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철학

명상과 철학_ 디오게네스는 왜 개처럼 살라고 했는가?

Buddhastudy 2023. 11. 29. 19:28

 

 

오늘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디오게네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디오게네스의 삶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울림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의 삶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반추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디오게네스는 평생 동안 독신으로 살았으며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가난하였지만

삶을 여유롭게 즐기면서 자족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소유를 최고의 가치로 두고

물질문명에 깊이 빠져 살아가는 시대

그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물론 그가 살았던 2300여 년 전의 농본주의 시대와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한 현대사회와는

삶의 조건과 환경이 엄청나게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이 자리로 소환하여 그의 삶을 다시 재조명해 보는 것은

우리들이 현재 잘살고 있는지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평생을 집이 아닌 커다란 통 속에서 살았고

단 한 벌의 옷만 걸치고 살았으며

1개의 지팡이와 물을 떠먹는 표주박이

그의 재산의 전부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는 욕심 없이 살기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기

아무것도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삶의 목표로 두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는 마지막 죽는 순간에도

자신의 육신에 대한 소유마저 벗어던져 버렸습니다.

그는 내 시신을 땅에 묻지 말고 짐승들의 먹이로 버려두라

유언을 하였습니다.

 

그의 삶과 철학은 대부분 일화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디오게네스는 기원전 412년에 태어나 기원전 323년까지 살았습니다.

그는 89세까지 가난하게 살면서도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개의 생활 방식을 찬양하면서 개처럼 살자고 주장하였습니다.

개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의 본성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개를 삶의 본보기로 삼는 것은

개가 거의 아무런 부족감을 느끼지 않고

위선적으로 살지 않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또 자연으로 돌아가야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연적인 삶을 살면서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자연을 거스르고 인간의 본능을 억압하는

문화나 풍습은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서

단순하고 순수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디오게네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알렉산더가 있었습니다.

20살에 마케도니아의 왕이 된 알렉산더는

주변 국가들을 점령하여 위세가 당당해지자

여러 나라의 정치인들과 학자들이

그에게 문안 인사를 하려고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디오게네스만 찾아오지 않자

알렉산더는 친위대장을 시켜서 그를 데려오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를 찾아온 친위대장의 제안을 일거에 거절해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렉산더가 어느 날 그에게 찾아갔다고 합니다.

왕이 찾아가 보니

디오게네스는 비스듬히 누운 채로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그런 당당함에 놀란 알렉산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나는 당신을 보고 단번에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위해 뭔가 해드리고 싶습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그러나 디오게네스는 전혀 뜻밖의 대답을 하였습니다.

, 햇빛을 가리지 말고, 조금만 옆으로 비켜 서주셨으면 합니다.

그뿐입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많이 소유하는 것에서 얻어지지 않습니다.

적게 가진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데에서 얻어집니다.

많이 구하면 당신의 갈망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 앞에서 무례하게 구는 그를

신하들은 당장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알렉산더는

내가 만약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을 하면서

제지하였습니다.

 

 

평생을 집도 없이 걸인처럼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디오게네스와

천하통일을 꿈꾸었던 젊은 알렉산더 대왕의 삶을 비교해 보면

많은 공부가 됩니다.

 

디오게네스는 89세까지 살았고

알렉산더 대왕은 33세까지 살았습니다.

 

알렉산더는

유럽 지역과 이집트를 점령하고

인도를 점령하기 위해서 가다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풍토병으로 33살에 죽었고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디오게네스는

89살까지 장수를 하였습니다.

 

그는 동물들의 삶을 잘 관찰해 보면

그 속에 진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되는

, 고양이나 물고기, 새 등에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해 보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늘 깨어서 순간순간을 삽니다.

 

디오게네스는 왜 그렇게 평생 동안 철저하게 무소유의 삶을 살았을까요?

그는 소유보다는 존재를 중시하였습니다.

소유에 구속당하지 않고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인의 삶을 살고자 하였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그처럼 철저하게 무소유로 살아가기가 어렵습니다.

의식주를 해결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경제활동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발달과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급변하여

지금 심각한 상황이 우리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환경 재앙이 발생하고, 각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등

온 인류에게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요즘

그의 삶과 철학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가 이렇게 나눈 대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에게 말을 했습니다.

당신이 나처럼 만족하기를 바란다면 이리 와서 앉으시오.”

 

그러자 알렉산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말이 옳소. 하지만 아직 때가 되지 않았소.

언젠가는 나도 당신처럼 편안하게 쉬고 싶소.”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오.

당신이 편안해지기 위해 지금 무엇이 필요하시오?”

내가 온 세상을 정복하고 나서 편안하게 쉬려고 합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껄껄껄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쉬면 즉시 편안해질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때를 기다리시오.”

 

 

알렉산더는 왕으로 제위하는 13년 동안

10번의 원정에 나서서

결국 여러 차례 전쟁으로 부상을 입고

과로와 넓은 제국 운영의 중압감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화를 자주 내고 우울함에 자주 빠지면서 과도한 음주를 하였으며

여기에다 열병이 악화되어

결국 인도를 정벌하려고 가던 중

33살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 알렉산더도 죽을 때는 이렇게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내가 죽거든 두 손을 관 밖으로 내놓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시오.”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신하들에게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천하를 차지한 이 알렉산더도

죽을 때는 결국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요.”

 

하지만 무소유의 정신으로

항상 넉넉하고 여유롭게 살았던 디오게네스는 천수를 다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두 사람의 대비되는 삶에서 얻을 교훈이 있습니다.

디오게네스는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돈, 명예, 권력을 좇지 않고

어떤 욕망과 집착도 없이 마음을 비우고

늘 깨어서 온전하게 삶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온갖 부귀영화와 막강한 권세를 누리고 살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이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삶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디오게네스는 89세까지 살았고

알렉산더 대왕은 33살까지 살았습니다.

 

디오게네스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았고

알렉산더는 끝없는 욕망을 불태우다가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두 사람의 삶을 정리해 보면

디오게네스는 존재지향적인 삶을 살았고

알렉산더는 소유지향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두 사람의 삶은 우리에게

너무 소유의 경도된 삶이 아니라

소유와 존재가 적당하게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디오게네스는 적게 소유하고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너무 소유만 쫓는 고장난 삶을 살지 말고

심신의 안정과 조화를 이루고 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