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3)

[즉문즉설] 제371회 나쁜 인연이 모였어요.

Buddhastudy 2013. 4. 23. 22:07

출처 YouTube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또 형제들. 이런 관계가 나쁜 인연들이 서로 모였다 하는 거는 무슨 얘기요? 사이가 좋다는 거요? 사이가 나쁘다는 거요? 사이가 나쁘다는 거죠. 내가 며느리로서 시어머니나 시아버지나 이런 사이에도 갈등이 있다. 내가 아내로서 남편과도 갈등이 있고, 또 시댁식구들 즉 시누이나 시동생이나 이런 관계에서도 갈등이 있고, 또 내가 엄마로서 자식들 하고도 갈등이 있다. 이럴 때 이 모든 사람들과의 갈등이 있다는 것은 바로 나쁜 관계로 맺어져 있다 이런 얘기죠. 이럴 때 내가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어머니로서 어떻게 해야 이러한 가족들이 좋은 인연으로 전환할 수 있겠느냐 이런 질문인거 같아요.

 

지금 질문하신 분처럼 이런 경우라면 참 답답하죠. 이 부부관계가 나쁘면 자식이라도 좋던지 그럼 남편한테 의지하던 걸 치워버리고 자식한테 의지하고 살 텐데. 또 시어머니나 시아버지하고 관계가 좋으면 시부모한테 사랑 받는 재미로 살 텐데. 시어머니하고 관계가 나빠도 부부관계라도 좋으면 어때요? 남편하고 같이 있는 그 재미로 살 텐데. 형제간에 우애라도 있으면 어때요? 남편이 좀 부족하더라도 그 형제간에 우애 있는 재미로 살 텐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경우라면 참 불행하다. 어쩌면 지옥에 떨어진 거 같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가지고 이런 고통을 받나. 이런 사람들하고 인연을 맺고 이렇게 괴롭게 지내나.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일거에 이 모든 나쁜 관계를 좋은 관계로 나타낼까? 어떻게 하면 이 갈등이 화목하게 될까? 어떻게 하면 과거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사람들을 만나 이렇게 됐나 하는 게 아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서 시집와서 이렇게 잘사나.’ 하게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쉬워요. 어떻게 하면 될 거 같아요? 내가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살면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내가 없다 하는 것은 첫째 재물로는 내꺼라는게 본래 없다. 저 태양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저 별빛도 누구의 것도 아니고, 이 공기도 누구의 것도 아니고, 그러듯이 이 마음도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저 태양은 필요한 사람들이 다 쪼이고, 공기는 필요한 사람들이 다 숨 쉬고, 물은 목마른 자들이 마시고 하듯이.

 

옷은 필요한 사람들이 입고, 음식은 필요한 사람들이 먹고, 이런 건물은 필요한 사람들이 쓰고, 그것이 이 자연의 원리다. 그런데 내가 공연히 내거니 니꺼니 이렇게 잘못 생각하고, 욕심 내니 부부간에도 다툼이 있고, 부모자식 간에도 다툼이 있고, 다 다툼이 있다. 그러니 내거라고 할 것이 본래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재물로의 다툼이 없어집니다.

 

두 번째는 내가 옳다, 내 의견이 옳다, 내 생각이 옳다 할 것이 없는 줄을 알아야 된다. 산의 서쪽에 사는 사람은 그 산을 동산이라 부르고 산의 동쪽에 사는 사람은 그 산을 서산이라고 부르면서. 서로 동산이니 서산이니 하지만은 그것은 다만 자기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안중근의사를 애국자라고 하지만은 일본사람이 보면 살인자다 이거야. 빈라덴이 무슬림들이 보면 어때요? 순교자지. 미국사람들이 보면 테러리스트다.

 

이렇듯 이 세상은 생각이 서로 다르다. 아내와 남편이 생각이 다르고, 나와 너의 생각이 다르고, 부모와 자식의 생각이 다르고 형제간의 생각이 다른데. 다를 뿐인데 그걸 나를 기준으로 두고 나는 옳고 니는 그르다. 이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고집이 세 진다. 내가 내 생각을 고집하니 마치 다른 사람도 그 사람의 생각을 고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동산이다누가 이렇게 말하면 아이고, 거기서 보면 그렇게 보이겠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된다.

 

이렇게 내 것이라 할 것이 과연 무엇인가? 내 것이라 할 것을 찬찬히 살펴보니 하나도 없구나. 내게 옳다 하지만은 과연 옳은 게 뭐냐? 찬찬히 살펴보니 서로 다를 뿐이지 어느 게 옳고 어느 게 그런 게 아니구나. 그러니 물건의 집착으로부터 사라지고, 의견의 집착도 사라진다. 그리고 여기 한 발 더 나아가서 내다, 내다하는데 내가 뭘까?’ ‘이름이 날까?’ 그 것은 이름일 뿐이다, 몸뚱이가 날까? 그것은 몸뚱이일 뿐이다. 그러면 나다하는 것이 과연 뭘까? ‘나다, 나다하지만은 나다 할 것이 과연 뭘까?

 

이렇게 깊이 참구해 들어가 보자. 그럴 때 나다 할 것이 없으면 어떤 사람하고 싸워도, 어떤 사람하고 살아도 사실은 싸울 일이 없다. 그래서 옛날에는 시집을 갈 때 어떻게 보냅니까? 시집가면 다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여자가 시집을 갈 때는 ~ 인제 죽었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요. 살라면 어떻게 해야 된다? 9년을 잘 견디면 살 거고, 9년을 잘 못 견니면 죽는다. 그래 9년의 첫 3년은 어떻게 하라? ‘봐도 본 게 아니데이.’ ‘야야 눈감고 살으래이.’ 다음 3년은 야야 들어도 들은 게 아니다. 귀 막고 살으래이.’ 다음 삼 년은 입은 밥 먹으라 있는 거지 말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입 막고 살으래이.‘

 

그래서 봐도 본 게 아니고, 들어도 들은 게 아니고, 입이 있으되 말하지 않는다. 이 말은 뭐냐? 자기 눈을 가지고 옳으니 그르니 하고, 자기 귀 소리로 갖고 옳으니 그르니 하고, 입으로 옳으니 그르니 하면 못산다. 그렇게 9년을 살기를 가르친다. 그러니 남자 얼굴도 모르고 강보에 쌓여서 가듯이 그렇게 가도 그저 죽었다하고 있다가 보니까. 사실은 생각했던 거 보다는 어때요? 조금 나은 거 같애. ‘~ 생각했던 거 보다 조금 더 낫는데. 좀 살만 한데.’ 그래서 옛날에 다 잘 살은 거요.

 

인도에 여행도 그래. 스님 따라 인도가면 ~ 해외여행 간다고 말이야.’ 처음 가는 사람이 늘 문제요. 해외여행 간다고 가가지고 뭐 돈도 좀 가져가가지고 이렇게 따라가면 아이고 기차를 타고 이게 사람이 가는 칸인지? 짐칸인지 구분도 안 되고. 날씨는 춥고, 호텔에 들어가 보니까, 이게 호텔방인지, 이게 무슨 곳간인지. 그래서 불평불만을 하고 이런단 말이오. 부처님의 8대 성지를 순례한다면서 야~ 환희 심을 갖고 하는 게 아니고. ~ 뭐 먹고, 뭐 입고, 어디 자느냐? 똥 어디 누구냐? 이런 걱정만 하고 불평불만 하다 끝난단 말이야. 돈을 180만원 190만원 가지고 와가지고.

 

그래서 좋은 스님하고 생각했다가 스님하고 철천지원수가 돼. ‘아이고 인도가면은 죽었다.’ 스님 따라가면 사람들이 말하기를 고생만 억수로 한다더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추위에 덜덜 떤다더라. 그래가지고 갈까말까 갈까말까 에라~ 부처님은 6년 고행하고 살았는데 보름 고행 못하겠냐.’ 이래서 봇다리를 떡 매고 따라가면, 인도 기차는 발 디딜 틈도 없고, 스님 얘기 들으니 변소간에 앉아 자야 된다는데 앉을 때도 있고, 누울 때도 있고, ‘~ 괜찮네.’ 이래요. 침낭 떡 가져가 살아보니 되게 춥다더니 괜찮네. 밥도 못 먹는다더니 사람들 갔다 와서 와~ 인도 갔다 와서 바짝 마른다더니 1kg나 도로 살졌어, 이래.

 

지난번에 중국 갔던 어떤 보살님이 갑자기 저한테 스님 질문 있습니다.” 이래. “얘기하세요.” 그러니까 스님은 왜 그리 거짓말을 많이 해요?” 그래. “무슨 거짓말 많이 했는데.” “아니 브리핑할 때하고 안내할 때하고 와보니 틀리잖아요.” “뭐가 틀리는데?” “중국가면 먹고 자는 게 굉장히 나쁘다 해서 자기는 죽었다 하고 왔더니, 이래 좋은 거를 와 그리 거짓말을 해요.” 또 우리가 다니면서 중국에 호화롭게 살았느냐? 그게 아니다.

 

아이고 죽었다그래가지고 따라 갈까 말까 억수로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죽으면 죽고 따라가자.’ 이렇게 떡~ 따라 와 보니 음식도 때때로 맛있게 나오고. 잠자리도 뭐 보니 다 괜찮고. 구경도 재미있고. 와 거짓말 했냐? 이래가지고 나는 또 크게 야단이나 맞는 줄 알고 쪼라 가지고 그랬더니 아니다 이거야. 이게 똑같은 일도 기대심리가 높으면 어떻게 된다? 실망이 크고. 바라는 게 없으면 만족한다.

 

그런데 오늘날 젊은이들이 결혼을 할 때는 부모가 마음에 안 들고, 부모가 온갖 거 다해주는데도 전부 잔소리한다고 듣기 싫어서 집나갈려는 그런 심보. 그저 남자가 해달라는 데로 다 해주고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시집가면 꿀이 졸졸졸 흐를 줄 알고 이렇게 떡 생각하고 가 놓으니까. 얼굴 다보고, 3년씩 사귀고, 그것도 자도 보고. 이렇게 하고도 갔는데도 가가지고 한 달만 있으면 시집 잘못 왔나. 내가 잘못 봤나. 괜히 혼자 살 걸 시집왔구나. 이렇게 후회가 되고, 3년도 못 가가지고 파탄이 생기고 하는 건 뭐가 커서 그렇다? 기대가 커서.

 

소설 같은 거, 영화 같은 거 보면 장면이 꿀이 졸졸 흐르고, 화면이 그렇잖아. 그죠? 그래서 사랑을 무슨 책 속에 있는 뭐 그런 건 줄 알고, 인생이. 그저 맨 날 훝고 빨고. 맨날 사랑해, 사랑해 하고, 그저 아이스크림 빨듯이 그런 줄 알고. 가보니 세상이 밋밋하고 그러니까.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이렇게 생각하잖아. 이래서 못사는 거요. 인생이 본래 그런 거 아닌데. 그러니 나쁜 인연들이 모였다. 이 말은 내가 욕심이 많고, 내 의견이 옳다고 고집이 많다. 이 말이에요. 질문한 사람 누군지 말 잘 들어야 돼.

 

이 집의 식구들이 다 나쁜 인연이 모였구나.’ 이 말은 니 심보가 참 더럽구나.’ 이 말이다. 아시겠어요? 인연이 나쁜 인연이 모였다 이러니까 이 사람이 듣기로는 아이고 그래 맞다. 우리 시아버지가 문제 있고, 시어머니가 문제 있고, 남편이 문제가 있고, 형제가 문제가 있고, 다 문제가 있다. 맞아, 맞아. 보살님 말씀이 우째 그리 맞노.’ 이래 들었다면 이 말 거꾸로 들었다. ‘아이고 이 집 식구들 다 나쁜 인연이 모였구나.’ 이 말은 니가 누구하고든지 다 싸운다.’ 이 말이에요. 아시겠어요? ‘니가 심보가 더럽다.’ 부부간에만 싸우는 게 아니라, 부모 자식 간에도 싸우고, 형제간에도 싸우고 이런 말이다. 누군지 사람만 알면 콕 더 쑤셔버리고 싶은데.

 

그럼 어이하면 좋은 인연이 되느냐? 이래 질문하면 참 좋은 얘기다. 우야면 이 인연이 다 일거에 좋게 되느냐? 금방 좋게 된다. 어떻게 하면? 내 의견을 고집하지 않고, 내거라 고 욕심내지 않으면, 관계가 다 금방 좋아진다. 남편이 좀 늦게 들어오면 아이고 추우신데 밖에서 힘드셨죠.’ 이러고. 술 한 잔 먹고 오면 이렇게 어떻게 괜찮으세요? 속 다리시죠. 해장국 끓여 드릴까요?’ 이렇게 싱긋이 웃고. 애가 공부를 한하면 아이고 공부하는데 힘들지이러고.

 

어머니나 아버지가 오시면 아이고 연세가 드셔서 거동도 불편하신데 제가 늘 옆에서 돌봐드려야 되는데. 반찬 뭐 마땅치 않은 제 솜씨로 했습니다.’ 요렇게 마음을 내면 천하에 싫어할 사람이 있겠나? 없겠나? 없겠지. 그러면 관계가 다 어떤 인연이 된다? 그저 찰떡궁합이 되고, ‘아이고 저 집의 며느리하고 시어머니는 진짜 며느리 시어머니가 아니고 뭐다? 딸하고 엄마 같다.’ 이렇게 말하고. 저 집 부부는 아이고, 어째 저렇게 마음이 맞노.’ 이렇게 말한다.

 

이건 지금 식구를 다 때려서 지 맘에 들도록 변화시키려니까 이게 힘 드는 일인데. 자기를 바꾸면 금방 다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천일기도 할 때 뭐라 그래요?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알아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 이렇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인생을 한탄하지 말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이렇게 생각하지 마라. 그러면 자기 전생까지도 나빠진다. 아시겠어요?

 

요렇게 싹싹 웃으면서 하면서 관계가 좋으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서 이런 남편 만나고 이 집에 시집왔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현재도 좋지만 뭐도 좋아진다? 전생까지도 좋아진다. 자기 과거도 좋아진다. 왜 자기 과거생을 나쁘게 만들라 그래요. 현재가 나쁘면 자기 과거생도 나빠지고 미래도 나빠진다. 현재가 좋으면 자기 과거도 좋아지고 미래도 좋아지니, 이렇게 한 생각 바꾸면 삼생의 업이 다 녹아난다. 이렇게 말한다.

 

얼굴을 내가 대강 보니까 누구 질문인지 알겠다. 그러니 좋은 질문을 하셨는데 지금 제 얘기를 다 듣고 생각을 바꿔야 된다. [밖을 고치려 하지 말고 자기를 돌아본다.] 요지를 말하면 이런 거예요. 아시겠어요? 바깥을 보고 탓하지 말고 돌이켜 나를 보고 살핀다. 이렇게 해서 오늘부터 참회를 딱~ 하시고 이렇게 기도를 하시면 이게 원이에요. 원이라는 게 막~ 이 집을 편하게 하겠습니다. 이런다고 편안해 지는 게 아니다. 나를 숙이면 집안은 저절로 화목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