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년 2개월 동안 다닌 직장에 사표를 냈습니다.
지난 두 달 사이에 사표를 세 번 썼어요.
첫 번째, 두 번째는 사장님과 대화를 해서 풀었는데,
그 사이에 업무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제 생각과 윗분들의 생각이 다르니까
순간 욱하는 마음이 올라와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업무 문제로 저를 유령 취급하는 것 같아서
내일부터 안 나오겠다고 당당하게 말씀드리고
다음 날부터 회사에 안 나갔습니다.
사표를 쓴 일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화가 올라올 때 조금 참아도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에 대해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33년째 담배를 피우고 있어요.
끊을 생각도 안 해요.
이 사람이 착한 사람인지 이기적인 사람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23년 동안 같이 살았는데
어떤 때는 착하고 어떤 때는 아주 이기적이고 배려심도 없어요.
담배를 끊으라고 아무리 말해보아도
금연에 대한 노력을 하나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폐암이라도 걸리면
뒤치다꺼리는 딸이랑 저랑 해야 하잖아요.
남편이 담배를 끊게 하는 방법을 좀 가르쳐 주세요//
제가 좀 속된 말로 해도 되죠?
질문자는 성질이 더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욱하는 마음에 일을 때려치우면
자기가 손해이지 아무도 손해 볼 사람이 없어요.
그리고 집에서 같이 사는 사람이 많이 힘들죠.
어쩌면 질문자의 그런 성격 때문에
착한 남편이 울화통이 터져서 담배만 뻑뻑 피우는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성질이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처럼 욱하면 눈에 뵈는 게 없고
자기의 감정을 자기가 감당하지 못하는 정도가 되면
병이라고 봐야 해요.
그냥 성질이 더럽다는 정도가 아니라
감정 조절이 안 되는 ADHD와 비슷한 증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인도 몸에서 어떤 호르몬에 의해 자극을 받아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요.
이것은 수행과 병원 상담을 통해 고쳐야 합니다.
신경정신과에 가서 전문의와 상담하면
신경이 흥분되는 것을 안정시키는 약을 줍니다.
그걸 먹으면 증상이 좀 가라앉습니다.
...
근본적인 문제는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욱해서 사표를 던진다든지, 이혼하자고 한다든지, 사람을 때린다든지
이런 행동은 막아야 하겠죠.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자칫 잘못하면
남을 해치는 일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런 이유로 인해
묻지마식 총기 난사 사건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질문자는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부류에 들어가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공황장애 약을 먹어서 어느 정도 조절이 되고 있다니까 다행이에요.
그래도 욱하는 마음에 사표를 던질 정도라면
의사와 상담해서 약을 먹으면
극단적인 행동을 안 하게 됩니다.
일단 약을 꾸준히 먹고 치료를 하셔야 해요.
그리고 절을 많이 해야 합니다.
네. 엎드려서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는 절을 많이 해야 합니다.
‘저는 부족합니다.
제가 모자랍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되뇌면서 절을 해야 해요.
질문자는 욱하는 성질이 올라오면
‘내가 옳다’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천하에 뵈는 게 없고
사장 앞에서도 거리낄 것이 없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제가 부족합니다’, ‘제가 틀렸습니다’ 하고
절을 많이 해야 좀 숙여집니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이 정신과 약을 먹으면
극단적인 행동을 안 할 뿐이지
근본적인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절만 한다고 고쳐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욱할 때는 절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게 되니까요.
그래서 한편으로 약을 먹어서 응급 처방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절을 해서 근본적인 치유를 해야 합니다.
매일 108배 절을 하면서
한 번 욱하는 성질이 올라올 때마다
벌칙으로 300배 절을 해보세요.
한 번 욱할 때 300배 절을 하고
또 욱하면 다시 300배 절을 하는 겁니다.
질문자가 보통 사람 같으면
처음부터 천 배나 삼천 배를 시켰을 거예요.
아니면 전기 충격기를 사다 놓고
욱할 때 몸에 대고 지져서라도 고치라고 했을 겁니다.
그러나 질문자는 아직 그걸 받아들일 수준이 안 돼요.
질문자는 삼천 배를 하라고 하면 그냥 안 해버릴 겁니다.
그러니 우선 매일 아침 108배 절을 하면서
‘저는 부족합니다’, ‘제가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고 기도하세요.
그래서 ‘내가 옳다’ 하는 이 생각을 버려야 됩니다.
자기도 모르게 욱한 날은 추가로 300배 절을 하세요.
한 번 욱할 때마다 한 시간 동안 절을 해야 하니까 힘이 들 겁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저절로 욱하는 것이 좀 줄어듭니다.
욱하는 마음이 올라오다가도 겁이 덜컥 나게 됩니다.
‘아이고, 또 삼백 배 절을 해야 하네’
이렇게 되기 때문에 욱하는 성질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첫째, 병원에 가서 치료받습니다.
둘째, 절을 합니다.
절을 할 때는 그냥 절하지 말고
‘제가 부족합니다’, ‘제가 모자랍니다’
이렇게 되뇌면서 절을 해야 합니다.
...
질문자가 사장이에요?
결정은 사장이 하는 거예요.
물론 실무자와 의논해서 바꾸면 좋지만
세상일이 어떻게 내 마음대로 다 되겠어요.
자세한 내막을 모르면
‘계획대로 안 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나?’ 이런 생각이 들지만,
일부러 의도한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뀔 수가 있는 겁니다.
어떻게 하겠다는 사전 계획은 세우지만
현지 여건에 따라서 얼마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인도는 정전 사고가 자주 생기는데
만약에 제가 방송하다가 전기가 나가면 방송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질문하려고 참석한 사람들은
질문을 못 하고 끝나버리니까 화가 나지 않겠어요?
...
책임지는 위치에 있을 때는 감정 조절을 잘하는데
자기보다 윗사람한테는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를 내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윗사람한테 물어보면 그에게도 다 사정이 있어요.
물론 사장이 먼저 이래저래 바꾸겠다고 알려주면 좋았겠죠.
오히려 질문자가
‘지금까지 이래왔는데 왜 이렇게 바꿨나요?’
이렇게 물어보면 되잖아요.
이렇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하면 머리에 종기가 생기나요?
질문자는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절을 하면서 ‘내가 옳다’ 하는 생각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 세상은 원래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에요.
조그마한 일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것이 이 세상입니다.
질문자도 자기 성질을 고치지 못하는데
남편이 담배 피우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질문자가 남편에게 담배 끊으라고 말하면
남편은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네 성질이나 고쳐라.’ 하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담배 그것도 못 끊어요?’ 하고 말하면
‘그럼 너는 왜 성질을 못 고쳐?’ 하고 생각할 거예요.
질문자가 먼저 자기 성질부터 고친 후에
남편에게 이렇게 제안해야 합니다.
‘나도 내 성질을 고치지 못할 줄 알았는데 가능하더라고요.
그러니 당신도 담배를 한번 끊어 보면 어떨까요?’
질문자가 먼저 솔선수범을 하고 권유하는 게 좋습니다.
남편이 담배라도 피우니까 질문자와 같이 살지,
맨날 부인이 욱하고 성질내는데 어떻게 살겠어요?
혼자 담배라도 뻑뻑 피우니까 참고 살 수 있는 겁니다.
‘그래도 우리 남편이 담배를 피우니까
나와 살 수 있는 거구나! 담배야 고맙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놔두세요.
그리고 남편이 담배를 끊게 하고 싶으면
자기 성질부터 고친 후에 그때 가서 제안해야 합니다.
...
화가 나서 감정 조절이 안 되면 아무나 막 때리고 싶어집니다.
부부싸움을 할 때도
남편이 화가 나서 아내를 때리고 싶은데
차마 때리지 못하고 그릇을 던지잖아요.
그러면 그때
‘아이고! 나를 때리지 않고 그릇을 부셔줘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릇이 무슨 죄가 있어요? 왜 그릇을 깨요?’ 하고 덤비니까
상황이 더 악화되는 거예요.
그분도 어떤 사정이 있을 테니까
성질부터 내지 말고 그 이유를 먼저 물어보고 대화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되지만
다시 다니고 싶다면 일단 사과를 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감정 주체를 하지 못해 그런 행동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완전히 고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는 좀 숙이고 살겠습니다.’
이렇게 사과하고 다시 회사에 다니면 됩니다.
질문자가 성격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계속 직장을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질문자 나름대로 재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능까지 없었다면 벌써 직장에서 잘렸을 거예요.
성격이 안 좋은 사람이 일은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직장을 다니고 싶지 않으면 관계없지만
다시 다니고 싶다면 가서 사과하고 일을 하시면 돼요.
...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사과를 하는 게 좋습니다.
인간관계도 재산입니다.
지금 맺은 인연이 나중에 어떻게 이어질지 모릅니다.
지금 원수 관계가 나중에는 좋은 관계가 되고
지금은 좋은 관계라도 나중엔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질문자가 현명하다면
맺어진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정리를 잘하는 게 좋습니다.
질문자가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정리를 잘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쌓아 온 인간관계를 망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이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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