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8)

500원보다 370원이 더 매력적인 이유

Buddhastudy 2019. 1. 4. 19:58


한 푼만 주세요.”

한 거지가 역 앞에서 불쌍한 모습으로 구걸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 갈 길 바쁜 사람들은 거지에게 무관심했고

그 누구도 한 푼조차 주지 않았다.

 

이를 물끄러미 지켜보던 한 노신사가 소매를 걷어붙이더니

거지 옆에 서서 이렇게 외쳤다.

“370원만 주세요.”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한 푼, 두 푼 잔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단 몇 분 만에 거지의 빈 깡통에는 동전과 지폐가 가득 찼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은가?

하지만 심리학 실험에서도 위와 같은 일이 똑같이 나타났다.

 

잔돈 있으면 도와주세요.”

“25센트 동전 하나만 주세요.”

“37센트만 주세요.”

 

3가지 구걸 방식 중 어느 것이 성공률이 가장 높았을까?

잔돈을 언급했을 때는 44%,

25센트를 요구했을 때는 64%가 적선했다.

그런데 37센트라고 말했을 때는 무려 75%의 사람들이 적선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37이라는 숫자에 마력이 있는 걸까?

이유는 행인들이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한 푼이나 500원이라면 뻔한 구걸이 되고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는다.

 

그러나 370원이 되면 왜 하필 370원이지?

370원이 필요한 이유가 뭐지?

하면서 관심을 두게 된다.

 

이처럼 정보를 평가할 때 의도적으로 혼란을 일으키면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심리치료사들도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다.

 

환자를 최면 상태로 유도하기 위해 전래동화처럼 친근한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우리가 알던 것과 전혀 다른 황당한 전개로 넘어가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환자를 혼란시키면 스토리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집중하느라 최면에 저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기부 행사에서 이러한 혼란 기법이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아름다운대단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손해배상액을 지원하는 캠페인으로 노란봉투 프로젝트를 전개했는데, 이 캠페인은 일인당 47000원씩만 모급했다.

1만 명이 참여하면 배상액 47억 원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왜 하필 47,000원인지 궁금해 했고, 단순히 모금에 참여한 것을 넘어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렇게 노란봉투 프로젝트는 단 1주일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혼란 기법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으로 흔들어놓고 재구성하기가 있다.

이 기법은 2단계로 구성되는데, 처음에는 비정상적인 표현으로 제품을 소개해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다음에는 소비자가 느끼는 혼란의 의미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메시지를 제시한다.

 

심리학자들은 이 방식을 활용하여 크리스마스 자선 카드를 판매해보았다.

“8장 짜리 카드 묶음을 단돈 3달러에 판매합니다. 엄청 싼 가격입니다.”

분명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음에도 전체 가구의 35%만 카드를 구매했다.

 

“8장짜리 카드 묶음을 300페니에 판매합니다. 엄청 싼 가격입니다.”

1페니는 1센트의 대체어이고, 100센트는 1달러이니 300페니는 3달러와 같은 금액이다.

 

그러나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300페니라는 말을 듣자 사람들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전체 가구의 65%가 카드를 구매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거나 이제 막 SNS에 가입했다면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사람들의 무관심이다.

일단 관심을 끌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나 콘텐츠가 있어도 이를 어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사람들에게 약간의 혼란을 주자.

 

3만원 대신에 30천원이라고 외치고

떡볶이 대신에 볶이떡이라고 말해보자.

무관심은 관심으로 바뀌고 관심은 구매와 좋아요로 바뀔 것이다.

 

명심하라.

재치 있는 흔들어 놓기가 당신에게 370원의 기적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