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말썽을 부리는 아이 때문에 힘듭니다 어떡하죠? (2023.06.22.)

Buddhastudy 2023. 10. 10. 20:04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규칙을 어기고, 수업을 방해하고,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교사로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무심하게 대처하면 피해를 입은 학생이 민원을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제지를 하면 가해 학생이나 그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거나 화를 내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집착하지 않고 이런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질문자가 말을 조련하거나 애완용 동물을 훈련한다면

사람을 가르치는 학교의 규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조금 바꿀까요?

 

...

 

그렇다면 학교의 규칙은 지금 아이들에게 맞게끔 정해진 것일까요?

아니면 훨씬 이전에 정해진 것일까요?

 

...

 

지금 상황에 맞게 아이들과 학부형이 동의하는 규칙이 정해졌다면

규칙대로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망설일 필요가 없죠.

 

...

 

그러면 학부모회를 소집해서

먼저 규칙을 설명하고 이의가 있으면 의견을 내라고 하면 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동의를 얻은 다음에도 막무가내 식으로 행동한다면

교장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요즘은 학교가 너무 관료화되어서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교장선생님과 학교 선생님들이 사전에 같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겁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맞게끔 학교 규칙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하는 주제로 논의를 해서 합의를 하는 거죠.

 

합의된 규칙을 입학하는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한 후

우리는 아이들을 이렇게 지도하는데 동의하십니까?’ 하고 동의를 구한 다음

그에 따라 조치하면 됩니다.

만약 동의하지 않는 학부형이 있다면

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내는 게 좋겠다고 안내해야겠죠.

 

...

 

그런데 규칙에 대한 조정은 선생님 혼자 해서는 안 됩니다.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그리고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

모두가 함께 동의해서 조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정해진 규칙하에 학생이 세 번 정도 규칙을 어기는 것은 좀 봐줘야 해요.

규칙을 어겼다고 무조건 제재를 가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항상 융통성과 예외는 있어야 하니까요.

 

학생이 규칙을 어겼을 때는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니까 안 돼하고 경고를 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하나하나 쌓아 놓아야 합니다.

규칙을 세 번이나 어기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가 있겠죠.

 

한 번 어겨서 주의를 주었고

두 번 어겨서 주의를 주었고

세 번 어겨서 주의를 주었으니

이제는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가 되어 안 되겠다.

부모님을 데려 오너라.”

그런 후 학부모를 불러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합니다.

규칙을 한번 어겼다고 불러서 이야기하는 건 좋지 않아요.

 

이런 방식으로 학부모와 함께 의논해 보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심리 불안이 심해 보이면

병원 진료를 받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고,

수업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라면

아이에게 맞는 특수 학교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고

이렇게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지 아이가 문제라고 봐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상태가 지금 다니는 학교와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아이의 신체적인 조건에 장애가 있든, 정신 불안증이 있든,

아이가 더 새로운 것을 원하든,

어떤 이유 때문에 이곳과는 맞지 않는 겁니다.

 

서로 안 맞는 것이지 잘못된 아이는 없습니다.

다만 교실 현장은 아이를 한 명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여러 명을 가르치는 곳이니까

규칙에 맞지 않는 아이는

그 아이에게 맞는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타인에게 방해가 되는 경우인지

아니면 자기에게 손실을 끼치는 경우인지

이 점에 대해서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인에게 방해가 되는 경우라면 나쁜 행동이라고 할 수 있고

자기에게 손실을 끼치는 경우라면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아이가 졸고 있다고

선생님이 야단을 치거나 때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조는 행동은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든지

아니면 조는 것은 본인에게 손해이기 때문에

흔들어 깨워서 수업을 듣도록 해야지요.

 

혹시 네가 감히 내 수업 시간에 졸 수 있어?’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이를 위한 태도는 아닙니다.

아이의 행동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게 되면

그때는 다른 사람을 보호해야 하므로 아이에게 주의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규칙을 수정하거나, 규칙이 있다고 하더라도 규칙을 적용할 때 신중해야 됩니다.

 

아이가 수업 시간에 계속 떠들어서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라면

그 아이를 격리시켜 주어야 합니다.

학교도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격리하는 이유는 그냥 내버려 두면

또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네가 잘못을 저질렀으니까 벌을 받아라하는 징벌적인 방식은

올바른 조치가 아닙니다.

법은 예방적이어야 합니다.

 

그가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없다면 처벌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잘못을 했을 뿐만 아니라

다음에도 또 잘못할 가능성이 있다면 격리를 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그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방해할 권리는 없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 떠들려면 운동장으로 나가서 떠들어라하고 말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떠들 수 있는 교실을 따로 만들어서

그 교실에 가서 놀라고 하면 됩니다.

 

이렇게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 나가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해진 법은 없습니다.

초등학교인지,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학교 선생님들의 전체 분위기가 어떠한지,

교장선생님의 성향이 어떠한지 등등 많은 요소를 감안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 해봐도 안 된다면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으로는 내 좋을 대로 하는 겁니다.

어떤 때는 떠드는 아이를 혼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내버려 두기도 하고

그러면서 적절한 길을 찾아나가는 겁니다.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기만 손해입니다.

어떤 문제를 완벽하게 푼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조금 개선해 보겠다는 관점을 가지고 연구를 해야 합니다.

말을 안 듣는 것이 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수행적 관점입니다.

 

그래도 강아지보다는 훨씬 더 말을 잘 듣습니다.

아무리 아이가 말을 안 들어도 강아지보다는 말을 잘 듣지 않아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이유는 아이에게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학생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질문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충분히 그럴 수가 있습니다.

아이를 하나만 낳아서 기르다 보니

어릴 때부터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자라잖아요.

그래서 학교에 와서도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내버려 두는 것보다는

내가 조금의 역할이라도 하는 것이 낫겠다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임해보면 좋겠습니다.

 

옛날처럼 똑같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때와는 아이들이 자란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냥 밥값만 하면 됩니다,

페스탈로치 교육은 못 되더라도 밥값은 하고 있다이렇게 관점을 갖고 해 나가시면

훨씬 가볍게 할 수 있을 겁니다.”

 

...

 

그런데 잘 안 될 겁니다.

첫째, 선생님이라는 권위의식 때문입니다.

학생이 어떻게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안 들어?’ 이렇게 생각하기가 쉽죠.

만약 대부분의 선생님이 중고등학교 다닐 때 사고를 치거나 정학을 당했던 경험이 있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좀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착실한 학생들이 교육대학에 진학해서 선생님이 되기 때문에

학생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하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충분히 일어날 만한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거든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으면 안 일어나야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바람직한 길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늘 우리가 함께 모색해 가야 합니다.

 

아이들은 모르기 때문에 잘 가르쳐줘야 합니다.

이것이 몇 번짼데!’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모르는 아이에게는 열 번 아니라 스무 번이라도 가르쳐준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즉문즉설도 사람들이 제가 말한 대로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짜증 나서 어떻게 계속하겠어요?

결혼은 자기들끼리 해 놓고 왜 스님한테 해결책을 물어요?

그리고 제가 말한 대로 합니까?

 

대부분 제가 말한 대로 안 한다는 사실을 저도 다 알아요.

그러나 하고 안 하고는 당사자의 자유이고,

저는 올바른 길을 알려줄 뿐입니다.

실천 여부는 그 사람에게 맡기고, 나는 다만 알려줄 뿐이다

이런 관점을 갖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겁니다.

 

스스로 방법을 못 찾거나 도저히 능력이 안 되면

그럴 때는 밥값만 한다하고 생각하세요.”

 

...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면서 이쪽 학부형이 항의하면

, 알았습니다하고,

또 저쪽 학부형이 왜 떠드는 학생을 그냥 두느냐?’ 하고 항의를 하면

, 죄송합니다.

그 학생이 문제가 좀 있어서 제가 앞으로 잘 해결하겠습니다하고 대답하면 됩니다.

 

반대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의 부모가 전화해서 항의하면

다른 학생들이 항의해서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이렇게 대답하면 됩니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어요.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식이 야단맞으면 좋아할 부모가 없어요.

항의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돼요.

항의 전화를 받고 덜덜 떨 이유가 없습니다.

 

대신에 절대 아이를 때리면 안 됩니다.

때리는 행위는 무조건 아동 학대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성질을 내거나 고함을 지르는 것도 해서는 안 돼요.

그것도 다 폭언에 들어갑니다.

그래도 밥값은 한다는 관점을 갖고 가볍게 임하면 다른 직업에 비해 괜찮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마다 아이들의 영양을 체크하는 영양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심리를 상담하고 병원에 연결해 주는 일입니다.

 

사실은 심리 상담사가

학교마다 또는 동사무소마다 배치되어 있어서

정신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몸에 대해서 너무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반면에

정신 질환에 대해서는 그냥 방치하는 수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