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 셋을 둔 엄마입니다.
평소에는 아이들과 신랑을 위해서 집안 살림과 아이들을 열심히 보살피는데
성격이 좀 외향적이라 모임이 많습니다.
특히 술자리를 좋아해서 한 번 나가면
아이도 생각 안 날 정도로 절제가 잘 안 돼서 가정에 불안감을 조성합니다.
그래서 신랑과 자주 다투고, 아이들은 저를 비난하고,
저는 또 무시당하는 게 싫어서 짜증을 냅니다.
신경정신과에서 알코올 문제로 치료받기도 했고
예전에 가본 점집에서는 신기가 있다고 해서 교회에도 3년 동안 꾸준히 다녔는데
그때뿐이고 항상 제 마음에는 공허함과 분노가 일어납니다.
제가 마음을 다잡아 가정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욕심이 너무 많습니다.
술 먹고 취해서 남편하고 싸우고, 애들한테도 비난받는다고 하면서
나도 편안하고, 애들도 남편도 편안한 방법을 원하고 있어요.
스님이 무슨 신도 아니고
그런 요구를 어떻게 한꺼번에 들어줄 수 있습니까?
너무 원하는 게 많으면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우선 한 가지만 명심해 보세요.
어릴 때 부모님 때문에 아이의 심리가 위축되거나
상처를 받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힘들게 살아가게 되잖아요?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엄마가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하면
엄마 자격이 없는 겁니다.
그러니 남편에게 ‘나는 엄마로서 자격이 없다’ 하고 사표를 내세요.
아이들에게 새엄마를 구해주든지, 남편에게 구하라고 하든지 해야죠.
아이들이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 상처 없이 자라기가 어려우면
남편하고 의논해서
전문가들이 아이들을 보살펴 줄 수 있게
질문자가 양육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 합니다.
나 혼자의 인생이라면 그런 증상이 있더라도 괜찮아요.
질문자도 술을 먹고 싶어서 먹나요?
속이 답답해서 친구와 어울리다 보니까 술에 빠지게 되는 거겠죠.
나쁜 짓을 하려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스트레스가 있으니까 그런 일이 생기는 겁니다.
한 인간으로 보면 질문자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러나 세 아이의 엄마로서는 자격이 없습니다.
엄마는 목숨을 버려서라도 아이를 보살펴야 합니다.
물론 ‘나도 내 인생이 있지 않느냐?’하고 말할 수는 있어요.
그러나 아이의 엄마라면 아이가 우선입니다.
여성의 권리를 포기하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생명이 어릴 때는 어미가 자기 목숨을 버려서라도
새끼를 보호하는 것이 모든 자연계의 원리입니다.
병아리를 한번 건드려 보세요.
옆에 있던 어미 닭이 막 덤빕니다.
새끼를 보호하고자 하는 모성애가 작용하기 때문에
각 생물종이 소멸하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는 거예요.
질문자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세 아이의 엄마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합리화해서는 안 됩니다.
개선이 어려우면 양육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안 주려면
‘술자리에는 절대 안 나간다’ 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는 도저히 못하겠거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짓은 안 해야 되겠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밥은 좀 못해 주더라도
빨래는 좀 못 해주더라도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확실한 입장을 가져야 합니다.
못 견딜 정도로 불안하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세요.
관점이 딱 잡혔어요?
안 그러면 양육권을 빨리 포기하셔야 합니다.
...
양육권을 왜 포기하지 않으려고 그래요?
양육권을 포기하면 마음껏 살아도 돼요.
술 먹고 놀아도 괜찮다니까요.
...
엄마니까 아이를 위해 희생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양육권을 포기하면 마음대로 살아도 됩니다.
‘왜 여자라는 이유로 희생하며 살아야 합니까?’ 하고 생각한다면
마음대로 사세요.
대신에 양육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윤리와 도덕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의 엄마가 되겠다고 선택했으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그러니 도저히 힘들면 술을 먹지 말고 정신과 병원에 다니든지,
절이나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든지 해서 극복을 해야 합니다.
지금의 행동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줍니다.
이 문제로 부부가 싸우면 아이들의 심리가 불안해져요.
술 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
‘아, 이것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 하고 자각해야 합니다.
그 충동에 따라가면 안 돼요.
충동을 몇 번만 극복하면 그다음에는 극복하기 쉽습니다.
충동이 일어날 때는 절을 하든지, 기도를 하든지, 병원에 가든지 해서
충동대로 따라가지 말아야 합니다.
도저히 안 되면 어떻게 하라고요?
...
내 아이란 것이 따로 없어요.
어떤 아이도 태어난 아이는 상처 없이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남의 아이라고 해서 상처를 줘서도 안 되고
내 아이라고 해서 내 마음대로 상처를 줘서도 안 돼요.
아이는 독립된 생명입니다.
그것이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관계하지 말고
모든 아이는 상처를 입지 않도록 우리가 보살펴야 합니다.
...
양육권을 포기해도 된다고 했는데도 질문자가 그 길을 선택한 거예요?
...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상황에 부닥쳐도, 어떤 조건에 놓여도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안 죽고 살아있다면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너무 지레짐작하거나, 포기하거나, 괴로워하지 말고
지금 여기 나에게 깨어있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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