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지난 30년 동안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2023.06.18.)

Buddhastudy 2023. 10. 9. 18:51

 

 

지금은 정토회가 많은 성과를 이루셨지만

1992년에 인도에서 학교를 지을 때는 힘든 일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정토회가 설립되고 30년을 지나오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지금 마주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30년간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그냥 매일 사건이 생기고 해결하고, 또 사건이 생기고 해결하고, 이렇게 살았습니다.

 

제가 1992년에 인도에 학교를 짓기 시작할 때는

저도 질문자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아이들이 학교를 못 간다고 하니까 어떻게든 학교를 지어줘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처음부터 학교를 크게 지을 생각은 없었고

조그맣게 대나무와 짚으로 지으려고 했습니다.

학교라는 것이 학생을 모아 가르치는 공간이지 건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계속 벽돌로 짓자고 해서 결국 벽돌로 짓게 되었습니다.

 

사실 인도 성지순례는 학교를 짓기 위한 돈을 마련하려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일생을 잘 아니까 순례자들에게 안내를 잘해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안내를 잘해주는 대신에

순례자들이 먹고 입고 자는 것을 좀 절약해 주면

그 돈으로 학교를 지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으로 인도 성지순례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돈을 벌어서 학교를 지었는데,

학교가 제대로 운영이 되고 나니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너무 감사하다고 기부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학교 운영을 자립할 수가 있었어요.

 

학교를 지을 때 처음 몇 달 동안은

제가 동네 주민들의 집에 살면서 학교를 함께 지었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일이 더 많아져서 그렇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예요.

 

지금 제가 조금 힘든 것은 농사일을 할 때 젊을 때처럼 몸이 안 움직인다는 겁니다.

이 정도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힘을 쓰고 나면

몸이 예전 같지가 않고 많이 피곤해요.

그 외에는 특별히 어려움이 없습니다.

 

 

--많은 일을 하지만 사실은 한 가지 일도 한 바가 없다

부처님의 법을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여기 거울이 있습니다.

이 수첩을 거울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컵이 거울 앞에 오면 컵이 비칩니다.

시계가 거울 앞에 오면 시계가 비칩니다.

이 거울에 몇 가지 물체가 비칠 수 있을까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건들이 비칠 수 있죠.

그렇다고 거울이 힘이 듭니까?”

 

...

 

붓다는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한 바가 없었습니다.

붓다의 맑은 마음에 중생이 와서 비칠 뿐입니다.

만약 한 사람이 죽었다는 고통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이 붓다의 맑은 마음에 그 고통이 비쳤을 뿐이에요.

붓다는 사람들의 고통이 거울에 비치는 대로 해결하기 때문에 아무런 힘이 안 듭니다.

어떤 생각을 해서 애를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면 비치고 지나가면 없어지는 거예요.

붓다의 삶은 한마디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없이 많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사실은 한 그림도 그린 적도 없다.’

 

붓다가 한없이 많은 설법을 했지만, 사실은 한마디도 한 적이 없습니다.

조금 이해하기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