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제205회 욕심

Buddhastudy 2012. 8. 7. 22:33

  방송 보기: BTN

 

알았어요. . . 감사합니다. 마이크를 아내한테 줘보세요.^^ 마이크 줘 보세요. 그냥. . 마이크 잡으세요. 마이크를 주세요. 저기~ 남편이 거실에다가 부모님 사진 걸어놓고 있는 게 자기가 생각할 때는 좀 치웠으면 좋겠다. 하는 거는 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숨기지 말고. 딴 뜻은 없고. 그냥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잊어버리면 또 생각나고. 그 사진만 보면 자꾸 생각이 나서. 한쪽에 좀 치웠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에요? . 알았습니다.

 

그럼 저렇게 볼 때마다 자꾸 아버님 안 좋게 돌아가신 게 자꾸 연상이 되가지고, 좀 안 보면 좀 생각이 덜 나지 않겠나? 하는 게 아내 마음이거든요. 저걸 보면서 마이크 주세요. 그러면 나는 보면 힘이 나고, 아내는 보면 안 좋은 연상이 생기는데. 똑같은 사진을 보는데 말이에요. 둘이가 서로 다르단 말이에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자기 생각에. . 그런데 이렇게도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죽은 사람을 섬기는 것도 좋은데, 사실은 죽은 부모님도 나를 낳아주고 키워주고 참 고마우신 분인데, 어쨌든 사람이 그러잖아. 이웃사촌이 좋다. 이런 말 있잖아. 그죠?

 

그런 것처럼. 지금 살아있고, 가까이 있는 아내가 소중한지. 이미 돌아가신 부모가 더 소중한지. 사실은 살아있는 가까이 있는 아내가 현재는 더 소중하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소중한 사람의 의견도 조금 들어보는 게 좋겠다. 어떻겠어요? 그렇다고 뭐 사진을 갖다 어디 벽장 속에 넣으라는 것도 아니고, 항상 문 열고 들어오면 거실에 정면에 두니까 너무 생각이 나니까. 그렇다고 옆에 구석에 넣으면 안 되고. 그러니까 한쪽으로 방에다가.

 

그러니까 나는 가고 싶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고, 아내는 특별히 일부러 안가면 갈 일이 없는 그런 방에 딱~ 배치를 해놓고, 나는 오고갈 때마다 항상 들러서 어머니_아버지 잘 계십시오.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다녀오고 이러면 돼요. 아내는 이제 조금 덜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 딴 뜻은 없으니까.

 

하하하.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하나는 이건 자연스러움이에요. 자연스러움. 딸은 아버지를 좋아하고 아들은 엄마를 좋아하는 게 자기 부모라도 이성이 더 좋아요. 아시겠습니까? 무슨 이성적으로 좋아한다. 그런 뜻이 아니라. 아시겠어요? 여기 여자 신도님들이 많은데, 비구니 스님도 있고 비구 스님도 있으면, 특별한 비구가 나쁘다든지, 비구니가 나쁘다든지, 이런 게 아니고, 그냥 보통 같으면 누가 더 좋을까? 여자들은 비구 스님이 더 좋고, 남자들은 비구니스님들이 더 좋아 보여요.

 

이거는 뭐 이성적으로 좋아한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성적 취향이 이렇게 나타나는 거요. 그래서 그건 자연스러움이기 때문에 첫째 문제 삼을 게 없다는 거고. 그다음에 두 번째 이유는 아버지가 아들한테는 약간 권위주의일 수가 있다. 그러니까 엄마는 편안한데 아버지는 뭔가 불편해요. 그러니까 옛날로 치면 아버지는 사랑방에 있고, 어머니는 안방에 있을 때, 자기도 외출했다가 아버지한테 가면 인사를 어머니한테 먼저 해요? 아버지한테 먼저 해요? 아버지한테 하죠.

 

무릎 꿇고 앉아서 조금 있다가는 안방에 가서 엄마한테 인사하고는 이불 밑에 발 넣고 엄마하고 놀잖아요. 왜 그럴까? 아버지하고는 담배도 못 피우지, 술도 못 먹지, 눕지도 못하지. 그러잖아요? 그런데 엄마 있는 데는 보면 엄마 있는 데서 담배도 피우고, 엄마 있는 데서 같이 술도 먹고, 엄마하고는 같이 누워서 얘기도 하고 이러잖아요. 그러니까 편하다는 거요. 그러니까 아들이 볼 때는 엄마는 편하고, 아버지는 약간 불편한 거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오. 그러면 이 문제를 풀려면 자기가 조금 권위주의적이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게 좋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아들하고 약간 좀 질서를 잡으려면, 아들이 가까이 착~ 안기는 거 포기해야 되고, 그 다음에 아들이 나하고 좀 착~ 안기는 그런 걸 하려면, 아버지 아들이라는 생각을 버려버리고 친구가 되는 수밖에 없어요. 욕심을 내. 그게 욕심이오. 아버지 권위도 세우고, ~ 안기기도 하고, 이렇게 두 가지 다 하려고 하는데. 그거 안 돼요. 하나를 선택해야 돼. 제 생각은 마~ 생긴 대로 사는 게 어때요? 그냥 아버지 권위 좀 세우고 사세요.

 

그다음에 세 번째는 아내가. 남자 큰애에요? 딸이 큰애에요? 딸이 위에요? ~ 그러면 그 옆에 부인이 있으니까. 엄마가 가만 보면 알 수 있어요. 원인은. 그러니까 딸 낳을 때 딸 키울 때는 엄마가 부부 사이가 좋았고, 그 다음에 자기가 뭐했는지. 아들 낳고 두 번째 낳고 키울 때는 약간 마음에 남편에 대해서 좀 서운한 게 있었던 거요.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늘 이렇게 약간 서운한 마음을 자꾸 표현하니까. 아이의 무의식 세계에 아빠에 대한 약간의 거부반응이 형성 돼 있어요. 그래서 그건 좀 고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그걸 고치려면 애 갖고 자꾸 가까이 가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아내한테 ~ 그때 내가 너한테 좀 섭섭했구나.’ 이렇게 좀 참회를 하고. 부인이 해줘야 되는데. 부인이 아들이 제 편이니까 그렇게 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마는. 하려면.^^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 하면, ‘그때 내가 당신을 약간 좀 섭섭해야 했구나. 내 미워 좀 했구나. 미안해. 그때 내가 잘 몰라서 그래요.’ 이렇게 아내 마음속에 있는 남편에 대한 섭섭한 걸 좀 풀면 애들 속에 있는 것도 조금 풀려요.

 

그런데 그건 부인 일이니까 요구할 수는 없잖아. 질문자는 자기니까. 그걸 부인한테 내가 요구할 수는 없다. 이 말이야. 그건 부인의 몫이지. 내 몫이 아니니까. 나도 뭐 굳이 당신 편들어줄 이유가 뭐가 있어? 안 그래도 자꾸 남자 편든다고 오해를 하는데, 내가 여자 편을 많이 들어주는 편인데도, 여자들은 자꾸 남자 편든다고 오해를 해요. 그래서 오늘같이 이런 날은 가능하면 나도 중립을 지키는 게 좋지.^^

 

. 두 부부가 사이가 아주 좋으네요. 보기 좋죠? 저렇게 같이 와서 대화할 수 있다는 거,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저러면 보통 여자들이 쿡쿡 찌르면서, 지금 내가 보니 바로 쿡쿡 찔러요. 그만해라. 그만해라. 그만해라. 창피해 주겠다. 이래 찌르고 이러거든요. 그러면 남자는 괜찮아. 괜찮아. 이러면서. 아이고. 내 맞죠? 내 여기서 봐도 그래 보인다. 얼굴 딱~ 보니까. 옆에서 계속 그만하라고.^^ 마이크 부인한테 한 번 줘 봐요. 와서 들어보니 재미있어요? 재미없어요? 재밌지. 그러니까 남편이 고마워요? 안 고마워요? . 이런 데 데리고 온 거 고맙지.

 

보기 싫은데도 억지로 와도 좋은 일이 생겨요. 나도 스님 되려고 생각이 전혀 없었고, 난 과학자가 되려는 게 꿈이었는데, 진짜 반강제로 스님이 됐거든요. 그런데도 지금은 참 잘됐다.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 이렇게 잔머리 너무 굴리지 말고, 그냥 남편이 하자하면, ‘하고 따라 하면 이렇게 좋은 일이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