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몸과 마음을 나로 여깁니다.
그런데 삶 속에서
몸과 마음을 나로 여기지 않을 때
나는 무엇일까요?
다시 말하면
의식이 몸의 감각이나 마음을 통해 들어붙지 않고 있을 때
나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그럴 때가 일상 중에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 꿈도 없이 깊이 잠잘 때
둘째, 의식의 불은 켜 있으나
마음이 아직 제대로 작동을 시작하지 않을 때입니다.
주로 우리가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가 그렇습니다.
라마나 마하리쉬는
바로 이때를
우리의 참면목이 잠시나마 드러나는 순수한 시간이라
표현하곤 했습니다.
일상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즉각 생각과 감각, 느낌의 세계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그리곤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이 몸의 감각, 또는 마음 활동이라고 여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현상을 더 자세히 정견해 보면
우리는 깨어날 수 있습니다.
몸의 느낌이나 마음 활동,
즉 생각, 감정 이전의 자리,
그 자리엔 투명한 의식이 있는데 그것이 생명현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자리가 조건 따라 만들어내는
꿈 같은 환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깨달았다는 것은
존재의 중심이
이 생명의식자리로 옮겨진 것입니다.
이 생명의식자리가 먼저이고
본래적인 것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나머진 사실
다 그 자리가 만들어낸 꿈 같은 환영들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생각으로 따라와 이해하는 것은
해오(解悟)에 불과합니다.
생각으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이 생각조차도 대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부모미생전의 본래면목에 깨어나는 것입니다.
의식의 자리에서
생각과 감정, 느낌들을 보면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기루처럼
잠시 있다 사라지는 환영들의 불과함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반야심경에선
[오온개공 도일체고액]이라 하는 것입니다.
생각, 감정, 느낌이란 오온을 다 공하다고 보면
그 정견함만으로
우리는 일체의 고통을 다 건너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환영성을 절대 생각으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꼭 직접 보고 체험해야 합니다.
'피올라정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올라 정견) 일상에서 깨닫기 #26 - 생각, 느낌으로는 죽어도 알지 못하는 이것! (0) | 2025.03.05 |
---|---|
(피올라 정견) 일상에서 깨닫기 #25 - 시장 노파가 깨달을 수 있었던 이유 (0) | 2025.02.27 |
(피올라 정견) 일상에서 깨닫기 #23 - 깨달음이 어떤 상태, 경지라는 착각을 버려라! (0) | 2025.02.20 |
(피올라 정견) 일상에서 깨닫기 #22 - 소리로 만나는 마음자리 밝히기 (0) | 2025.02.19 |
(피올라 정견) 일상에서 깨닫기 #21 - 알고 모름과 깨달음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0) | 2025.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