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지은 죄가 제일 무섭다고 들은 적이 있어서 평상시에 거의 말을 안 하고 살았어요. 학교 다닐 때도 거의 말을 안 해서 별명이 벙어리였거든요. 저는 말하는 대신에 듣는 걸 좋아해서 말을 안 하는 시간에는 글을 썼는데 결국에는 자기 자랑, 남의 험담이더라고요.
그래서 사는 것이 재미없고 무엇을 해도 만족이 없어서 몇 년 전부터 이벤트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1등을 하면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신고를 하더라고요. 신은 인간에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하는데 제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이 과연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말 못한다더니 억수로 잘하고, 말을 안 한다더니 많이 하네.
묵언의 진정한 의미는
사람들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보고
네가 잘했니, 네가 못 했니
이런 것을 안 하는 게 묵언의 의미에요.
그런 것을 안 하는 거.
시비분별을 안하는 게 묵언에 들어가는 거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요즘은 모르지만, 옛날에 귀가 안 들려서 말을 못하는 벙어리들이 동네에서 제가 어릴 때도 한번 화를 내면 낫을 갖고 협박을 할 정도로 그렇게 험악했거든. 왜? 안 들리고 못 알아들으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 적게 받을까? 많이 받는 거요.
그러니까 말을 안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말을 하느냐? 안 하느냐?
이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마음속에 화가 없어야 된다.
즉, 분별이 없어야 된다. 시비분별이.
그것이 진정으로 말이 없는 자세다.
그러니까 말을 안 하는 게 말만 꺼내면 지 자랑하거나, 말만 꺼내면 남 비난하거나, 뒷담화 치거나, 이러니까 말을 안 한다. 그러는데 맞습니다. 그런 말을 하면 그 말이 굉장히 나쁜 결과를 가져와요.
그러면 말만 안하면 되느냐? 아니에요. 속으로는 엄청나게 시비가 많은데 말을 안 하고 다 물고 있으면 말 하는 사람보다 시비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늘 말하잖아요. “착한 여자 무섭다. 조심해라.” 남자든 여자든 착한 사람 무섭습니다. 왜 그럴까?
말을 안 하기 때문에 남이 보면 뭐해 보인다? 착해 보이는데, 속으로는 분별이 많은 거요. 그런데 여자든 남자든 막 조잘대는 사람은 그거로 스트레스를 푸는 거요. 말을 해서. 옛날 시골 빨래터에서 빨래방망이 두드리면서 시어머니 욕하고, 남편 욕하고 이러면 그 스트레스를 빨래를 방망이로 두드려 패면서 스트레스를 푼단 말이오.
그런데 말을 안 하면 어떠냐? 스트레스가 없어서 말을 안 하면 괜찮은데, 할 말이 있는데 말을 안 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거요. 그럼 스트레스가 더 쌓이게 되죠. 그것은 말 하는 것 보다 못하다. 그러니까
제일 하수는 화난다고 다 말하는 거,
그래서 남을 또 화나게 만들고,
남하고 갈등을 만들죠.
두 번째가 그거보다는 뭐가 낫다?
침묵을 하는 게 나아요.
그러면 침묵을 하면 해결이 되느냐?
안 됩니다.
자기 스트레스가 더 크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화병이 나면 오히려 의사는 그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라고 그런다? 욕을 하라고 가르쳐요. 남편한테 스트레스 많이 받고, 말도 못하는 사람은 병원에 가면 인형으로 남편 사진을 붙여놓고 방망이로 막 두드려 패게 하고, 그 스트레스를 풀어야 되요. 이게 병이니까.
그러니까 화난다고 다 말하는 건 최하수지마는
그렇다고 말 안한다고 그거 보다는 낫지만
참는 것은 수행은 아니다.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러분들 참으면 한번 참고, 두 번 참고, 세 번 못 참죠. 그래서 여러분들 어떤 말이 있어요? “보자보자 하니까” 하면 터지고,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이게” 하면서 세 번째 터지잖아. 그죠? 이게 내부 압력이 높아졌다가 터진단 말이오. 그러면 싸움이 크게 되는 거요.
그래서 참는 것은 수행이 아니다.
그러면 진정한 참는 것은 어떤 거냐?
참을 게 없는 게 진짜 참는 거요.
참을 게 없다는 건 뭐요?
시비를 안 한다는 거요.
시비를 안 해버리면
참을 거 자체가 없는 거요.
이게 진정한 수행이다.
남한테도 피해 안주고 나한테도 피해를 안주는 거요.
성질난다고 다 말하면 남한테 피해를 주고
자기는 좀 괜찮은데,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남한테 피해를 주죠.
성질나지만 말을 안 하면
남한테는 피해 안주지만
나한테 피해를 주는 거요.
그러니까 남도 좋고 나도 좋으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된다.
즉, 시비 분별이 없어야 된다.
오늘 법문 듣고 지루하면 여러분들이
“법륜스님 법문을 뭐 그렇게 해, 지루하게.”
그러면 시비에 들어가는 거요. 아시겠어요?
그냥 “나는 오늘 참 지루했다.”
이거는 사실을 표현하는 거 아니오.
이게 법륜스님 때문에 일어났다. 이 얘기는 아니고,
그냥 내가 지루한 거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화가 나면 꾹 참고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니 내가 화가 나네요.”
화가 난 건 사실이오? 사실 아니오? 사실인데,
“네가 그러니 내가 화가 나지.”
이것은 누구한테 책임을 전가 한다?
“내 화나는 게 너 때문이다.” 하니 상대가 기분이 나쁜데,
그냥 “너 때문에”가 아니라
그런 말,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누가 화가 난다?
내가 화가 난다는 내 사실을 그냥 알리는 거요.
“내가 지금 화가 난 상태다.”
“네 문제 아니다.” 이거야.
“너를 시비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이런 상태에 있다.”
이렇게 알리는 건, 해도 괜찮아요.
이렇게 알려줘야 상대도 “저게 화가 났구나.” 그러나 나보고 시비를 안 하니까 불편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그런 말을 안해야 되겠구나.” 이렇게 내가 스스로 자각 할 수가 있다. 제 말 이해하셨어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말 안하는 것에 너무 초점을 맞추면,
그리고 속으로 분별하면서 겉으로 말 안하면
자기가 행복해질 수가 없죠.
왜?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가슴이 답답하니까.
그래서 시간이 걸리면 우울증이 되거나 화병이 되거나 이렇게 되요.
그런데 글이라도 표현하니까 괜찮아요. 글이라고 표현하니까 조금 덜 한데, 그래도 알림의 말은 서로 해야 된다.
오늘 법문 듣고 좋았으면 가면서
“법문 듣고 좋았어요.” 이렇게.
“네가 법문을 잘했다.”가 아니라
누가 좋았다고? 내가 좋았다.
그러면 저는 그걸 듣고
“저 사람 좋았구나.” 이렇게 들으면 되지,
내가 잘한 줄 착각하면 안 된다.
왜? 여기 앉아 있는 사람은 똑같은 법문을 들어도 좋은 사람도 있고, 안 좋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내가 한 거라면 안 좋은 사람도 누가 한 거다? 내가 한 거요. 그러니까 좋고 안 좋고는 그들의 마음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좋았고 내가 들뜰 꺼도 없고, 안 좋았다고 그런다고 내가 기분나빠할 것도 없다. 그건 그들의 마음이니까.
관점을 이렇게 갖고 자꾸 인생을 살면,
여러분들이 남의 말에, 남의 행동에
내가 덜 끄달리게 된다.
거기에 내가 덜 놀아나게 된다.
“법륜스님 훌륭합니다.” 하더라도
“저 사람이 그냥 그런 생각을 하구나.”
내가 훌륭한 게 아니라
“저 사람 보기에 그렇구나.”
“당신 나쁘다” 이래도
“저 사람 보기에 그렇구나.”
그러니까 덜 들뜨고 덜 가라앉는다. 이 얘기에요.
그런 관점에서 지금 질문하신 분은 말하기 연습을 하세요. 어떤 말?
알림 말.
나를 알리는 것,
상황을 알리는 것.
물 흘러갑니다.
돌 굴러 갑니다.
밥이 됐습니다.
이렇게 알림 말.
명령도 아니고 시비도 아니고
알림 말을 자꾸 연습을 하는 게 좋다.
그리고 내가 불편하면
“너 때문에”가 아니라
“제가 지금 화가 나네요.”
“제가 좀 슬프네요.”
“제가 좀 졸리네요.”
내 상태를 알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우리가 서로 상태를 알려야
상대가 어떤 상태인지 내가 알 수 있잖아.
“말 안하는 거 무섭다.” 이런 거 알아요?
말을 안 하면 상대편이 굉장히 답답해합니다.
저게 좋은지, 저게 싫은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그래서 말을 막 하라는 게 아니라,
함부로 말하라는 게 아니라
바로 알림의 말은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서로 소통이 되는 거요.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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