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사람이 넓은 광야에 나그네가 되어서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엔가 뒤에서 누군가가 쫓아오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 나그네는 뛰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그 뒤에 쫓아오는 그 뭔가에게 잡혀서 본인은 곧 위기상황에 처할 거 같은 느낌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정신없이 뛰었어요. 도망을 가다가다 그 엄습해오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아주 높은 낭떠러지에서 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나그네가 떨어지는 순간에 여러분, 눈을 감고 떨어졌을까요? 뜨고 떨어졌을까요? 우린 무서울 때 눈을 뜹니까? 감습니까? 눈을 감습니다.
그 나그네도 역시 눈을 감고 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떨어지다 뭐 하나 잡히는 게 있었어요. 보니 칡덤불 하나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거기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나 좀 살려 달라.” 소리를 치기 시작했죠.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보니까 그 높은데서 떨어지기는 떨어졌는데 다 떨어지고 딱 30센티 남았습니다. 다 떨어졌죠.
그래서 나그네가 이야기 해줍니다. “눈을 떠라. 눈을 떠라.” 그런데 그 나그네는 눈을 뜹니까? 못 뜹니까? 왜 못 떠요? 무서워서. 그러니까 무서워서 눈을 감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다시 나그네가 가르쳐줍니다. “놔라. 놓으면 살 수 있다.” 다 떨어지고 30센티 남았으니까 놓으면 살아요? 죽어요? 살아요.
그런데도 그 사람은 놔요? 못 놔요? 지금까지 매달려 있데잖아요. 지금 이야기하고자하는 부분의 내용은 뭐냐 하면 우리 인생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여러분,
어디서 오셨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여러분들은 지금 바빠요? 안 바빠요?
정신없이 바빠요.
옛날에 걸어다닐 때도 바빴고
뛰어다닐 때도 바빴고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도 바빴고,
말을 타고 다닐 때도 바빴고
지금 승용차를 타고 다닐 때도 바쁘고.
요즘에는 KTX가 나왔는데도
역시 바쁜 세상을 전전하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거든요.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놔라.
삼독심을 놓고 나면 이 세상이 모든 부분이 내게 된다라고 얘기하는데도
여러분들 놓습니까? 못 놓습니까? 못 놓습니다.
“진리가 눈앞에 있다. 오직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라.”고 그랬는데도
우린 눈감고 봅니까? 안 봅니까? 안 봐요.
그래서 10원짜리 100원짜리 잊어버리면 내가 망할 것 같은 기분에 오직 욕심으로 일관하는 것이 우리 인생은 아닐까싶은 생각을 합니다. 올 때 우리는 쥐고 왔습니다. 갈 때 가시는 분들이 쥐고 가는 분들을 봤습니까? 못 봤습니까?
올 때는 쥐고 오고
갈 때는 놓고 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점을
우리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바쁜 인생,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광야에 질주하듯이 그렇게 쫓기듯이 인생을 사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면, 지금부터면 조고각하 하라. 내 인생을 한번 돌이켜보고, 내 발밑을 관조해 볼 수 있는 여유를 통해서 숨 들어가시고 숨 내쉬는 이 일상을 우리가 체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팔만사천법문의 핵심이 뭡니까? 오직 수행입니다. 수행의 기초는 부처님께서는 수식관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이야기 합니다. 수식관은 뭡니까? 안이비설신의 육근이라는 것이 육경의 대상을 통해서 끊임없이 번뇌를 일으켜내는 것이 우리 인생이지만, 오직 한 가지를 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귀로 안 들어도 되고, 눈을 감아도 되고, 코로 냄새를 안 맡아도 좋지만, 오직 한 가지를 생략할 수는 없습니다. 숨 쉬는 것 한 가지를 못하면 우리는 바로 죽어버립니다. 그래서 모든 일상의 생활 속에 모든 부분을 다 포기할 수 있지만, 포기할 수 없는 딱 한 가지, 호흡만큼은 놓을 수 없기에, 부처님께서는 호흡지관, 즉, 수식관이라고 하는 호흡에 의해서 우주의 이치를 깨달아 내셨습니다.
매일 쉬는 숨을 중생의 호흡으로서의 일관하지 마시고, 집중 집중을 통해서 일체의 모든 번뇌로부터 자유로운 나를 만나서, 오직 해탈을 구하고 지혜를 구해서 부처님 가르침대로 법답게 사는 불자가 되신다면 아무리 풍진 세상인들 풍진세상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쪽의 생각을 할 수 있고, 나의 존재감이라고 하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집중하시고, 명상하시고 수행하시는 불자로서 이 풍진세상, 행복한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지기를 바라면서 두서없는 법문을 맺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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