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본척하고 사는 거는 차선책입니다.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에요. 못 본척하고 그냥 사시면 되요. 왜 그러냐 하면 부부라든지, 부모자식이라든지, 같은 회사에 다닌다든지. 이거는 못 본척 하려고 그래도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원증회고. 미운 사람과 자꾸 만나야 되는 괴로움이 있는데. 요즘 아파트같이 벽이 다 가려져서 안 보려고 하면, 한 달 가도 한번 두 번 볼까 하는 수준 아닙니까? 설령 보더라도 지는 지고 나는 나고 이렇게 생활하면 되죠. 그래서 이런 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게 질문거리 정도 된다는 거는 뭔가 좀 보고 싶다는 얘기에요.
그렇지 않을까요? 정말 못 본척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질문을 한거는 아닐 거요. 뭔가 이게 불편하기 때문에 그런 거요. 그런데 엄격하게 생각하면 불편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내 볼일 보고 살고 지는 지 볼일 보고 살면 되지. 그러니까 못 본척 하겠다. 이래 생각하지 말고 놔버리세요. 소 닭 보듯이 닭 소 보듯이 그냥. 그냥 내 나름대로 살면 되죠. 다시 말하지만 그런데 이런 질문을 했다는 거는 이렇게 잘 안되니 질문을 했겠죠. 뭔가 볼일이 있나 봐요.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미워하는 거 같지만, 뭔가 얘기도 나누고 오고가기도 하고 이렇게 좀 지내고 싶은 내면의 욕구가 있으니까 이게 불편한거요. 나 같으면 하나도 안 불편하겠어요. 그러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이웃이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된다고 의무감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가 좋은 관계로 유지하고 싶다. 이런 관점에 서면 첫째 그 사람이 나 보다 잘 산다고 내가 자기보다 못산다고 나를 무시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버려야 됩니다. 잘못됐어요.
그냥 그 사람이 나 만나서 자기 성질대로 성격대로 했을 뿐이지.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한거는 아니에요. 너 나보다 아파트 평수가 적구나. 이렇게 그 사람이 생각을 했고. 너 나보다 돈이 적구나. 이렇게 생각은 할 수 있어요. 나보다 적은데 뭐 내가 꼭 너 만나야 되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너 만나 봐야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겠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의 자유입니다. 나도 어떤 사람이 보자 할 때, 내가 꼭 그 사람 만나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없어요? 들 수 있죠.
어떤 사람이 전화 와서 자기가 꼭 봐야 되겠다 할 때 저도 이리 바쁘니까 용건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보자는 사람은 전화 안 해 줄 때가 있거든요.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냥 전화해서 내 아무개인데 전화 좀 해라. 이런 사람 있거든요. 그럼 전화 못한단 말이오. 그럼 그 사람을 무시해서 그래요? 그 사람은 이걸 무시해서 그렇게 할 수 있겠죠. 그 사람은. 감히 내가 전화해달라는데 어떻게 전화를 안 하냐? 자식 요새 좀 뭐~ 인기가 있다더니 나를 무시 하냐? 이렇게 그 사람이 생각할 수는 있어요.
무시 한다는 거는 내 생각이지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한거는 아니에요. 그 사람은 그냥 자기 생각대로 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내가 무시를 당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거는 내가 그 사람보다 돈이 적다든지 못산다든지 하는 자격지심이 있기 때문에, 열등의식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내가 느낀 거요. 내가 이렇게 느꼈다. 그러니 무시했다는 생각은 버려야 됩니다. 사실이 아니에요. 그 사람은 자기식대로 자기 생각대로 자기 가치 되는대로 자기 이익대로 행동한거요. 마치 나도 내 계획대로 내 생각대로 행동하듯이.
네가 나 돈 적다고 나 무시하구나. 좋다. 나도 니 안 본다. 이렇게 내가 생각해서 행동하잖아요. 네가 먼저 인사안하면 나도 안 하겠소. 이렇게 내가 행동하잖아요. 내가 나도 내 생각대로 행동한단 말이오. 그 사람도 그 사람생각대로 행동할 뿐이지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한 게 아니고, 내가 내 마음에 들도록 상대가 안하니까 어떤 생각이 들었냐? 네가 나를 무시하네. 이렇게 내가 무시당했다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요. 내가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나쁘죠. 기분이 나쁘면 누구 손해요. 나만 손해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괴로운 거요. 그러니 무시당했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이거는 올바른 사고 방식이 아니에요. 이건 내가 열등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래요. 그 사람이 돈 좀 있다고 나를 무시하네. 라고 하는 말은 내가 돈이 많은 게 좋다라고 하는 돈에 대한 집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거요. 내가 돈 문제 갖고 돈 그거 많으면 많고 적으면 뭐하고 이렇게 생각할 때는 그 사람이 돈 좀 있다고 나를 무시한다. 이런 생각이 안 들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돈이 많다고 나를 무시한다. 이렇게 내가 생각이 드는 거는 내가 사실은 돈에 집착하고 있는 거요. 돈이 많은 게 좋다고 하는 내 가치관이 있기 때문에 내가 돈이 많은 사람에게 내가 지금 이렇게 열등의식을 느끼는 거요. 이게 내 문제요. 그 사람하고 아무 관계없는 문제입니다. 그 사람은 자기식대로 자기 생각대로 행동한 것뿐이에요. 그걸 보고 내가 이런 저런 번뇌가 생긴 거요. 그러니 오늘부터 그 사람에 대해서 참회를 해야 돼. 내가 산을 보고 미워한 거와 똑같다 이 말이오.
산은 지대로 생겼는데 왜 저 산은 나무도 없고 돌만 있고 왜 저러냐? 이럴 때 내가 산을 보고 참회하는 거요. 산이 잘했다는 게 아니에요. 내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내가 어리석은 생각을 내서 산을 미워했기 때문에 산아 너는 너대로 생겼는데 내가 너를 미워했으니 바보 같은 게 한심하다. 참회한다. 이런 뜻이란 말이오. “아이고, 당신 미안합니다.”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 생활한거란 말이오. 사람 마음이라는 건 사람만나다 보기 싫기도 하고 보기 좋기도 하고 친구를 맺었다가 친구 헤어지기도 이런 거지.
여러분들도 사람 친구 한번 사귀었다고 끝까지 죽을 때까지 사귀는 사람 있어요? 남편 좋아했다면 어떤 경우에도 좋아한다. 이런 게 있어요. 하루에도 12번도 더 좋아했다 미워했다 하는 거지. 그러니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행동한거요. 지금 나는 나대로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행동할 뿐이에요. 누가 잘하고 잘못한 게 없어요. 다만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 부정적으로 느끼니 누가 괴롭다? 내가 괴롭다. 내가 안 괴로우려면 그 사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되요. 이게 수행이에요.
그래서 그 분께 참회하라 이런 얘기요. 그분께 참회라는 말은 그 사람이 잘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분은 그분대로 사는데 내가 사람을 보고 잘했니 잘못했니? 하니까 내가 지금 경계에 끄달려서 번뇌 망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 말이오. 그러니 죄송합니다. 이렇게 하라는 거요.
Q2.
그 무당 말씀대로 열심히 기도하세요. 당신이 열심히 기도하면 당신 남편과 아들이 잘된다. 맞는 얘기요. 열심히 기도한다는 것은 사람이 어떤 한 가지 원을 세워서 꾸준히 빼먹지 않고 한다는 거요. 그건 좋은 일이오. 아침에 정기적으로 일어나서 매일 30분씩 운동만 해도 건강에만 좋은 게 아니라 주위 가족 관계도 굉장히 좋습니다. 매일 일어나서 108배만 해도 본인에게나 타인에게 굉장히 좋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자랄 때 우리 어머니가 언제나 춥던 덥던 집안에 무슨 일이 있던 늘 아침 5시만 되면 일어나서 향 켜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어때요? 그게 아이한테 얼마나 태산 같은 안정감을 주는 거요. 기도한다 해놓고 이튿날 안하고 이런다 해놓고 저렇게 하고. 그럼 믿을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아이도 따라가는 거요. 그래서 옛날에 다 부모가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 집에 아이들이 훌륭하게 되는 이유는 그래서 그래요.
그럼 불교만 이러겠어요? 아니겠지. 어떤 사람이 기독교인이 있어서 늘 아침에 일어나서 한 시간 동안 자기 기독교식으로 기도하는 집안에 태어난 아이들도 훌륭하게 될까? 안될까? 되겠지. 불교라는 것은 불교만 하면 된다. 이런 얘기 아니오. 이렇게 하는 것이 그 아이에게 내면에 마음에 반석 같은 그런 안정된 힘을 준다. 이 말이오. 이 무당 얘기가 맞는 거요. 이 점쟁이 얘기가 맞는 거요. 누가 말했던 맞는 얘기는 사실이오.
그런데 내가 잘되라고 기도하면 잘된다. 이런 얘기는 아니요. 스님 얘기는. 차이가 있다면 그 얘기에요. 아시겠어요? 우리 남편 잘되게 해주세요. 하면 잘되고, 우리 자식 좋은 대학에 가게 해주세요. 하면 좋은 대학에 간다. 그런 얘기가 바로 그 사람하고 스님하고 차이점이에요. 그러나 매일 일어나서 어떤 것이든 규칙적인 그런 행동을 아주 사람이 신심이 없으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없어요? 없지. 꾸준한 인내심이 없으면 그렇게 못하잖아. 그죠?
그것이 자식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이왕지 하는 기도인데 어떻게 하면 더 좋겠소. 이렇게 묻는다면 언제나 내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식에 대해서 공부 잘해라 이런 거 보다는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을 내고, 남편을 이해하는 마음을 내고, 부모님을 이해는 마음을 내고, 그 분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또 내 생각에 사로잡혀서 이러쿵저러쿵 했구나하고 이렇게 돌이키는 마음을 내면 이왕지 하는 기도에 더 좋은 효과가 난다. 이 말이오.
Q3.
보기 싫은 사람을 만들게 되는 거는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보기 싫은 인연과보를 짓는 거요. 내가 상대에게 아무런 바라는 게 없으면, 누가 엎드리든 앉든 눕든 길거리에 오줌을 누든 그냥 개보듯이 보면, 아무 이런 인연이 지어지지 않죠. 내가 내 식대로, 내관점대로, 내 원하는 대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기 때문에 싫은 인연을 짓게 되는 거요. 어떻게 하면 보기 싫은 사람을 안 만들고 잘 살 수 있겠습니까? 바라는 마음 기대하는 마음 내식대로 하려고 하는 생각을 놓으십시오.
한 마리 다람쥐가 숲속을 다닐 때 바위와 바위 사위를 보고, 왜 돌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가지고 건너뛰기 어렵게 만드노. 도토리는 왜 이렇게 가랑잎 밑에 숨어있어 찾기 힘들게 만드노. 나무는 왜 이렇게 높아가지고 오르기 어렵게 만들어. 이렇게 온갖 불평을 할 수 있죠. 그런데 다람쥐는 안 그렇잖아요.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없으면 없는 데로 있으면 있는 데로 자기대로 길을 가잖아요. 그렇듯이 여러분도 한 마리 다람쥐가 돼서 큰 돌을 보면 큰 돌인 줄 알고, 못 건너뛰면 둘러서 가면 되는 거고.
큰 나무가 있으면 안 올라가면 되는 거고. 다람쥐보다도 못한 거요. 이게 인연 따라 사는 거요. 보기 싫은 사람이 있는 게 아니에요. 내가 나를 고집하기 때문에, 내 취향 내 취미 내 원함을 고집하기 때문에 이런 보기 싫고 보기 좋고 하는 게 생기는 거요. 여러분들 어떻게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법륜스님이라는 사람이 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방식으로 좋아합니까? 아니잖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욕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왜? 다 자기 취향대로 자기 생각대로 자기 처지에 맞게 다 반응을 하는 거요.
그 각각의 반응은 다 그 사람들 문제요. 내가 그렇게 반응한단 말이오. 내가. 이 사람을 보면 이렇게 반응하고 저 사람을 보면 저렇게 반응하고. 왜 그렇게 반응하느냐? 내 취향, 내 원함, 내 입장을 기준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걸 중심으로 해서 내가 반응을 하는 거란 말이오.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에요. 내 감정이 싫어하는 게 일어나면 어 저거 싫어하구나. 왜 싫어하는 게 일어날까? 그거는 내가 내 어떤 것을 고집하기 때문에 내 취향과 안 맞기 때문에 싫어하는 거요.
그 사람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그 사람은 그냥 그렇게 생긴 거요. 그 사람은 그냥 그것일 뿐이에요. 그게 뭐요? 공이에요. 공. 어떻게 하면 안 만날 수가 있느냐? 내 바람, 기대, 내 입장, 내 상을 놓으면 어떤 사람을 만나도 어떤 경우에 처해도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설령 또 일어났다 하더라도 오~ 내가 나에 대해서 집착하구나. 이렇게 탁 돌이키면 사라집니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즉문즉설] 제428회 신.불에 의지하는 것과 참회에 대해서 혼란스럽습니다. (0) | 2013.06.05 |
---|---|
[즉문즉설] 제427회 특별기도에 대해서 (0) | 2013.06.04 |
[즉문즉설] 제425회 진언의 효력 (0) | 2013.06.02 |
[즉문즉설] 제423회 자꾸 도와달라는 형제 (0) | 2013.05.31 |
[즉문즉설] 제422회 남편 병수발 (0) | 2013.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