는 절대적으로 ‘부지런해야 된다.’ 이런 관념만 가지고 있지, 결국은 그 똥을 하루 만에 치느냐? 이틀 만에 치느냐하는 것은 별로 중요 안 해. 어떻게 생각해?
어차피 그 똥 치우는 거로 주인도 좋고 일하는 사람도 좋으면 안 되나? 그게 뭐 하루 만에 치우면 어떻고 이틀 만에 치우면 어때? 그게 절대치가 이틀만에 치워야 될 것인지 3일만에 치워야 될 것인지가 뭐가 중요해. 서로가 좋으면 되지. 쟤는 부지런히 쳐서 3일 만에 쳤구나. 이게 중요하지. 내가 하루 만에 그것을 다 치우고 하루 놀아봐라. 나는 몸 나빠지고 그 사람은 기분 나쁘고 주인은 기분 나쁘고 그렇지. “자식 저거 하루 만에 다하고 괜히 이틀치 월급 줬네. 하루만 줄걸.” 이런 생각이 들 거 아니오.
그래서 인도에 가면 이런 일이 있어요. 인도에 가면 어떤 일이 있냐? 물건을 사는데 염주 같은 경우야. 전단향 염주야. 한국에서는 만원해요. 그런데 인도에 가면 5천 원해요. 절반 값이야. 그런데 깎아 3천원 주고 샀어. 기분 좋게 올라와. “스님, 이거 얼마 줬게요?” “얼마 줬는데?” “3천원 줬어요.” “이게 얼마짜리인데? 한국에서 만원하는데도 5천원 달라는데 내가 2천원 깎아 3천원 줬어요.” 기분 좋게 있어요. 조금 있으면 또 한사람이 염주 사와. “얼마 줬니?” “2천 원요. 4천원 달라는 것을 제가 절반 깎아 2천원 줬어요.”
그럼 먼저 샀던 사람이 아까 그렇게 싸게 사서 기분 좋던 사람이 “자식 나한테 속였잖아.” 이래요. 조금 있으면 또 한 사람이 올라와. “얼마 줬니?” “천원 줬어요. 2천원 달라는 거 내가 간다니까 천원에 사가라고 줍디다.” 그러면 앞에 3천주고 산 놈 난리요. “자식 나한테 3배나 바가지 쳤다.” 그런데 물건이 정가가 없습니다. 이거 알아요? 인도 사람들은 “이거 얼마요?” “그럼 얼마해라.” 이렇게 흥정하면 상대가 뭐라 그러냐? “너 얼마 줄래?” 이래요. 대부분. “너 얼마 줄래?” 이렇게 물으면 이러면 답하기 굉장히 곤란해요. 배짱이 있어야 “야, 10원” 이렇게 할 수 있는데, 그 말을 못해. 한국 사람은 쫄아서 주로.
그래서 말을 한하고 있으면 “그럼 너 가져라.” 이래요. 그럼 가져 가버리면 되는데 못 가져가. 그러니까 그 물건의 값은 본래 없어. 그러면 장사라는 것은 뭐냐? 서로가 팔 사람도 팔아야 되겠다. 사는 사람도 잘 샀다 싶은 게 뭐다? 가격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정찰제에 익숙하다 보니까 혼란스러워 해요. 본래 물건에는 가격이 없어요. 매기는 게 가격이오. 그러니까 ‘부지런하다’ ‘게으르다’ 하는 것도 본래 없어. 상대적인 평가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돈 백만 원 받아 아르바이트 애들이 그 정도만 하는 것도 잘하는 거지 뭐.” 이러면 다 열심히 하는 거고, 특별히 잘하는 애가 가끔 있다. 이렇게 보는 거고, 자기가 요새 한둘 애만 제대로 일하지 나머지는 10에 8명은 다 게을러. 이러면 10에 8명은 게으른 거요. 8명이 대충하고 한두 명이 부지런할 때 평가를 “아이고, 요즘 애들도 부지런한 애가 한둘이 있데.” 이렇게 보면 한둘이 특별한 거고, “요즘 애들은 한둘이나 제대로 하고 10에 8은 게을러 빠졌어.” 이러면 8명이 문제가 되고 이런 거요. 자기가 보기 나름이오.
그런데 인간의 심리가 이래.
무릇 주인이라는 것은
많이 일하고 돈을 조금 가져가기를 원하는 거요. 모든 주인은.
모든 종업원은
조금 일하고 많이 받기를 원해.
그 사이에 서로 타협해서 결정이 되는 거요. 그래서 어떤 게 많다 적다 할 수가 없어. 그러면 종업원은 직장을 오래 갖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된다? 그 직장에 오래있고 싶으면? 이직 안하고 그 직장에 오래 있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된다? 일 많이 하고 월급 조금 받으면 되요. 그럼 주인이 내쫓을까? 안 내쫓을까? 안 내쫓겠죠. 그래서 주인이 잡아요. 그래서 종업원 하면서도 갑질할 수 있어. “마음에 안 들면 간다.” 이러면 되요. “아이고 아이고 있어라. 있어라. 조금 더 줄게.”
그런데 주인도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숙련된 종업원이 오래 있을수록 사업이 잘되겠죠. 그러려면 어떻게 하면 된다? 일은 조금 시키고 월급을 많이 주면 되요.
그러니까 진짜 사업 잘하는 사람은
자기가 딱 계산해보고 다른데 보다 월급을 많이 줘요.
그러면 우수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잡을 수가 있어요.
진짜 현명한 노동자는
일을 많이 하고 월급을 조금 받아요.
그러면 종업원이지만 갑질 하면서 목에 힘주고 살 수 있는 거요.
그러면 자기 직장을 오래 하는 거요.
그러니까 원리가 기본 인간 심리가 그렇기 때문에. 그런데 우리는 일은 조금하고 월급은 많이 받기를 원하거나, 일은 많이 시키고 월급을 조금 가져가기를 원하는 것의 충돌이 갈등이란 말이오. 그러니까 그것을 반대로 적용하면 종업원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용자는 어떻게 고용을 해야 사업이 잘 될지 원리를 찾을 수가 있는 거요. 그러니까 자기가 종업원일 때든 사장일 때든 이런 자세를.
자기가 종업원 한번 해 봐. 월급을 많이 받고 싶잖아.
자기가 사장한번 해봐. 월급을 조금 주고 싶지.
내가 물건을 한번 사 봐. 가능하면 깎고 싶지.
내가 뭘 하나 팔아봐. 가능하면 더 사고 싶지.
그 사이에 결국 우리가 서로의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는 거란 말이오.
그러니까 빨리 팔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 값을 조금 늘려 팔아버리면 되고, 빨리 사고 싶으면 조금 높여서 값을 줘버리면 빨리 산단 말이오. 그래서 우리가 부동산 같은 것 살 때도 살 때 마음에 들면 조금 더 주고 사야 딱 제 물건을 살 수 있고, 물건을 팔 때는 빨리 팔아버리려면 약간 떨어뜨려 팔아버려야 빨리 판단 말이야.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이래요. “아이고 집에 안 팔리는데 스님, 팔리는 부적 하나 적어주세요. 무슨 기도하면 빨리 팔립니까?” “예. 뭐 그만한 일에 부적이나 기도가 필요하나? 쉬워. 그건 절할 필요도 없어.” “어떻게 해요?” “값을 딱 떨어뜨려 내놓으면 금방 팔려.” 제값 받고 팔려면 시간을 좀 끌어야 돼. 2~3년, 5년 기다려야 돼. 그 다음에 헐값에 살려면 기다려야 돼. 내가 가격을 정해놓고 그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요.
내가 물건을 빨리 살려면 조금 돈을 많이 줄 생각을 해야 되는 거요. 그래서 저는 돈이 없는데 좋은 물건을 사고 싶기 때문에 항상 10년 정도 봐요. 어디를 정해놓고. 그러면 경기순환구조가 있기 때문에 한 10년 정도 지나면 떨어지지. 남 갖다 버릴 때 사고 그렇게 하면 늘은 거요. 그러니까 많이 보면 가끔 그렇게 헐값에 나오는 게 있고, 오래 보면 헐값에 나오는 게 있고, 팔 때도 마찬가지에요. 오래 기다리면 누가 급한 사람이 있어서 살 때는 이렇게 돈을 더 주고 사가는 사람이 있다는 거요.
그것은 재수가 아니에요. 원리하고 관계있는 거지. 그러니까 우리는 자꾸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살기 때문에 인생살이가 피곤한 거요. 그런데 요런 원리를 알고 대응을 하면 종업원을 해도 편안하고 사장을 해도 편안하고 사업도 잘 돼. 남이 볼 때는 “저래서 사업되나? 바보 아니가?” 싶지만 그렇지 않아.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현명한 사람이다. 이런 것 까지 가르쳐줘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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