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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Cookie] 마법의 돌의 비밀을 최초로 밝히려 한 과학자

Buddhastudy 2022. 8. 3. 19:26

 

 

 

염동력이라는 것이 있죠?

물체에 손을 대지 않고, 물체를 움질일 수 있는 초능력을 말합니다.

 

건드리지도 않은 물체가 움직이는 현상은

예로부터 아주 신비로운 현상 중 하나로 꼽히는 현상이었습니다.

문명과 과학이 발달한 현재에도

손 대지 않고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건 정말 놀랍죠.

 

이와 같이, 떨어져 있는 물체가 서로에게 힘을 작용해

서로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힘을

우리는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작용한 힘이라는 뜻의

Long Range Force, '원거리 작용력'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자석'

바로 이 '원거리 작용력'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죠.

 

하지만 상상해보세요.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인들에게 이 자석은 얼마나 신비로운 돌이었겠어요?

서로 서로를 밀고 당기고 하는데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고대인들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자석에 마법의 힘이 깃들었거나

정령이 숨어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어요.

 

물리학사 꿰뚫기에서 오늘 소개해 드릴 과학자는 바로

이러한 마법의 돌이었던 자석에 대해 최초로 학문적으로 연구하려 했던 과학자,

길버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544,

영국 에식스 주의 콜체스터에서 출생한 윌리엄 길버트는

이 지역에 있는 고전문법학교

지금의 중고등학교 수준의 교육기관에서 학업을 마친 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역할도 컸지만 스스로도 의사의 꿈을 꾸고 있던 길버트는

사실 물리학보다 약학에 더 관련이 깊은

화학에 더욱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당시의 화학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금단의 주술을 다루는 학문

'연금술'과 분리되어 있지 않았죠.

 

길버트는 이런 환상적인 생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난 뒤로 화학과는 거리를 두게 되며

마법의 돌이라 불렸던, 자석으로 연구 방향을 돌리게 됩니다.

 

당시 유럽인들은 중국에서 발명되어 아랍을 통해 전파된

나침반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바다를 항해했었지만

나침반에 놓여진 작은 자석이 어째서 방향을 알려주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어요.

 

이러한 사실은 미신을 싫어하고 관찰 결과를 중요시하는 길버트에게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였으리라 생각되네요.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한 그는 자석에 기원을 조사하면서

지구가 커다란 자석이라는 사실을 주장하게 되는데요.

 

당시 많은 사람들은 나침반이 북극을 가리키는 이유를

북극성이 엄청나게 강력한 자석이거나

북극 쪽에 아주 강력한 자석이 있다고 생각했으나

길버트는 지구 전체가 커다란 자석이기 때문에

나침반이 북극을 가리킨다고 주장하였어요.

 

또한 '마늘과 함께 자석을 두면 힘이 약해진다' 라거나

'천연자석을 이용하면 두통을 치료할 수 있다' 같은

미신적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내용이 잘 담겨져 있는 딱 1600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자석에 관하여'에서는

달이 지구를 도는 이유도 자석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과

비슷한 이유일 것이라는 주장도 내포되어 있었지요.

다시 말해, 천문학적 현상 또한 자석의 힘을 이용해 설명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길버트 또한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했던

'지동설'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이 길버트의 '자석에 관하여'라는 책은

이후 천문학의 관심이 많았던 많은 과학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책으로서 자주 읽히게 됩니다.

 

천문학에 한 획을 그은 과학자들인 갈릴레이와 케플러도

이 책을 통해서 큰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이러한 사실을 통해

당시 큰 영향력이 있는 책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겠죠?

 

또한 길버트는 자석뿐만 아니라, 전기 현상에 대해서도 연구하였는 데요.

마찰을 통해 발생되는 정전기 하면 떠오르는 보석

'호박'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당시 호박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electron에서 파생된

오늘날 우리가 '전기'라고 부르는 라틴어인 electricus라고 이름 붙이게 됩니다.

electricus는 여전히 유럽 언어에서 전기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죠.

 

이를 통해 자석의 힘과 호박의 힘은 전혀 다른 것으로 정의하면서

그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같은 분야로 여겼던

'자석의 힘과 전기적인 힘'을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서

자기학과 전기학의 토대를 각각 마련해 놓게 되지요.

 

나중에 물리학사 꿰뚫기를 통해 만나보시게 되겠지만,

이렇게 쪼개진 돌은 19세기의 어떤 천재적인 과학자에 의해

다시 하나로 합쳐지게 되지만 말이에요.

 

이러한 자석에 관한 커다란 업적들도 충분히 대단했지만

길버트의 업적 중 가장 빛나는 업적은

학문적으로서 과학과 유사 과학을 분리해낸 논리의 전개 방법

다시 말해, 과학의 연구를 최초로

'실험적인 방법을 통해 증명하려는' 접근 방법으로 행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길버트의 성격인

신비주의적 믿음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는데요.

연금술, 정다면체 천문학, 영구기관 등

길버트 이전에 주장되었던 많은 학문들은

초자연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설명으로 가득했었습니다.

 

그러나, 길버트는 이러한 신비주의적 세계관에 빠지지 않고

그러한 주장들을 모두 자신만의 실험적 방법으로 반박하고 틀렸음을 밝혔습니다.

 

또한 자신의 실험 방법을

누가 보더라도 재현할 수 있게끔

대단히 구체적으로 서술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서 이용되기도 했죠.

 

이러한 실험적 연구의 태도 덕분에

갈릴레이보다도 더 일찍 '최초의 근대 과학자'라는 칭호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길버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실험적 증명만 있었을 뿐

수학적 근거가 부실했다는 이유 때문에

'최초의 근대 과학자'라는 칭호는 결국 갈릴레이에게 돌아가게 되죠.

 

이후 1601년부터 그는 엘리자베스 1세의 주치의로 지내다가

여왕의 후계자인 제임스 1세가 즉위하게 되면서, 내과의사로 지명되게 됩니다.

그러나 채 얼마 지나지도 않은 160312,

길버트는 60세라는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최초로 보이지 않는 미지의 힘

자석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과학자, 윌리엄 길버트

그는 자석을 연구했지만, 그가 남긴 업적들은

자석이 가지는 신비한 능력 이상의 가치를 가졌던 게 아니었을까요?

과학쿠키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