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설_법륜스님(제14회) 병으로 멀어진 남편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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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 본인 입장에서는 참 영리하게 인생을 살으셨어요. 또 꿋꿋이 살으셨고. 남편 몸이 불편한데 같이 그렇게 있으면 애들 공부도 못 시키고 아무 일도 못하지 않느냐? 그래서 나라도 나가서 열심히 일해서 애들 공부라도 시켜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 하셔서 이제 나오셔서 혼자서 일하고 자리잡아가지고 애들 뒷바라지 해서 공부시키고 여기까지 살았는데. 사실은 사는 거로 따지면 별 문제가 없는데. 자식도 원만하지 못하고 가정 생활이. 또 나도 나이가 들면 자꾸 마음에 이렇게 내가 잘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러신 거 같은데. 잘 살았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먼저.

 

본인이 참 정말 여자 혼자서 힘들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잘 살았느냐 라고 할 때는 잘 살았다고 할 수가 없다. 예. 그러기 때문에 딴 것이 다 안정이 됐다 하더라도 인생을 잘 살은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마음에 번뇌가 생기고. 이 정도가 아니고 앞으로 갈수록 삶이 더 고달파 진다. 이걸 각오를 하셔야 됩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가 점점 받아야 되기 때문에. 그걸 피하려고 생각하면 더 억울해지고. 기꺼이 받으려고 마음을 먹으면 능히 이겨 낼 수가 있다.

 

부부라는 것은 생판 모르는 사람이에요. 아무 관계도 없어요. 부모라는 것은 나를 낳아주고 키워줬기 때문에 내가 은혜를 입었고. 또 형제들이라는 것도 어릴 때부터 서로 돕고 살았고. 친구도 그렇고. 그런데 부부라는 것은 생판 낯 설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 생판 낯 설은 사람하고 왜 부부가 됐냐? 다 내 좀 편할려고 그런 거요. 경제적으로 도움을 얻든지. 생활상 도움을 얻든지. 위로를 얻든지. 또 성적인 문제를 해결하든지. 애를 낳든지. 뭔가 남편으로부터 아내로부터 도움을 얻는 거에요. 상대가 있어야 나한테 이익이 좀 된다 이 말이오. 만약에 혼자 사는걸 생각해 볼 때 혼자 사는 거면 그래도 둘이 사는 게 낫지 않느냐? 이 말은 내가 좀 덕볼 수가 있다. 물론 나도 도와주는 게 있지만은. 어쨌든 나를 기준으로 보면 내가 좀 덕볼 수가 있다. 이런 거.

 

그런데 지금 남편이 갑자기 병으로 쓰러져서 생활력도 없어지고 저렇게 누워있으니. 우선 남편 구실도 못하고, 돈도 못 벌고, 못 버는 정도가 아니라 병수발 해야 되고 하니까. 내가 혼자 사는 것 보다 훨씬 못해졌어요. 그러니까 혼자 사는 것 보다 못해졌으니까. 당연히 부부관계를 청산하고 혼자 살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이 분은 그래도 그러니까 남편을 버린 게 아니라. 어쨌든 아이들 키우고 살아야 되니까. 이렇게 나오셔서 자립을 해서 애들 키우기는 했지마는. 그러나 사는 기준을 잘못 잡았다.

 

그래도 그런 남편을 보살피면서 살았어야 했다. 남편이기 때문에 무조건 보살피라는 게 아니라. 그 둘 사이에 인연을 맺어서 자식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자식의 입장에서는 이유야 어떻든 우리 어머니가 우리 아버지를 아프다고 버렸지 않습니까? 그죠? 아버지를 기준으로 보면, 내 아버지를 어머니가 버렸다. 이해는 되요. 머릿속으로. 그러나 마음 깊이는 거기에는 늘 섭함이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앞으로 어머니하고 같이 살면서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자기한테 불만이 생기면 마음에서 이게 씨앗이 되가지고 ‘그래 니는 뭐 잘했노. 아버지 버리고 간 게 니 잘했나?’ 이런 게 늘 마음속에 쌓여있습니다. 그러니까 엄마하고 관계가 좋으면 괜찮은데. 사람이 살다 보면 어떻게 꼭 좋은 일만 생깁니까? 뭔가 틀어지면 이게 마음 속에서 핑계 거리를 자꾸 만든다. 자기가 옳다는 걸 합리화 하기 위해서 이게 자꾸 싹튼다 이 말이오. 이게 첫째 문제고.

 

그래서 앞으로 자식하고 살면서. 자식으로부터 늘 이렇게 내가 그렇게 고생해서 키웠는데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는 소리를 듣기 보다는 저항을 받기가 쉽다. 두 번째는 남자아이라면 결혼생활이 원만해지기가 어렵습니다. 여자에 대한 불신감이 있다. 그것이 설명을 해서 안 됩니다. 어릴 때부터 아~ 여자라는 건 저런 거구나. 이게 뭐 우리엄마가 좋다 나쁜다를 떠나서 무의식 속에 박혀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신뢰가 부족하다. 늘 조금만 마음에 안들면 떠날 여자구나. 이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자꾸 의심을 하고 갈등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부부관계가 원만해지기가 매우 어렵다는 거요.

 

또, 딸이 있다면 딸은 오히려 결심을 해서 나는 엄마처럼 안 해야지 하는데. 역시 어릴 때부터 그러면 버리고 가는 까르마가 전수 됐기 때문에. 자기도 남편이 조금 어려우면 생각과는 달리 마음이 떠나는 쪽으로 자꾸 결정이 되게 된다. 지금은 그런 초입에 들어있습니다. 심한 것도 아니고. 과보가 막 시작이 됬다. 요즘 우리나라 경제 지금 굉장히 어렵다고 난리죠. 그런데 이게 어려움에 막 초입에 든 거에요. 그런데 지금 어렵다고 난리지 않습니까? 지금부터 난리 피우면 앞으로 어떻게 살라 그래요.

 

그런데 겨울도 그래요. 12월은 그렇게 추운 건 아니에요. 그죠? 그래도 사람이 체감으로 느끼기는 첫 추위가 춥습니다. 왜냐하면 생각도 못한 일이 일어나니까. 그래서 인생도 마찬가지에요. 과보의 초입에 들어있지만은 지금이 굉장히 느끼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사실은 객관적으론 이보다 더한 어려움이 닥친다. 그러니까 지금 이 문제를 잘 이해하셔서 만약에 내가 이러한 과보를 능히 받아낼 마음의 준비만 된다면 이거보다 10배 더한 일들이 불어 닥친다 하더라도 내가 끄떡없이 살아 나갈 수가 있다. 그래서 첫 번째 집에 돌아가라는 게 아니고, 우선 남편한테 참회기도를 하십시오.

 

우리가 부부인연을 맺어서 결혼약속을 할 때 뭐라고 했습니까? 검은 머리가 파뿌리처럼 희게 될 때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겠다. 이렇게 맹세했는데. 내가 그 약속을 어겼다. 상대가 아프다는 이유로. 또 어떤 사람은 상대가 부도났다는 이유로. 상대의 성격이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상대가 바람 피웠다는 이유로. 어떤 이유든 다 이혼을 하려고 할 때는 제 나름대론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결혼 서약문에 뭐라고 되어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라도 이렇게 되어 있어요. 그건 다 핑계에 불과하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이 약속을 어겼구나. 정말 병들어 누워있는 남편을 내가 더 정성으로 보살펴야 되는데. 내가 오히려 버리고 나왔으니. 정말 내가 어리석고 못된 여자구나. 이걸 내가 깊이 돌아보고 참회를 해야 됩니다. 후회하라는 게 아니에요. 참회하라는 거요.

 

참회한다는 거와 후회의 차이는 어디 있느냐? 그런 잘못한 자기를 또 미워하는 게 후회에요. 잘못한 나를 미워하라는 게 아니에요. 내가 잘못했구나 하는 거를 깊이 깨달아라 이런 얘기에요. 그래서 다시는 이런 잘못을 내가 저지르지 말아야 되겠다. 아이고 미안하다. 내가 잘못 살아서 너희까지 힘 들구나. 이렇게만 말해야 되. 이렇게 말하면서 역시 참회 기도를 해나가시고. 이렇게 기도를 죽~ 해 나가시면, 내 속에 있는 이런 찌꺼기 들이 먼저 정화가 됩니다. 이런 찌꺼기들이 정화가 되면 그 다음에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니까 먼저 기도하십시오. 지금 어떤 걸 하기 전에 먼저 기도를 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네.

 

사회적으로 법률적으로 따지면 질문하신 분이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말 또순이처럼 열심히 살았어요. 한눈 안 팔고. 아이들을 위해서 평생을 받치면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착하고 바르게 살았는데 왜 이런 과보를 받느냐? 이런 생각을 하는데. 어리석기 때문에 그렇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에요. 무슨 나쁜 짓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어리석기 때문에 그렇다. 쥐가 쥐약을 먹는 것은 쥐가 무슨 못된 짓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쥐약인 줄 몰라서 먹고 죽듯이 어리석어서 그렇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 좋은 부처님의 법문에 따라서 이 어리석음을 깨우쳐야 된다. 인연과보의 이치를 몰라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 그러니까 참회기도를 하게 되면 기꺼이 내가 진실로 참회가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아~ 내 어리석음의 인연과보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가 안 되요. 누가 나를 비난할 때 억울하다 생각할 때 괴롭지. 아이고 두드려 맞아 내가 죽어야 되는데 저렇게 욕설만 하고 저 사람이 마는 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겠어요? 욕이 괴로움이 됩니까 안됩니까? 안되. 이것이 바로 인연과보가 반드시 있는 가운데에서 내가 인연과보 없는 도리로 가는 길이오. 이 묘한 도리에요.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주에 또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