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09)

즉문즉설_법륜스님(제21회) 아들의 방황과 부모의 자세(2)

Buddhastudy 2010. 11. 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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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사람이 눈병이 났어요. 눈이 벌겋게 돼서 아무리 안약을 넣어도 눈이 안 나아요. 그래서 의사선생님한테 가서 눈병이 났는데, 오래 됐는데, 눈이 안 낫는다고. 이렇게 얘기하니까. 의사선생님이 가만히 보더니, ‘눈병도 눈병이지만은 당신 지금 다른 병이 더 큰일이오.’ ‘! 다른 병은 없는데요.’ ‘당신 일주일 안에 항문이 빠져서 죽을지 모르니까. 그 병부터 먼저 치료하시오.’ ‘! 나 괜찮은데요.’ ‘일주일 두고 보시오.’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항문이 안 빠지도록 딱 잡고 있으라는 거요. 그래서 이 사람이 항문 빠질까 싶어 일주일간 꼼짝도 못하고 항문을 잡고 있었어. 일주일 후에 안과에 갔어요. 그랬더니 의사선생님이 어떻게 괜찮아요?’ ‘. 항문 안 빠졌는데 왜 그렇게 빠진다고 그랬어요?’ ‘눈은요?’ 눈은 다 나았어. 왜 다 나았을까? 이 사람이 눈을 계속 만지작거리고, 비비고, 만지고, 비비고 이래서 눈병이 난 거요. 항문 빠진다고 해서 그 소리에 놀라서 손을 항문잡고 일주일 있다 보니까. 눈을 안 비벼서 눈병이 나은 거요. 그게 눈병치료법이오.

 

그러니까 눈이 본래 괜찮지만은 자꾸 만져서 병이 나듯이, 아들은 아무 이상이 없어요. 그런데 엄마가 지금 자꾸 생각하고, 만지고, 잔소리하고, 건드려가지고, 아이를 자꾸 환자를 만들어요. 그러니까 오늘부터 애는 신경 딱 끄고, 부처님께 우리아이는 아주 건강하고 착하고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아이는 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미쳐서 늘 아이를 시비 삼는답니다. 부처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참회하고. 두 번째는 남편한테 참회하고. 아까 아들이 자꾸 엄마는 나를 형님처럼 되라 그런다 그럴 때. ‘! 그랬구나. 정말 내가 자꾸 작은 아들을 큰 아들 비교해서 나도 모르게 생각했구나. ~ 사람이 다른데 내가 그 생각을 했구나.’ 이렇게 탁 깨우치는 맛이 있어야 되거든. 이건 정말 아닌데, 이건 정말 아니야. 이거는. 그러니까 한참 멀었어.

 

자꾸 만져가지고 눈이 벌겋게 충혈돼서 나중에 온갖 약을 써도 안 낫도록 그렇게 만들면 안 되요. 가만히 내버려 두세요. 자기 참회나 하고. 보살이 문제요. 자기 아들 멀쩡한 애를 데리고 정신병원에 데려 갔다가 온갖 군데 데려 갔다가 그래. 그러지 말고 보살이 자꾸 잔소리 하고 건드리고 그래서 애가 안되니까. 그냥 가만히 놔 놓고. 자기 정진이나 하십시오. 그러면 좋아질 거야. 누가 좋아진다고? 내가 좋지 무슨 아들이 좋아. 내가 좋으면 세상이 다 좋은 거요. 수행은 자발성에 기초해야 됩니다. 이젠 더 이상 잔소리 하지 말고. 자기가 간다 하면 보내지. 어디든지 엄마가 나서서 권유하지 마세요. 또 뭐 어디 좋다. 역사기행 좋다. 무슨 인도가면 좋다. 백일출가 좋다. 남산가라. 이런 말 하지 마라니까. 안내쪽지만 방에다가 놔 놓으세요. 그럼 본인이 가겠다 하면 보내주고. 안 그러면 놔두고. 아무 말 안하기는. ‘무슨 말 할까. 이러고 봤겠지. 혹시 간다 그럴까.’ 그런 생각 하지 마라니까.

 

 

 

Q2

. 옛말에 경전에 이런 말이 있어요. 나무에 매미가 한 마리 붙어있는데, 그걸 잡으려고 사마귀가 매미를 탁 꼬라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매미는 사마귀가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꼬라 보는 줄을 전혀 생각도 못하고, 우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어. 그런데 사마귀 뒤에는 매가 그 사마귀를 잡으려고 딱 꼬라 보고 있었어. 그런데 사마귀는 매가 자기 꼬라 보고 있는 줄을 모르고, 자기 잡을 매미만 꼬라 보고 있었어. 그런데 그 뒤에는 사람이 이 번에는 매를 잡으려고 활을 딱 견주어서 꼬라 보고 있었어. 그런데 매는 자기 사마귀 잡을 생각만 했지 사람이 자기를 잡으려고 견주고 있는지는 전혀 생각을 못했어. 그런데 그 사람 뒤에는 호랑이가 사람을 잡으려고 탁 꼬라 보고 있었어. 그런데 이 사람은 매 잡는 데만 정신이 팔려가지고 자기 위험한 줄은 몰랐어.

 

지금 보살도 이런 형국이야. 그 집안도. 그러니까 애는 친구 때문에 화나서 애는 컴퓨터에 미쳐있고. 남편은 컴퓨터 하는 아들보고 화를 내고 있고. 아내는 아들보고 화내는 남편보고 또 화를 내고 있고. 그래서 다 자기 시비거리만 관여하고 있지. 남이 자기를 어떻게 보느냐? 이 생각은 안하고 있어. 그러니까 집안의 평화를 위해서 아내가 지금 제일 먼저 해 야할 일은 남편이 자식을 보고 화를 내든, 짜증을 내든, 두 부자지간에 싸우든. 그걸 웃으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거를 최우선적으로 한 번 해 봐요. 컴퓨터 하는 애보고 남편이 막 화를 내면 옆에서 코미디 아니야. 그지? 코미디처럼 즐겨보라고. 아이고 참 웃긴다. 웃겨.

 

지금 보살이 얘기하는 거 보고 우리 다 듣고 웃잖아. 그런 것처럼 어떤 사람이 심각한 얘기를 해도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참 재미있는 얘기요. 그런 것처럼 남편이 화내는걸 보면, 아들이 남편 화 내라고 컴퓨터 하는 건 아니잖아. 그지? 그런데 괜히 미쳐서 화를 내고 그러잖아. 옆에서 보면 보이잖아. 저런다고 문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저러면 지만 건강 나빠지고. 아무 도움 안 되는 짓을 하고 있잖아. 그런데 자기도 지금 남편한테, 남편이 아내 화내라고 그런 거 아니잖아. 자식 걱정해 자기가 하는 행동보고 아내가 미쳐서 화를 내고 그러잖아. 나부터 미친 짓을 멈추는 게 지금 필요한 거지.

 

그래서 남편에 대해서 남편이 화 날만 하겠다.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 게 저렇게 맨날 컴퓨터만 하니, 남편이 저걸 보면 얼마나 화가 나겠노. 남편이 화나 가지고 씩씩대고 오면 맥주라도 한 병 꺼내서 주면서, ‘아이고 화나죠. 화 날만 하다. 아이고 당신은 아들 잘났는데. 내가 잘못 키워서 이런 문제가 생겼어. 미안해요.’ 이렇게 남편 위로해주고. 남편 하는 행동을 보고 지금 뭐 부자지간에 싸우는 거. 아버지하고 아들하고 뭐 그럴 수도 있지. 제 아들 뭐 야단 칠 수도 있고, 한 대 때릴 수도 있는 거니까.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또 그런 남편 위로도 해 주고.

 

그래서 그런 남편을 보는 게. 남편이 그런 행동을 안 하기를 원하지 말고. 그런 남편 행동 보는 게 아무 나한테 문제가 안될 때까지. 자기 수행을 하세요. 남편이 어떻게 해도 내가 봐도 아무렇지도 않는. 길거리 가는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내가 아무렇지도 않듯이. 그걸 내 수행의 과제로 삼고 먼저 해 보세요. 그렇게 되면 그 다음에 묻지. 그러니까 그렇게 될 수 있는 나 고치는데 먼저 집중해라. 남편과 자식은 그냥 놔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