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정책을 말하는
역사학자 전우용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정책실장 이정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역사학자 전우용입니다.
그동안 트위터와 페이스 북, 그리고 저의 책으로만 여러분을 만나 뵙다가 이렇게 방송 카메라 앞에 서니까 많이 어색합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그러실 겁니다.
제가 이렇게 저의 이름을 건 전우용의 사담이라는 콘텐츠 진행을 제안 받았을 때 해보지 않은 일이라서 많이 걱정스럽고 두렵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본래 역사라고 하는 것이 이른바 정책의 결과물들 또 정책의 과정들을 다루는 것이었고요,
또 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과거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서 만들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역사와 정책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
뭐 그런 생각에 용기를 냈습니다.
오늘을 사는 국민이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역사학자로서
역사 속에 정책, 또 정책과 역사를 함께 다루면서, 거기에 덧붙여 덤으로 인문학적 재미를 선사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우용의 사담, 오늘부터 매주 여러분을 뵙게 될 텐에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 첫 번째 시간인데요,
2018년 언제나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 분야가 경제 분야였죠.
그래서 오늘 첫 시간에는요,
참여정부 시절의 정책실장이셨고요, 현재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계신 이정우 이사장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예, 안녕하세요.
“먼저 근황을 궁금해 하실 시청자분들이 많으실 텐데, 지금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계시죠?
한국장학재단이 하는 일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시겠습니까?
“한국장학재단은 사람들이 설명을 하면 세 번 놀라는 기관인데요,
첫째로 직원 숫자가 460여 명입니다. 그래서 깜짝 놀라고 ‘그렇게 많으냐’
둘째로 예산이 1년에 8조원 정도 씁니다. 그럼 더 놀라죠.
세 번째 본사가 대구에 있습니다. “어? 서울에 안 있고 대구에 있어요?” 하고 또 놀랍니다.
그 이유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침에 따라서 전국에 한 180여개 기관이 지방으로 옮겼는데요, 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빈곤한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 학자금 대출 때문에 큰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어떻게 보면 이런 문제들 자체가 우리 경제에 어떻게 보면 어두운 면 하나를 반영한다.
또 그걸 치유하기 우해서 하는 일이 장학재단이다. 이렇게 이해를 해도 되겠죠?
“예, 그렇습니다.
“이제 그 일을 하시면서 과거 정책실장 경험을 가지고 우리 경제정책을 설명해주실데요
과거의 선 성장 후 분배론의 성장에 대해서 이 정도면 분배를 시작해도 될 때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을 때 그것을 막는 이론으로 나왔던 것이 이른바 낙수효과론 이런 것이 있지 않았습니까?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지금도 아직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만한 상황이라고 보시는 건지, 아니면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시는 것인지.
“쭉 60년대부터 지금까지 50년간 늘 한국 정부의 방침은 선 성장 후 분배였습니다.
좀 기다려라. 너무 일찍 파이를 나누면 성장을 못 한다.
그러니까 우선 성장하고 나중에 나누겠다. 이렇게 하니까 그건 설득력 있는 것이죠.
누가 봐도 ‘아~ 맞네’ 이렇게 하면서 참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50년이 지났는데도 분배를 안 하니까, 성장만 자꾸 강조를 하거든요.
‘그러면 언제 분배하는데?’ 이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죠.
그래서 지금 프란체스코 교황 같은 분은 그분이 30대 시절부터 낙수효과는 틀렸다. 그렇게 비판을 했다고 하는데, 그거는 굉장히 용감한 발언이고 또 지혜로운 선견지명이 있는 발언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낙수효과가 맞는 것처럼 통용되던 시대인데, 이 분은 젊은 나이 때부터 그게 틀렸다는 것을 간파하고 그런 주장을 하셨으니까, 굉장히 참 훌륭한 분이란 걸 알 수 있죠.
“그런데 이제 소득주도성장 정책, 또는 소득주도성장론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1년 반 정도 된 거고요,
정책의 구체적인 발걸음도 지금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지금 발걸음이 내디뎠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아직도 좀 준비 단계라고 보십니까?
“가장 주목받는 것은 소득주도 성장입니다.
왜냐하면 혁신성장은 과거부터 늘 있던 것이고 그다음에 공정경제도 늘 쓰던 말이죠.
실천에는 좀 문제가 있었지만 늘 쓰던 말인데, 유독 이 소득주도성장이란 말은 처음 보는 말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생소하고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근데 지금 성과가 별로 없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성과는 사실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장률이 낮고, 고용지표도 아주 안 좋고 어렵습니다. 까지는 맞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은 틀린 것이니까 폐기하고 방향을 아예 혁신성장으로 집중하자,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것도 틀린 겁니다.
저는 소득주도성장은 맞는 방향이고,
오랜만에 또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참 좋은 옳은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그 수단으로 최저임금 인상,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 이런 것을 주로 해 왔는데, 임금인상 때문에 고용을 기피하는 마이너스 효과가 있거든요.
그래서 플러스, 마이너스 이렇게 하다 보니까 거의 제로, 약간 플러스, 약간 마이너스, 거의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이 틀렸느냐? 그건 아니고요,
아주 잘 드는 칼이 있는데, 그 칼을 꺼내서 쓰지 않은 것이죠. 그렇게 봐야 되는 것이죠.
“어떤 칼이 있다고 보십니까?
“제가 아베노믹스의 3개의 화살, 이렇게 몇 년 전에 유행어가 됐는데, 저는 소득주도성장의 3개의 칼이 있다. 이렇게 봅니다.
첫째가 부동산 투기를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거로 인한 중산층 서민의 고통이 정말 하늘을 찌릅니다.
그럼 집 없는 서민들은 허탈감, 절망감을 갖게 되죠.
그러면서 전세 또는 임대료로 더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 다른 데 쓸 지출을 할 여력이 줄어들죠.
혁신성장도 방해하는데, 이런 불로소득, 1억 2억이라는 불로소득이 하루아침에 발생을 하니까 스티브 잡스나 이런 식의 뭔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보건데, 오히려 차리라 부동산 투기가 낫네. 이렇게 되는 것이죠.
“그렇죠. 실제로 최저임금인상보다도 임대료 인상폭이 훨씬 더 크기 않습니까?
그것들이 더 많은 부담을 지금 자영업자들에게 가중시키고 있고요
그것도 그렇지만 정보가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이제 저는 작년 한국 출생아 수가 30만 명이더라고요. 20년 전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어요. 출생아가요.
30년 후를 보면 부부들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연 15만 채의 신규 수요, 그 대신에 사망이라든가, 다른 이유로 인해서,
지금 일본이 겪고 있는 것처럼 지방 도시들은 빈집이 나타나고 있고, 서울도 비인기지역 같은 경우는 앞으로 불과 20년도 안 돼서 빈집이 나타나는 이런 문제들도 생길 거고,
그럼 당연히 빈집이 생기면 일부 노른자 땅들은 다른 현상이겠지만 집값 폭락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 아닙니까?
일본에는 0원짜리 집도 나왔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냥 가지고 있는 것도 힘드니까, 그냥 가지고만 가라. 가격이 하나도 없는 집도 나왔다고 그러는데, 사실은 공포스러운 일이거든요. 현재 집 가지고 있는 대다수 시민한테는.
20년 30년이 멀지 않은 미래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 사실 언론도 계속 경고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경고가 해야 집값 상승 기대감이라고 하는 것들 집을 통해서 일확천금하겠다는 욕망, 이런 것들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좀 부족한 게 아닐까,
“그 말씀이 전적으로 옳은데요, 그런데 문제는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공급확대론, 집값 잡으려면 투기수요 잡으려고 세금 올리고 보유세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 주장은.
어떻게 잡느냐? 공급을 확대하면 잡는다.
“큰일 날 일인데요.
“큰일 날 일이죠.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집이 남아돌아갈 텐데,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없고요,
참여정부 때를 돌이켜 보면 그때 판교 신도시 한다 그러면서 공급 확대한다 그러니까 더 올라버렸어요.
네, 그거는 불난 집에 장작 더 던져 주는 것밖에 안 됩니다.
“아까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자영업자가 어렵다는 말씀하셨든데 사실은 이 문제는 굉장히 공식처럼 돼버렸어요.
최근에도 그런 문제가 있었거든요.
본인은 최저임금 때문에 문 닫은 게 아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임대로 상승이라든가,
“그게 더 크죠. 사실은.”
“그렇죠. 지역 내의 뭐라 그럴까요? 개성이 사라지고 그러면서 고객이 안 찾아와서 여러 이유로 문을 닫았는데, 신문에는 꼭 나오는 것이 최저임금 때문에 문 닫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최저임금 때문에 뭐 문 닫는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진 부분들을 보조하기 위해서 카드 수수료 인하라든가, 임대차 보호법 내에서의 개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진행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때문에 망한다는 게 설득력 있게 돌아다니는 이유는 뭘까요?
“그건 과장인데,
자영업자들이 우리나라가 너무 많고,
경쟁이 너무 심하다 보니까 어려운 겁니다. 그게 기본이죠.
택시도 외국의 2배 있고,
식당도 2배 있고,
카페는 2배가 아니고 한 5배쯤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자영업자들이 전부 절반으로 줄면 외국 표준이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손님이 지금보다 2배 오죠. 평균.
그러면 다 살아나죠.
그럼 외국처럼 미장원도 잘 되고, 택시도 잘 되고, 식당도 잘 될 텐데,
우리는 너무 그쪽이 많은 거예요.
복지국가를
안 해서 그런 겁니다.
복지국가를 안 하니까, 먹고 살길이 없으니까,
하는 수 없이 전부 자영업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특히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미디어들이 참여정부 때는 많이 겪으셨을 것 같아요.
사실은 참여정부 때도 그때 그런 말이 유행했었잖아요.
경포대. 혹시 기억나시죠?
“예, 그때 유명했습니다.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비방하면서 경제 정책 자체가 추진될 수 없도록 여론을.
“심한 말을 써서 대통령을 공격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서 놓고 봤을 때는 참여정부 때의 경제 실적 지표들이 객관적으로 더 좋았다고 하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상황인데,
여론 문제들이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 정책의 발목을 잡는다던가 소득주도 성장 정책 자체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런 요소들이 있는 것 같이 생각되는데요,
이사장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노무현 대통령 굉장히 경제 살리려고 엄청 노력을 많이 하셨고, 진짜 많은 고민하고 많은 회의하고, 많은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이랬거든요.
제가 그걸 옆에서 쭉 지켜봤기 때문에, 어느 대통령보다 경제를 살리려고 노력했고, 많이 살렸습니다. 실제로. 그때 좋은 정책을 많이 썼거든요.
부동산 정책도 종부세, 무슨 이런 거, 그리고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대폭 확대, 이런 것이 그때 정말 잘한 겁니다.
지금도 굉장히 어려워서 공격을 많이 받는데 이때 잘해야 합니다.
이 공격을 너무 의식해서 ‘빨리 경제를 살려야 되겠다.’ 이렇게 초조하게 생각하면 안 되고요,
옳은 방향을 취해서 좀 참고, 멀리 보고 가야 된다는 것이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참여정부 때 그렇게 경제 망한다. 나라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실제로 더 어렵던 시절엔 그런 이야기들을 언론이 별로 안했단 말이죠.
학습하셨을 것 같아요.
“지나놓고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장점 중의 하나는 장기주의자입니다. 그분이.
멀리 보고 뚜벅뚜벅 가려고 했고, 거듭거듭 강조한 것이
‘당장 성과 안 내도 좋습니다. 천천히 갑시다. 원칙을 지키며 갑시다.
욕은 내가 다 먹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일하세요.’
하고 장관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거듭거듭 했습니다.
그게 훌륭한 대통령의 자세고요, 그런 대통령 잘 없습니다.
“경제정책에 방향을 정하고, 서둘지 않고, 원칙에 따라 이렇게 진행되는데, 사실은 언론에서 또 이렇게 굉장히 단기성과를 내라고 주문을 하고, 이러다보면 정부가 조급해지고, 이런 것이 악순환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말씀은 역대 정부의 경제 정책사를 한두 문장으로 요약한 겁니다.
아주 핵심을 찔러주셨는데요, 우리 전우용 선생님은 역사학자로 알고 있는데, 경제학자를 하셨어도 훨씬 잘하셨을 것 같아요.
굉장히 중요한 것이 한국은 이때까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고성장을 해온 나라고요. 그래서 고성장에 익숙해 있습니다.
제가 덴마크에 몇 년 전에 갔을 때,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휘파람을 불면서 흥얼흥얼 기분이 굉장히 좋아요.
‘왜 이렇게 기분이 좋습니까?’ 하니까,
‘요새 덴마크 경제가 너무 좋고, 그래서 택시 손님도 많고, 그래서 소득도 많고, 내가 신혼인데, 얼마 안 가서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최고다.’ 이렇게 얘기를 합디다.
근데 제가 경제학자니까 관심이 생겨서
‘작년 경제성장률이 혹시 몇 퍼센트입니까?’ 이래 물었어요.
그러니까 그 택시 기사의 대답이 3%래요. 3%
그때 한국은 뭐 한 4, 5% 이렇게 할 때입니다.
한국에서 그때 3% 하면 저성장, 뭐 불경기 하고 난리 날 때였어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의 성장률과 이미 선진경쟁단계에 돌입한 나라의 성장률은 다를 수밖에 없겠고요,
지금 필요한 것은 오히려 성장률을 높이는 것보다는 현재의 저성장 국면이라고 하는 것이 앞으로 상당 기간 어쩌면 내내 지속할 지도 모른다고 하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국민소득 3만불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고, 5천만 이상 3만불 가진 나라 중에서 7개밖에 안 되는 나라의 국민이라고 하는 것.
그걸 이제 우리 스스로 인지하고 그에 맞는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져야 할 것 같고요,
그런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또는 학문적인 지식이 넓게 퍼져나가야 국민들이 조급증도 버릴 수 있고, 두려움도 떨칠 수 있을 텐데,
언론이 너무 단편적으로 보도를 하고 있고, 또 그래서 경제 정책에 대한 표면적 식견도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제 이사장님께서 한국장학재단 일로 굉장히 바쁘시겠지만, 나은 미래를 향해 걷게 만드는 힘이 돼 주시지 않을까 싶고요
많은 활약 앞으로도 부탁드리고요,
예, 오늘 이렇게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전우용의 사담,
첫 번째 시간은 천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 시간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전우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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