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민은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서 저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을 많이 피곤하게 만든다는 건데요 특히 제 지식의 밑천이 드러나거나 논리의 허점이 보이는 순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과제를 할 때도 내용의 콘텐츠도 준비도 물론 열심히 하지만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질의응답 시간 5분을 위해서 3일 동안 거짓말안하고 밤새고 그래서 그에 관련된 사건이나 판례라든지 상관없는 경제적 파급 효과라든지 다 찾아보고 그게 준비가 안돼있으면 미친 듯이 불안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만해도 알겠다. 병이야. 병. 불안증, 결벽증 하는 병이에요. 좋은 거 아니오. 그러면 완벽하게 준비한다는 게 나쁜 건 아니에요. 그것은 좋은 거예요. 그런데 그것을 하는 동안에 불안하다. 그럼 그것은 병이에요. 방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은 괜찮은데, 그것을 청소 안하면 불안하다. 그릇을 깨끗이 씻는 것은 좋은데, 씻어놓고 또 불안해서 또 씻고, 씻어놓고 또 불안해서 또 씻고. 그것은 뭐라고? 병이에요.
걸레 남이 빨아놓은 것 가져가서 또 빨고. 그건 뭐다? 병이에요. 두 가지 병이 겹쳤어. 결벽증. 심리적으로 병입니다. 그 다음에 불안증. 그게 육체병 정도로 하면 어느 정도 병이냐? 감기정도의 병이에요. 완전히 입원치료 받을 병은 아니고, 가서 테스트를 해보면 약간 불안증이 있다. 약간 결벽증이 있다. 그럴 때 방법은 두 가지에요. 혹시 몸에 어떤 물질의, 신경을 불안하게 만드는 어떤 물질분비가 조금 많아서 그렇다. 그러면 그것은 약물치료를 받으면 되요.
그럼 금방 가라 낮아요. 예를 들면 막 불안할 때, 약을 먹으면 그냥 편안해져요. 여러분들 어떤 음식 같은 것 잘못 먹거나 이랬을 때 몸에 열이 나고 그냥 안절부절 안절부절 못할 때 그럴 때 가끔 없어요? 이유 없이 불안하고 이럴 때. 그럴 때는 대부분 심리적인 것 보다는 물질적인 분비이상으로 심리적 불안이 일어나는 거요.
그다음에 아까 얘기한데로 정신적으로 어떤 그러한 결벽증 때문에 불안증이 일어날 때는 그것을 자꾸 연습을 해야 되요. 그러니까 그릇을 두 번 세 번 씻는 버릇이 있다 그러면, 그냥 한번 씻고 먹어보고, 된장 묻었는데도 커피 받아서 먹어보고, 왜냐하면 된장 묻었는데 커피 받아먹는다 그래서 위생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잖아. 제 말 이해하셨어요? 어차피 요기 넘어가면 밥 먼저 먹고, 물 나중 먹고, 커피 나중 먹고, 과일 나중 먹어도 여기가면 다 석이나? 안 섞이나? 섞여요.
그러기 때문에 밥그릇에다 된장 넣고 밥 넣고 물 넣고 커피 붓고 우유 붓고 이래서 먹어도 마찬가지요? 안 만찬가지요? 위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거요. 그러니까 위생적으로 나쁘게 더럽게 하라는 게 아니라, 그런 결벽증은 이렇게 자꾸 해봐야 되요. 그리고 방도 청소 안하고 놔놓고도 좀 살아보고, 이렇게 해서 거기 적응을 해야 되요. 그러면 괜찮아져요. 그러니까 자기가 잘 보이려는 것도 있는데, 지금 딱! 기본만 준비하고 나처럼 이렇게 질문은 물으면 “모른다” 그러면 되요. 아시겠어요?
그것을 모르는 것을 자꾸 아는 척 하려니까 엄청나게 불안한 거요. 힘이 들고. 그런데 내가 공부는 10개 준비하면 10시간이면 딱! 준비하는데, 뭘 물을지 모르는 것 갖고 준비하려면 100시간 준비해도 부족하잖아. 그죠? 그럴 때는 그냥 하는 게 제일이오. 물으면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면 되는 거요. 제일 답이 간단해요. 알면 말이 많은데. 저도 알면 말이 많은데 모르면 말이 없어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면 되요.
그러면 “모르면 어떻게?” 해면 “내일 알아오겠습니다.” 이러면 되는 거요. 그렇게 자꾸 연습을 해봐야 돼. 오늘부터 해 봐요. 가서. 기본만 하고 질문에 따른 것은 뭐한다? 하지 말고 그냥 가보는 거요. 좀 불안하더라도. 그래서 물으면 뭐라고 한다? 다 모르는 것은 아니고 가끔 아는 것도 있나? 없나? 있는 것은 대답하고 모르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 준비해 오겠습니다.” 그렇게 3번 4번 5번 10번 하면 없어져요. 없어지거나 불안이 작아져요.
저도 저 자신의 원래 성격은 일단 100미터 달리기를 한다 그러면 저 앞에 줄이 있는데, 내 차례 오기 전에 화장실을 3번 이상 갔다 옵니다. 갔다 왔는데 또 오줌 누러, 갔다 왔는데 또 오줌 누러. 초등학교 들어갔는데 우리는 동네별로 애를 하나씩 붙어 싸움을 붙여요. 하나 코피 터질 때까지 싸우는데, 내 차례가 되면 수업 끝난 뒤에 가서 강변에 가서 싸우는데 하루 종일 불안해요.
막상 딱 주먹 한 대 맞으면 그다음은 없어지는데, 하루 종일 “위로 때려야 되나, 밑으로 때려야 되나, 이래야 되나 저래야 되나.” 그 다음엔 앞에 이렇게 서면 불안해요. 그런데 이것은 자꾸 이렇게 와서 연습을 하면, 불안하다고 안하면 그게 극복이 안 되고, 자꾸 하면 극복이 되는 거요. 그런데 체질적으로 선천적이라고 그러죠? 어머니의 약간 불안심리 때문에 선천적으로 있기 때문에, 아무리 내가 오래 해도 처음에 나올 때는 약간 싫어요.
불안해서 어떻게 덜덜 떨고 이것은 아닌데, 이런데 강연 나올 때 마음이 나가고 싶나? 안 그래요. 싫어. 별로. 그런데 자꾸 하면 약간 내가 예민하게 별로 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래서 대중 앞에 얘기도 잘하고 이러지만, 원래 내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그래서 이렇게 대중 앞에 있을 때가 아니고 나 혼자 있으면 옆 사람하고 거의 말 안합니다.
옛날에 어떤 분이 스님하고 얘기하면 재미있겠다고 자기가 운전을 자원했어요. 그러면 스님하고 차타고 다니면서 계속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 딱! 차타면 자요. 내리면 가서 강연하고, 타면 또 자요. 3일 하더니 성질을 팍~ 내고 그냥 가버렸어. 사람 무시한다고. 그래서 제가 아무나 운전하는 차 안타요. 혼자 있으면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해요. 혼자 있는데 할 말이 없지. 가까이 있는 사람하고 별로 얘기 안 해요. 업무 얘기가 아니면.
그러니까 사람이란 기질이 있는데, 그게 기질이 거의 잘 안 바뀌어요. 이렇게 많이 연습을 하면 거의 남이 볼 때는 없는 거 같아요. 남이 볼 때는. 그런 것은 극복한 사례고, 어떤 사람은 사람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있잖아. 그죠. 그런 사람은 본래부터 그런 거고, 우리도 연습해서 이렇게 편안한 거지, 실지로는 그렇게 썩 내키는 일 아니에요. 스님이 늘 여러분들하고 얘기하고 이러니까, 스님은 강연 같은 거 이런 것을 좋아하는 줄 알죠. 안 좋아해요. 물으니까 하지.
그래서 혼자서 강연하라면 어떤 때는 할 말이 없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 물으면 10시간이라도 하는데, “좋은 말 좀 해주세요.” 이러면 “좋은 말!” 이러고 말아요. 며칠 전에 “수고했다고 격려 좀 해주세요.” 그래서 내가 “격려합니다.”이랬어요. 무슨 말을 해? 할 말이 아무 생각이 안 나는 거요. 그러니까 자기가 자꾸 불안증을 연습을 해야 되요. 알았죠? 스님 시키는 대로 다 해가지 말고 그냥 안 해가 버리세요.
그러니까 아까도 얘기했잖아요. 상대적 평가에 너무 연연하는 거요. 학교 선생을 하면 거의 선생님들이 이러거든요. 30명 중에 꼭 한두 명 때문에 하기 싫다는 거요. 한두 명 때문에. 그 놈만 없으면 수업하는 게 재미있을 텐데. 그런데 그 둘이 없으면 또 둘이서 또 그래요. 상대적 평가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사는 데는 항상 어디나 다 마찬 가지오. 그러니까 말썽을 세게 피우는 애가 하나 있으면 29명이 다 착한애가 되는 거요.
그 세기 피우는 애가 없으면 절반만 착하고 절반은 안 착한데, 세게 피우는 애가 하나 있으면 나머지는 다 뭐한다? 29명이 착하게 되는 거요. 그런 것처럼 자기가 자꾸 연습을 하면 되요. 그러니까 자기 같이 결벽증이 있는 사람은 대충 하는 것, 대충 하는 사람은 좀 꼼꼼하게 하는 훈련을 해야 되지만, 자기는 어떤 훈련을 해야 된다? 대충하는 것. 청소도 대충하고 공부도 대충하고 성적도 푹 떨어져도 보고.
학교 다닐 때는 1등 2등 굉장히 중요하는 것 같지만, 이렇게 늙어 고등학교 때 돌아보면 그거 더 받으면 뭐하고, 덜 받으면 뭐하고. 조금 더 받았다고 해서 내 인생이 달라졌을 거 같아요? 별거 아니오.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그냥 별로 중요 안 해요.
거기 전전긍긍하면
물론 조금 더 나을 수는 있는데,
평생 괴롭다가 죽어요.
오늘부터 조금 연습을 해요.
제 얘기가 대충 하라니까 공부를 하지마라. 이런 얘기로 들려요? 아니에요. 그냥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이렇게 하지 말고, 남을 자꾸 평가하려고 하지 말고. 그런데 계속 그러거든, 나보다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내가 잘난 사람이 되는 거 아니오. 그죠? 그러니까 그 사람 자꾸 나무라지 마세요. 그 사람이 있어서, 직장에 여러분들 후배가 나보다 일을 못하면 여러분들 굉장히 행복한 거요.
그게 나보다 일 잘하면 내 자리 뺏어요. 아시겠어요? 못하는 거 좋아요. 한번 가르쳐서 못해야 그게 내 자리 오래 지키지. 안 그래요? 또 잘하면 그거 갖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불안해 할 필요 없어요. 잘하면 좋잖아요. “먼저 올라가라.” 그러면 되지. 먼저 올라가봐야 죽기 밖에 더하겠어요? 인생이 앞에 가봐야 최종착역은 뭐다? 죽는데 뭐 그렇게 기를 쓰고 빨리 가려고 그래요.
그래서 승진을 하려고 애를 쓸 필요 없어요. 그러면 동료하고 경쟁해야 되고, 짓밟아야 되고 이러잖아. 최선을 다하되 평가는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딴 사람이 하니까 맡겨요. 이거를 옛날 사람들은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 이렇게 표현을 했어요. 내가 관여할 일 아니다. 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나머지는 그 사람들 알아서 할 일이다. 이렇게 편안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이 얘기요. 으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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