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3)

[즉문즉설] 제286회 부부싸움을 하면 따져야 하는 성격입니다.

Buddhastudy 2013. 2. 17. 04:57

출처 YouTube

  

그러니까 아내는 하나하나 따져서 옳고 그른 것을 꼭 구분해서 누가 잘했고 잘못 했고를 판가름 하고 싶어 하는 거고, 남편은 어때요? 어지간하면 덮고 그냥 넘어가자. 이런 스타일이다. 그러니까 둘이가 갈등이 많이 생기겠죠. 그런데 이 세상을 살면서 사실은 하나하나 다 따지고 밝히고 분명하게 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 세상일을 두리뭉실하게 하면 안 돼요. 그런데 인간과 인간의 관계, 특히 부부 관계. 이런 관계는 마치 회사 장부 적듯이 그렇게 하나하나 분명하게 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거 자체가.

 

그것도 또한 이해하셔야 돼. 그런데 우리 이 세상은 이런 재정적인 관계나 세상의 일은 두루뭉술 넘어가려고 그러고, 인간관계는 어때요? 하나하나 따져서 분명하게 하려고 하면 못삽니다. 어떻게 생각해야 되느냐? 이 세상 일은 좀 귀찮더라도 힘들더라도 분명하게 따지는 게 필요합니다. 회계장부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약속도 지키면 딱 지키고,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그러고, 이런 게 좋아요. 그런데 부부 관계 같은, 이런 가족관계 같은 공동체 안에는 너무 그렇게 옳고 그르고, 맞고 틀리고 따지면 어때요? 사람이 피곤해서 살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좀 예를 들면 부부가 같이 사는데 상대가 화를 한번 냈다. 그러면 니 왜 화나는데? 화날 일만 한 일이 있었나?’ 수행차원에서 수행시킨다고 이렇게 계속 따지면 아무리 수행하는 사람도 그걸 딱 듣고 ~ 내가 사로잡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기보다는 피곤하다, 수행도 싫다.’ 이렇게 받아들이기가 쉽다. 스님이 만약에 그렇게 지적을 하면 탁 받아들일 수가 있는데. 이 부부 관계나 가족관계나 가까운 관계라는 건 뭐냐 하면 좀 덮어주기를 원해요. 따지기보다는. 그거 일일이 다 밝히면 피곤하다고 생각해. 심리가.

 

그래서 질문하신 분은 남편 하자는 대로 하세요. 싸울 때 싸우더라도 니가 잘했건 내가 잘했건 지나간 건 어떻게 하고? 잊어버리고 이렇게 가는 게 좋습니다. 그럼 나는 지금 그래 안 되는 걸 어떻게 하란 말이오. 그러니까 그렇게 되도록 자꾸 이렇게 마음을 쓰셔야 돼. 이렇게 너무 따지는 걸 시비분별이라고 그래. 시비분별을 내려놓아라. 불교에서 제일 중요시 하는 게 초심자는 시비분별을 내려놓는 거요. 옳다. 그르다. 맞다. 틀렸다. 이렇게 너무 따지지 마라. 이 말이오. 좀 덮어둬라. 항상 모든 일 다 그래라. 그런 거 아니에요. 인간관계에서 초심자는 특히 그래야 돼. 수행을 처음 하는 사람은.

 

왜냐하면, 자기 에고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걸 내려놓으려면 세상에 대한 시비분별도 좀 내려 놔야 돼. 그렇게 해서 자기가 숨이 좀 죽어야 돼. 세상에 대한 각양각색의 일을 이해를 좀 할 수 있어야 됩니다. 그렇게 한 뒤에 좀 다시 가닥을 잡아서 옳고 그른 것을 정립도 좀 해도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분은 수행 삼아 지금은 스님이 객관적으로 봐도 남편이 나보다는 좀 부드럽다고 한다. 그러고 내가 시비분별 이렇게 하는 게 이게 개인 관계에서 그렇게 좋은 게 아니다. 이것이 수행차원에서는 내려놓고 버려야 할 대상이라고 한다.

 

스님 이해관계가 없으니까 스님 말을 믿고 오케이. 그래 한번 해보자. 이렇게 받아들이셔야 돼. 그런데 실제로 또 됩니까? 안됩니까? 안되니까, 해야 되는데 안 되니까 그럼 이건 누구 문제다? 내 문제다. 내 문제를 받아드려야 돼. 이제 더 이상 남편은 시비하지 말고. 이렇게 해서 정진을 좀 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