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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Dream] 티라노사우루스는 죽은 동물을 먹고 살았다?

Buddhastudy 2021. 4. 28. 19:18

 

 

공룡계의 국가대표 티라노사우루스

그런데 여러분은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포악한 사냥꾼? 무자비한 학살자?

일각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시체 청소부였다는 주장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실일까요?

 

이번 에피소드는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해 이야기입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았고, 또 어떻게 사냥했을까요?

...

 

우리가 흔히 아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정식 학명은 티라노사우루스렉스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온전한 골격 화석은

1902, 미국 몬태나 주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공룡 학자들은 이 화석을 보자마자 가장 무서운 공룡이라는 걸 직감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빨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알려진 육식 공룡으로는

메갈로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케라토사우루스가 있었는데

이들의 이빨은 납작하고 삐죽삐죽한 형태였던 반면

티로노사우루스의 이빨은 마치 거대한 바나나차럼 굵은 모양이었던 겁니다.

 

이빨 하나의 길이는 무려 30센티에 달랬으며

그중 뿌리의 길이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었죠.

 

공룡학자들은 이를 통해

티라노사우루스가 먹잇감의 뼈까지 으스러뜨릴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무엇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여타 육식공룡들보다 몸집도 컸습니다.

몸길이는 12m에 몸무게는 6톤을 훌쩍 넘었죠.

무는 힘, 역시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2012년 영국 리버풀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의 무는 힘은 약 5700kg으로

그랜드피아노 13대가 떨어지는 힘과 비슷했죠.

 

백상아리의 무는 힘은 약 300kg, 사자는 430kg, 악어는 2000k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티라노사우루스는 가히 공룡의 제왕이라 불릴만했습니다.

 

하지만 1993!

티라노사우루스가 시체나 주워먹고 다녔을 거라는

굉장히 파격적인 주장이 등장하면서

티라노사우루스의 명성에 흠집이 가게 됩니다.

 

당시 미국 몬태나주립대학교의 고생물학자 존 호너박사는

5가지의 이유를 들어 티라노사우루스가 훌륭한 사냥꾼이 아닌

시체 청소부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짧은 팔입니다.

몸길이가 12m 달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팔길이는 고작 1m

호너 박사는 먹잇감을 붙잡으려면 팔이 길어야 하는데

티라노사우루스의 팔로는 사냥은 어림없다고 주장했죠.

 

두 번째 이뉴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뛰어난 후각입니다.

호너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 속 뇌가 있던 자리 뇌실을 연구하면서

후각을 담당하는 후신경구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티라노사우루스의 뇌와 후신경구의 크기 비율은

칠면조독수리의 것과 비슷했습니다.

칠면조독수리 대표적인 시체청소부 동물이기 때문에

호너 박사는 후각이 발달한 티라노사우루스도

시체를 찾아다녔을 것으로 추측했죠.

 

세 번째 이유는 작은 눈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머리 길이는 1.5m지만

눈 알 크기는 야구공만 했습니다.

그래서 호너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시력은 낮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사냥꾼으로서는 부적합하다고 봤죠.

 

네 번째는 티라노사우루스의 거대한 몸집입니다.

호너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가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에

재빠르게 뛰지 못했고, 결국 사냥은 어려웠을 거라고 주장했죠.

 

마지막 다섯 번째 호너 박사가 티라노사우루스가 동물의 뼈를 씹어먹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시체청소부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미국 몬태나주에서는 오리주둥이 공룡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꼬리뼈와 트리케라톱스의 골반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씹어서 생긴 상처들이 발견됐고

티라노사우루스의 배설물 화석에선 초식공룡들의 뼛조각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호너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뼈를 씹어 먹는 습성이

시체 청소부로 유명한 하이에나와 비슷하다고 봤고

결국 티라노사우루스가 시체 청소부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정말 티라노사우루스는 시체 청소부였을까요?

다행히 제왕의 명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2002,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의 고생물 학자 홀츠 박사가

존 호너의 주장에 반박하는 논문을 발표한 겁니다.

홀츠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는 굳이 팔을 사용하지 않고도

큰 턱만으로 먹잇감을 손쉽게 잡았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머리가 큰 공룡은

팔이 길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고꾸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팔이 짧은 편이 사냥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죠.

 

그리고 홀츠는 후각이 뛰어난 것은

오히려 티라노사우루스가 뛰어난 사냥꾼인 증거라고 못 박습니다.

늑대도 후각이 뛰어난 사냥꾼이거든요.

 

그리고 칠면조독수리는 새이기 때문에

하늘에서 시체 냄새를 맡기 위해 후각이 발달한 것이고

이를 육상에 사는 티라노사우루스와 비교하는 건

애초에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주장했죠.

 

홀츠 교수 이후에도 티라노사우루스의 기를 살려주는 다양한 연구들이 발표됩니다.

그중 하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시력에 관한 연구였습니다.

 

2006년 미국 오리건대학교 켄트 스티븐스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시야 교차각은 일반 공룡들보다 30도나 넓어서

훨씬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을 거라고 주장했죠.

 

, 티라노사우루스의 눈이 작았다는 호너 교수의 주장과는 달리

스티븐스는 티라노사우루스 눈 알의 지름이 12cm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이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몇 배나 큰

대왕고래 눈 알의 지름 15센티과 비슷한 수치로

티라노사우루스는 비교적 큰 눈을 지니고 있었다는 거죠.

 

스티븐스 박사는 이런 사실을 토대로

티라노사우루스가 사람보다 13배나 더 뛰어난 시력을

지녔을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또한 티라노사우루스는 굼뜨지도 않았습니다.

독일 베를린자연사박물관의 하인리히 말리손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뛰지는 못했어도

긴 다리를 이용해 1초에 8m, 성큼성큼 빨리 걸었을 거라고 주장했죠.

 

현재 동물들과 비교하면 느린 속도지만

당시 공룡들이 훨씬 느린 속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아마 티라노사우루스는 이들을 손쉽게 사냥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티라노사우루스가 뼈를 씹어 먹는 습성 역시

시체 청소부의 증거로 보기 어렵습니다.

 

호너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를 하이에나에 비교했지만

사실 하이에나가 시체를 찾아 먹는 비율은 10%에 불과합니다.

, 뼈를 씹는 습성만으로

티라노사우루스가 시체만 찾아다녔다고 추측할 수는 없는 거죠.

 

그리고 2013년엔 티라노사우루스가 살이 있는 먹잇감을 공략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됩니다.

바로 티라노사우루스의 공격에서 살아남아

성처가 치유된 오리주둥이 공룡 에드몬토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된 거죠.

 

게다가 2014년엔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에 긁힌

오리주둥이 공룡의 피부 화석이 발견되면서

티라노사우루스의 시체 청소부 가설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사자도 굶주리면 시체를 뜯어먹듯이

자연계의 육식 동물 중엔 100% 사냥꾼은 없습니다.

아마, 티라노사우루스도 차려진 시체 밥상을 마다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티라노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 대륙의 최고 포식자였다는 사실입니다.

무시무시한 이빨과 강력한 턱, 그리고 뛰어난 후각와 시각으로

수 많은 공룡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을 겁니다.

 

이래나 저래나 티라노사우루스는

우리 마음 속에서 빛나는 공룡계의 영원한 스타가 아닐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