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혹시 원주가 협동조합의 메카라고 알고 계셨나요? 제가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은 협동, 협력에 관한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어렵습니다.
원주에서 도시재생 사업지역으로 선정이 됐고, 공모사업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200억 예산이 들어가는 그 사업인데 실제 거기 주민들과 같이 회의를 하게 되면 그 주민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고 해서 타협점을 좀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드리면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들과의 협력, 협치, 협동을 잘할 수 있겠습니까?//
주민이 원하는 만큼만 하면 되죠.
주민이 원하는 만큼만.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만큼 주민이 따라줘야 된다하면
굉장히 힘이 들고 피곤한 일이 되고,
주민을 원망하게 되고,
주민이 원하는 만큼만 추진을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힘이 별로 안 들죠.
나는 15의 협동을 원하는데 주민이 3~4밖에 원하지 않으면 그것을 10으로 끌어올리려면 굉장히 힘이 든다. 피곤하고. 또 주민을 원망하게 되고. 그런데 주민이 3~4밖에 원하지 않는다면 일단 첫 단계는 주민이 원하는 낮은 단계, 다수가 원하는 낮은 단계의 협동을 먼저 추진하는 거죠.
그렇게 해보고 그 성과를 봐서 조금 더 높이고, 조금 더 높이고, 이런 방식으로 하면 오히려 일도 쉽고 성취감을 갖기가 쉽다. 그러니까 본인이 원하는 기준에 주민들을 맞추려면 아마 일하기가 어려울 거요. 주민이 원하는 만큼 맞춰야 된다.
그런데 주민은 다양하니까 그 입장이 서로 다를 거 아니겠어요. 그죠? 그러니까 주민의 다수, 한 2/3 이상의 선에서 조정을 해야 됩니다. 다시 말하면 1부터 10까지 주민이 분포해 있다면, 그러니까 상위로부터 1/3 되는 지점은 6이고, 2/3 되는 지점은 3이다. 그럼 3에쯤 맞추어야 되요.
그렇다고 주민이 안 오는 사람이 있다고 안 알릴 수는 없잖아. 그죠. 2/3 정도의 선에서 미니멈으로 낮춰야 된다. 낮은 단계로 맞춰줘야 된다. 그 정도로 맞춰서, 위에 있는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협동이 되니까 못 따라 오는 주민, 의식이 낮은 주민에 맞춰서 조금 기다려 줘야 되고, 밑에 사람들은 조금 교육이 되어져야 되는 거예요.
이 협동이 얼마나 중요하고 좋은 지를 훈련시키고 교육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러니까 위에 사람에게는 교육의 내용이 기다려주는 교육이 필요하고. 왜냐하면 이게 자체가 협동이니까. 나와 다른 사람과 같이 가는 거니까 기다려줘야 되고,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의 이익인지를 깨우쳐주는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 2/3 선에서 먼저 출발하는 게 좋다. 그러면 내가 끌어올려야 될 대상이 1~2에서 7로 끌어올리려면 힘들지만, 1~2에서 3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쉽고, 또 주민 대상도 얼마 안 되거든요. 이렇게 해서 3으로 출발하면 2/3니까 다수가 불만이죠.
그러나 협동이라는 것은
다수가 소수를 배려해주는 게 협동입니다.
안 그러면 다수의 횡포가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배려하면서 조금 기다려. 그러니까 속도, 효율적 속도 주의는 협동이 아니고 경쟁의 원리고, 협동의 원리는 약간 느리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조금 속도를 늦추고 앞에 가는 사람은 좀 기다려 달라 그러고, 뒤에서 가는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서 의식이 올라오는 이런 방식으로 할 수 있지 않겠냐,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제가 구체적 상황에 맞춰서 얘기하겠는데, 자기가 막연하게 얘기하니까 제가 막연한 원리를 얘기하면 “그렇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0526
예를 들면 제가 지금 한국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평화를 지키는 운동과 만약에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일이 필요하다. 즉, 지금까지 분단된 상태로도 우리가 지금까지 일구어 놓은 재산과 성과를 어떻게 지켜낼 거냐, 여기에는 평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거요. 만약에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 온다면 우리는 재산도 잃고, 인명도 잃고, 우리가 지금까지 일구어 놓은 많은 문화적인 것도 파괴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현재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평화라면
미래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통일이오.
즉, 분단된 상태로는 이미 성장이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
그럼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떠냐? 영역을 확대해야 되기 때문에 북한 개발이라고 하는 새로운 수요를 우리가 창출해야 된다. 그러려면 꼭 정치적인 통일이 아니라도 경제적인 통합이 필요하다. 그건 미래의 희망을 만드는 일이란 말이오.
그럼 이런 목표가 섰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일상 생활한다고 아무도 거기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거기 갈 때는 계속 통일이니, 평화니 얘기하면 이 사람들은 관심이 없어. 그 사람들 관심은 뭐냐? 그 사람들은 지금 우리 아이 대학 시험에 걸리는 게 먼저고, 남편이 어떻고, 아내가 어떻고, 뭐가 어떻고, 평화하고 통일하고 아무 관계없는 얘기만 해요.
그러면 그걸 외면한다면 통일의 주체, 대상이 없는 거요. 그럼 그 분들의 얘기를 듣고 그분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데, 그럼 그것만 풀고 있으면 그냥 인생 상담하다 끝나는 거요. 그러니까 일단계로 그것을 거쳐야 된다는 거요. 일단계로 그것을 거쳐서 그 사람이 자기 무거운 짐을 조금 내려놔야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웃에 대해서.
그럼 제일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뭐냐? 자기가 일단 힘들었던 것을 도와주니, 자기가 나한테 인사를 뭐라고 했어요?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했잖아. 사람들이 고마우면 심리가 어떠냐? 뭐든지 자기도 고마움에 대해서 보답을 하고 싶은 게 심리에요. 그 보답을 하고 싶을 때 제일 손쉬운 게 뭐다? 돈을 좀 드리고 싶은 거요. 보시금을. 다만 만원이라도 드리고 싶고, 10만원이라도 드리고 싶고, 뭘 주고 싶은 거요.
아니면 봉사를 해야 되는 거요. 일을 조금 거들어 주고 싶다. 고마우니까 돈을 조금 주고 싶거나, 일을 조금 거들어 주고 싶다. 그래서 저희들은 그 다음 단계로 그런 마음을 받아서 나한테 주는 게 아니라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 인도에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것, 세계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것을, 평소에는 나 살기도 바쁘니까 관심도 없었는데, 내가 고마운 마음이 들면 그런 마음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고마운 마음이 들면 와서 뭔가 일을 좀 도우려고 그래요. 안 고마우면 절에 와서 아무것도 안하는데, 고마우면 방석이라도 깔고, 빗자루라도 들고, 설거지라고 하게 된다. 이게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 거요.
그러면 그 정도 하면 됐다. 이렇게 생각하면 원 목적하고는 안 맞지 않습니까. 그러면 거기에 다시 교육이 일어나죠. 즉, 자기에게만 관심이 있다가 일단 아주 간단하지만 다른 문제에 관심이 일어났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면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일회용 휴지를 쓰지 말자든지, 이런 것은 일상적으로 교육 없이는 생각하기 굉장히 어려워요.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지구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즉, 사는데 숨 쉬는 공기가 얼마나 중요하고, 먹는 데 물이 얼마나 중요하고,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런 것을 이해하면 우리가 “아, 내가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이런 지나친 소비를 안해야 되겠다. 그래야 내가 맑은 공기를 숨 쉴 수 있고,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다.”
그러면 조그만한 환경 실천 같은 것도 집에서도 할 수 있겠죠. 전에 목욕탕 가서 냉탕에 들어가 확 확, 남자들 보면 여자들은 안 그런지 모르겠어. 물을 철철철철 넘쳐요. 샤워꼭지 틀어놓고 안 잠그고 씻고 그냥 가버리고 그래요. 요즘은 절전한다고 자동으로 꺼지게 해놓지만. 예를 들면 그런 것부터 자기가 버릇을 조금 고쳐야 되는 거요.
물을 안 쓰는 게 아니라, 쓰되 낭비적으로는 쓰지 않는다. 뭘 안 쓰는 게 아니라, 그동안에 낭비적으로, 음식을 안 먹는 게 아니라 절반 먹고 절반 버리는데서 만들었으면 다 먹는다. 이렇게 작은 실천으로 옮겨지겠죠.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 “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전쟁나면 애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냐.” 또 이라크 난민사태, 시리아 난민사태, 유럽에서 이런 것 보면 “아,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겠구나.” 이러면 그런 문제에 참여하게 되는 거죠.
사람이라는 것은 이렇게 처음부터 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우선 주민들의 의사를 먼저 들어보고, 그 다음에 거기에 기초해서 목표를 설정을 해야 되는 거요. 내 생각대로 목표를 설정해서 계속 조금 전에 얘기하듯이 가정불화가 생겨서 문제가 골치 아픈데 여기다가 계속 통일 얘기만 한다. 그러면 한참 하다가 보면 다 나가 버리고 빈 의자 보고 나 혼자 얘기해야 되는 거요.
그러니까 그래놓고는 “사람들이 의식이 없다. 문제를 모른다.”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거요. 왜 협동을 하려고 그러냐?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서 협동을 하려는 거 아니오.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 안한 협동은
공산주의하고 똑같은 거요.
옛날에 사람들은 너무 차별하는 거에 저항을 했지,
“모든 사람들 다 똑같이 살자.” 이런 것은 아니었어요.
너무 차별을 받으니까 또 똑같고 싶었지.
농민들이 늘 남의 소작만 하다보니까 내 땅 내가 경작하고 싶었지, 다 뺏어서 정부가 가지고 나눠줘서 “농사지어라.” 그건 소작하고 똑같잖아. 그래서 성공 못한 거요. 그게 너무 지식인들이 앞서가서 사람들이 요구를 자기식대로 해석해서 과다하게 했기 때문에, 결국 사람들의 현실적 요구가 제대로 반영이 안 되었기 때문에 결국은, 안 되었다고 사람들을 반동이라고 죽이고, 억압하고 이래서 강제로 집행하고, 그러니까 결국은 실패한 거 아니오.
그래서 항상 주민의 적절한 의사를 반영해서 그 수준에 맞게끔 출발해 나가야 된다. 맞춘다고 계속 인생 상담만 해주면 또 아무것도 못하겠죠. 그러니까 그것이 늘 함께 가야 된다. 의사를 반영하는 것, 주민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을 계속 해야 된다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또 그들의 의식을 바꾸어야 된다. 두 가지를 다 했어요.
바꾸기만 하겠다 그러면 독선이고
받아주기만 하겠다 그러면 발전이 없는 거요.
두 가지,
받아주면서 변화시키고
또 변화 시키면서 받아주고,
이렇게 했을 때 3에서 4로, 4에서 5로,
이렇게 옮겨 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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