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란 말을 시공간적으로 해석하면
전혀 잘못 가는 길입니다.
그건 바로 나의 의식이
눈앞에 세상 일체를 보여주며
나타내고 있는 이 자리를 말합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세상과 더불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느끼는
바로 이 의식자리입니다.
누구에게나 이 자리가 눈앞에 나타나 벌어져 있고
이 자리와 내 몸은 항상 같이 합니다.
세상은 항상 이 자리 안에 담겨 있고
이 자리가 곧 세상이며
세상이 곧 이 자리입니다.
우리는 3차원 감각, 즉 오온에 빠져서
세상 속에 내가 나타났다 죽어 사라진다, 착각합니다.
그러나 세상과 내 몸은
항상 같이 나타나고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세상과 내 몸은
똑같이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한 덩어리의 오감 세계가 만든
감각의 착각이자 환영인 것입니다.
의식하는 자가 있을 때
비로소 의식되는 대상이 나타나고
의도에 따라 그대로 분별된다는 것은
이미 양자물리학에서 입증된 이론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 감각적 착각이
깨달음을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이자 미혹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들이
오감 속의 경험이고 내용물일 뿐이란 점에서는
절대로 평등함으로 그들은 하나입니다.
감각의 경험들에서 내용물을 뺀다면
남는 것은
결국 같은 감각들이라는 것일 뿐입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머리로만 자꾸 이해하려 드는
오랜 업습 때문에도 더욱 그렇습니다.
감각적 체험이 뒷받침되지 않는 생각 속의 깨달음은
해오이자 직연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특별한 경지나 체험을 하고자
오랜 수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 역시 오랜 세월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질 못했다가
자기 몸을 상념체 속에서 없애는
어떤 수행 단체의 방법과
밀라레파의 10만 송 속에서 그 해법을 찾고 깨어났습니다.
하지만 그 수행 단체는
그 수행법을 통해 우아일여한 체험의 내용물을 우주라 하며
최종 수행의 목표로 삼고 있었고
그것은 결국 식무변처정에 그치는 것이었습니다.
밀라레빠의 10만송에서는
분명히 법보하시니 그대로 하나이며
활공인 법신이 활동하는 보신과
그 결과로 응화되어 나타난 화신을
두루 정견하고 정각할 때
비로소 대각을 이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깨달음의 방편으로서는
수행이라 할지 모르나
어디까지나 그 본질은 정견입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가진 고정관념과 생각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자꾸 미혹 속에서 헤매게 될 뿐
그 환상 세계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어린아이와 같은 무념무상의 맑고 깨끗한 눈길로
끝까지 똑바로 보아야만
인연 따라 진리가 홀연히 드러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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