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절들과 도시에서 생활을 해보며 차이가 있는 게 한 가지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평상시에 별로 나타나지 않는데, 특별한 어떤 불교행사가 있지 않습니까? 초파일, 동지, 뭐 이런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보면 저 시골 절에는 주로 노보살님들이 절에 많이 오세요. 대게 보면 10분이 오시면 축원지가 100장은 됩니다. 왜 그럴까요? 도시에 나가있는 내 자식들이 다 잘되라고 그 축원지 올려주느라고 노보살님 한분 오셔서 대게 보면 3개 4개의 축원지를 올립니다.
그런데 도시에 와보면 관문사 빼놓고 딴 데 가보면 대게 보면 젊은 분이 한분 오시면 본인 것만 적지 부모 것을 적어주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지금 하시는 보살님의 말씀은 나는 나를 위해서도 기도하지만 내 가족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내 가족을 위해서 시주도 합니다. 내 가족도 복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들이 하지 않고 내가 이렇게 대신하는 것은 진정한 공덕이 될 수 있겠습니까? 뭐 이런 질문인 거 같아요.
공덕이야 무조건 되겠죠.
그런데 내가 하는 것은 열을 하면 열이 다 내꺼지만,
내가 누군가를 해주는 것은 염력으로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가다가 소멸이 되는 경우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가다가 소멸이 되는 것도 있겠죠.
그래서 공덕은 내가 짓는 거다.
공덕은 내가 노력하는 거다라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되도록이면 가족들에게
뭔가를 대신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같이 한다고 개념을 심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옛날에 아주 유명한 고승이 한분 계셨습니다. 이 스님은 누이동생 한분이 계셨어요. 그 누이동생은 자기 오빠가 스님이 되어서 큰 절에 고승이 되었다라고 하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오빠가 큰스님인데. 그래서 이 누이동생은 절에 올라가서 항상 기가 살아있었어요. 우리 오빠가 누구라고? 큰스님. 우리 오빠가 큰 스님이에요.
그래서 절에 올라가면 아주 본인이 주지도 않은 권력을 가지고 목에 힘을 주고 있었어요. 어느 날은 오빠가 가만히 보니까 이 누이동생이 하는 행위가 가관이에요. 큰스님은 내가 된 것인데, 자기가 된 것처럼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이 버릇을 한번 고쳐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시자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내 동생이 올라올 건데, 올라오거든 점심시간이 되거든 오늘 점심공양을 잘 차려다고. 그래서 생각하기를 많은 시자들은 ‘아, 큰스님께서 누이동생에게 공양을 대접하려는가보다.’ 하고 생각을 해서 공양을 잘 대접을 했습니다. 그래서 수저를 두 개를 올려가져 갔더니 큰스님께서 “하나는 가지고 나가거라.” 그리고 그 누이동생을 옆에 앉혀놓고 스님이 아주 맛있게 공양을 드세요. 너무 맛있게 드시다보니까 옆에 있는 누이동생이 보니까 속이 상해요? 안 상해요?
아무리 큰스님이지만 속가의 인연이 있는 본인 동생이라면 “밥 한번 같이 먹을래?” 라고 하는 이야기를 좀 해보든가, 먹어보라는 소리도 안하고 자기만 우적거리고 먹다보니 속이 많이 상했어요. 그래서 침을 꼴깍꼴깍 삼키고 있는데 다 먹고 난 이후에 상을 물리면서 하는 얘기가 “배가 부르냐?” 하고 묻거든요. 누이동생보고 큰스님께서 “내가 밥을 잘 먹었는데 네 배가 부르냐?”라고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누이동생이 속이 상해서 “먹기는 오빠가 실컷 먹어놓고 나보고 배부르냐고 묻는 게 말이 되냐?”고 따졌어요.
그러니까 하는 이야기가 큰 스님께서 왜 네가 안 부른지 난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지금까지 수행을 해서 내가 큰스님이 되어서 이 만큼 살고 있으면 네가 큰스님된 것처럼 그렇게 우쭐대고 다니는 거와 어찌 다르지 않냐. 내가 밥을 먹었으면 네 배가 불러야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밥을 먹었는데도 네가 배가 부르지 않는 것처럼, 네 스스로가 공덕을 짓고 네 스스로가 수행을 하지 않으면 공덕을 얻을 것이 없는 것이 진리인 고로, 지금부터 수행하라고 하는 경책을 하셨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렇듯이 복도 내가 짓는 거요,
공덕도 내가 짓는 거요,
수행도 내가 하는 고로
절대 대신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고
가족이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낼 수 있는
지혜로운 불자님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시겠죠. 우리는 함께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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