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두 번째로 살펴볼 내용은
비고츠키 이론의 두 번째 개념인 근접발달영역에 관한 것입니다.
근접발달영역이란 용어가 처음엔 익숙하지 않으실 텐데요.
이 그림을 보시면 이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비고츠키는 이 중앙에 있는 작은 녹색의 원 부분을
인간의 발달영역 이라고 봤어요.
이걸 설명하자면,
가장 중앙에 있는 이 작은 부분을 비고츠키는
누구의 도움 없이도 나 혼자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지적 성취영역이라고 본 거예요.
우리도 혼자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들이 있죠.
라면을 끊여 먹는다든가,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보내는 일과 같은 것들은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 해낼 수 있는 부분이죠.
혼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만약 넓다면
인간으로서 경쟁력이 있는 거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비고츠키에 따르면
우린 가장 중앙에 있는 이 발달영역 부분을 넓힐 필요가 있고
그것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발달영역에 인접해 있는, 근접해 있는 이 보라색 부분의 영역을
근접발달영역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 부분은 내가 혼자서 할 수 없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성취할 수 있는 일들을 의미합니다.
비고츠키의 이론대로 표현하자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내가 성취할 수 있는 지적 발달영역이라는 거예요.
근접발달영역이란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다든가, 수영 코치의 도움을 받는다든가
운전학원 강사의 도움을 받는다든가 등등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해낼 수 있는 지적 성취영역을 의미합니다.
비고츠키는 지적 발달을 위해서
이 근접발달영역을 중심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혼자서 해낼 수 있는 부분을 굳이 교육할 필요는 없잖아요?
비고츠키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혹은 협력해서
지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부분들을 교육의 핵심으로 잡고
근접발달영역을 점점 발달영역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근접발달영역에 해당하는 교육을 통해
아이의 능력을 점점 계발해서
유능한 사람이 되게끔 하자는 게 그분의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근접발달영역에 해당하는 교육을 잘 수행하기 위해 비고츠키는
교육자가 비계를 잘 준비해주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비계는 영어로 스카폴딩에 해당합니다.
전 비계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을 때 돼지고기의 비계가 생각났어요.
그런데 여기 서의 비계는 그 비계가 아니고
공사장에서 건물을 지을 때
인부들이 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을 의미합니다.
건물을 지으려면 높은 곳으로 인부들이 안전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건물 주위에 비계를 설치하는 거예요.
이런 비계가 있어야 인부들이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비슷한 맥락에서 건물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인부에게 비계가 필요하듯이
학습자가 더 높은 지적 성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계를 잘 준비해주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비고츠키는 설명했습니다.
이는 또한 부모의 역할이기도 하겠죠?
이때 비계는 여러 가지 형태로 준비될 수 있습니다.
우수한 동료나 교사가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좋은 학습환경 및 학습자원이 학생에게 효과적인 비계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전거 타실 수 있으시죠?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어떻게 배우셨나요?
전 처음에 자전거 타는 걸 배울 때 저의 아버지가 제가 넘어지지 않도록 자전거 뒤를 잡아주셨어요.
아버지가 자전거 뒤를 잡아주시고 있어서 넘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 자전거 균형을 잡는 요령을 비교적 쉽게 터득할 수 있었고
자전거를 금방 잘 탈 수 있게 되었어요.
이런 예가 바로 효과적인 비계의 한 종류입니다.
만약 제가 혼자서 자전거를 타려고 연습했더라면
넘어지는 것이 무서워서 자전거 타는 걸 쉽게 배울 수 없었을 거예요.
굳이 이론적인 근거를 대지 않아도
여러분은 좋은 동료들과 같이 할 때
더 고차원적인 지적 성취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걸 이해하실 거예요.
나보다 우수한 동료, 나와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동료와 같이 할 때
우린 더 많이 배우게 됩니다.
그럼 이 근접발달영역 개념을
자녀교육을 위해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까요?
요즘 아이들은 혼자 공부하는 거에 익숙하죠?
혼자 하는 공부법 같은 책들이 인기가 있잖아요?
그런데 비고츠키의 근접발달영역 개념에 따르면
혼자 공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거예요.
물론 혼자 공부한다는 것에는 장점도 있죠.
누군가에게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는 걸 더 선호하는 아이들도 일부 있어요.
그런 특성은 그 아이들의 성격에 기인한 겁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혼자 공부하는 것엔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일단 혼자서는 완벽하게 학습할 수가 없어요.
아이가 아이작 뉴턴이나 아이슈타인 같은 학자 스타일이 아니라면
혼자서 공부해서는 완벽하게 학습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혼자 공부하면 재미가 없어요.
보통 학교 공부도 재미가 없거든요.
여러분은 학교 다닐 때 공부가 재미있었나요?
재미도 없는 공부를 혼자 하려면 그게 더 재미가 없는 겁니다.
그나마 동료들과 같이 할 때
재미없는 공부를 어느 정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이 스터디 모임 같은 걸 하는 것 아니겠어요?
비고츠키의 근접발달영역 개념이 알려주는 지혜는
동료들과 같이 학습할 때
지적인 성취를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의 아이가 동료들과 같이 학습활동을 할 때
지적으로 더 발달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비고츠키의 이론을 아주 간단히 단순화시켜
핵심적인 교육 원칙을 뽑아보자면
아이로 하여금 동료들과 같이 학습하게 하고
자신의 언어를 사용해서 표현하는 기회를 많이 주라는 겁니다.
이런 예가 예컨대 스터디 모임 같은 것이죠.
동료들이 모여서 학습을 같이 하는데
서로 토론하면서 하는 활동이 비고츠키 이론에 잘 부합하는 학습활동인 거예요.
아이들은 동료들과 서로 토론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료들의 다른 시각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또한 얻습니다.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내가 더 지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겁니다.
동료들은 내가 뭔가 실수했을 때 좋은 피드백을 줘서
내가 잘못된 것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죠.
그래서 비고츠키가 말하는 교육 방식이 정말 우수한 학습 방식인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하면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이 어려울 거예요.
그래서 아이의 공부를 위해서 전통적인 공부방을 하나 만들어줘서
혼자 공부시킨다기보단
토론식으로 동료들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가능한 많이 마련해주는 것이
아이의 학습과 지적인 발달을 위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명문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 수업하는 방식을 보면 이렇게 토론식으로 합니다.
주입식으로 안 해요.
그리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그런 학교가 높죠.
이건 당연한 거예요.
그런 학교 학생들이 지적으로 더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여러 학교들을 천천히 분석해보시면
굉장히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하실 거예요.
명문대학교가 아닐수록 수업이 주입식이 많아요.
그리고 서울대 같은 명문대의 경우 수업이 토론식이 많아요.
그리고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학생들의 지적인 수준은
이런 대학교들 사이에서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
이번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비고츠키의 이론은
아이가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기회를 많이 받아야 하고
우수한 동료들과 같이 학습하는 기회 또한 많이 받아야
아이가 지적으로 발달한다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독서를 하게 할 때도
책만 읽게 하지 말고
읽은 내용에 대해서 표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과
동료들과 같이 토론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아이의 지적 발달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아이의 지적 발달을 위한 원리는 분명해졌습니다.
이런 원리들을 어떻게 실제로 응용할 것인지는 여러분에게 맡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원리들을 활용해서
아이들을 지적으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디어를 저에게 알려주시면
그것이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인지
제가 직접 평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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