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마음공부, DanyeSophia

나는 누구인가 10. '블랙홀'은 어떻게 차원을 폐쇄시키는가?

Buddhastudy 2023. 8. 9. 19:49

 

 

 

<정보물리학>

현대 물리학으로 넘어오면서

크게 세분화되어 다양한 종류의 물리학이 생겨났다.

그만큼 연구 분야가 폭넓고 깊어졌지만

입자가 우리 세상을 떠받치는 참된 질료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입자 ...

그건 마치 수학에서의 공리와 같이 불변하는 절대적 진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실험 결과가 쌓이면서 입자만 가지고는 세상을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파동과 같이 그 존재가 드러난 것에

초끈, , 공간 양자 등의 가상적 존재를 추가해서 자연법칙을 이해하려 했다.

 

수십 년 동안 세계의 석학들이 온갖 지혜를 다 짜내어

물리의 세계를 정복하려 했지만

그 벽이 너무나 크고 높았다.

모든 물리 법칙을 통일하는 대통일장이론은 요원하기만 한 현실이다.

혹시 이제껏 잘못된 열쇠를 가지고

존재의 비밀을 열려고 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반문해볼 필요가 있겠다.

 

 

문제를 가지고 문제를 풀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 되풀이된다.

마찬가지로 입자를 가지고 물리를 풀면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사실 이런 일을 수없이 반복해 오지 않았던가.

 

이제 입자를 버리고 다른 열쇠를 취할 때가 되었다.

바로 정보이다.

[정보라는 새로운 열쇠]를 가지고 모든 물리 현상을 탐구하는

이른바 [정보물리학]의 탄생이 시급하다 하겠다.

 

2차원 평면 세계의 높이를 도입하는 것처럼

3차원 입체 세계의 정보를 도입하면

고차원과 관련된 문제들이 술술 풀어지게 된다.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물리 현상들 외에도

열역학이나 블랙홀 문제에 있어서도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정보 물리학의 대원칙은 앞서 언급한 E= 대체 항수이다.

간단히 말해 4차원 정보가 폐쇄되면서 3차원 물질세계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 세계의 동력인 열은 폐쇄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열이 폐쇄된다는 것은 그 활동이 느려져 온도가 낮아진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로 온도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우주의 팽창과 더불어 모든 것이 쉬고

결국엔 열평형이 된다는 열역학 제2법칙도 나오게 된다.

 

 

<블랙홀>

 

블랙홀도 같은 원리로 접근할 수 있다.

마치 돛단배가 바람 가는 쪽으로 흐르는 것처럼

3차원은 폐쇄되는 방향으로 일관되게 흐른다.

그러니 열을 잃게 되면서 점점 폐쇄되고 나중에는 극한의 폐쇄성을 띠게 될 것이다.

 

3차원 세계를 폐쇄된 공간인 교도소에 빗대서 생각해보자.

교도소와 멀리 떨어져 있는 시내는 4차원 세계이다.

그 시내의 일부에 우범지대가 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 범행을 저질러 교도소로 잡혀갈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잠재적 죄수들이 사는 곳인데

여기가 바로 소립자들이 파동을 이루며 활보하는 미시 세계이다.

이들 파동들 가운데 일부가 죄를 짓게 되면

질량이라는 쇠고랑을 차고 3차원 교도소로 끌려간다.

일단 교도소 앞마당에 쭉 늘어서게 되는데

이것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입자이다.

 

잠재적 죄수인 파동들이 폐쇄되면서

질량이라는 쇠고랑을 차고 입자가 된 것이다.

교도소 앞마당에 있는 입자들은

저마다의 출신 성향에 맞게 패거리를 짓는데

이렇게 되면서 질량이 커져 물질이 된다.

이때부터 3차원 티가 팍팍 나는 정식 죄수가 되고

교도소 건물 안으로 들어올 자격도 주어진다.

 

건물 내부엔, 안이비설신의 다섯 종류의 감시 카메라가 달려 있다.

일명 오감 CCTV인데, 이것을 이용해 죄수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간방에 배정된 것은 아니다.

아무나 간방으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건 물질들 가운데 덩어리가 크고 묵직한, 소위 말하는 두목들만 갈 수 있다.

기다리다 보면 그런 놈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물질들 가운데 열을 잃고 짜부라들어

부피에 비해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는 것들이 보이는데

바로 중성자별이다.

이것들은 즉각 공동으로 사용하는 감방에 갇히게 된다.

교도소 입장에서 보면 중성자별부터 죄수다운 죄수에 해당한다.

3차원의 폐쇄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모범 케이스니 말이다.

 

 

그런데 중성자별보다 더 큰 폐쇄성을 보이는 놈들이 있다.

그래서 블랙리스트 첫 줄에 이름이 올라 있는데, 바로 블랙홀이다.

이것들의 폐쇄성은 너무 심해서 따로 떨어져 독방에 갇히게 된다.

그야말로 3차원 폐쇄성 가운데 최고를 자랑하는 간판 스타들이다.

 

3차원 폐쇄성의 대명사, 블랙홀.

이놈은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자신의 인력 관내로 들어오는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입자나 물질로 된 것들은 플라즈마 상태가 되면서 원래의 성질을 대부분 잃게 된다.

이에 비해 파동들은 그 자체로 저항값이 적어 일부의 성질만 바뀌게 된다.

 

그렇다면 정보는 어떻게 될까?

놀랍게도 정보는 3차원적 대상이 아니기에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보존된다.

사람이 로켓을 타고 블랙홀에 들어가면

로켓 본체와 사람의 몽둥이는 심하게 부서지지만

정보로 된 의식만은 멀쩡해 블랙홀 내부를 순조롭게 관찰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블랙홀에서 나올 때 몽뚱이와 로켓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먼 훗날 양자의 상태 중첩을

반입자와 결합한 기술로 극복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교도소에서 죄수들의 배치가 이 정도로 끝나면 싱거울 것이다.

차원이란 적당한 수준에서 멈추는 법이 없다.

폐쇄되는 방향으로 한 번 흐르면 그것에 공급까지 치닫게 되며

그렇기에 독방에 갇힌 블랙홀을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는다.

 

시시때때로 저항값이란 이름의 간수들이 들어가서 몽둥이로 블랙홀을 휘갈긴다.

이 힘에 밀려 블랙홀은 독방의 귀퉁이에 달싹 붙어 움츠러든다.

그래도 간수들의 몽둥이찜질은 멈추질 않는다.

블랙홀은 최대한 짜부라 들다가 그 한계에 봉착한다.

 

계속된 간수의 압박은 블랙홀로 하여금 탈출할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으로 내몰게 한다.

하지만 블랙홀은 때를 기다리며 꼭 눌러 참는다.

블랙홀의 인내심은 즐기고 강하다.

그들은 우주가 수축할 때까지 참는다.

빅뱅과 동시에 발생한 청력은 무한정 지속되는 게 아니다.

열평형의 원리에 따라 그것을 주도했던 암흑 에너지는 힘을 잃고

반대로 암흑 물질의 인력이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때 우주는 수축 궤도로 돌아선다.

 

결국 운하들끼리의 충돌은 불가피하게 된다.

이때 블랙홀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교도소의 블랙홀들과 힘을 합친다.

이런 식으로 몸집을 부풀려서 나중에는 온 우주를 몽땅 집어삼키게 된다.

우리 우주에 블랙홀 하나만 달랑 남게 된 상황으로

이때의 블랙홀을 가리켜 원초 블랙홀이라 한다.

 

 

이 정도 되면 3차원의 폐쇄성이 멈춰야 하는데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교도소 건물은 여전히 멀쩡하고

간수들은 이런 무시무시한 블랙홀을 향해 계속해서 몽둥이를 날린다.

더 큰 폐쇄성을 독려하는 것이다.

 

이제 블랙홀은 그 커다란 덩치에 걸맞지 않게 움츠러들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 탁구공 정도의 크기로 줄고

여기서 또다시 원자 크기를 향해 치닫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3차원의 한계점에 도달한다.

3차원의 폐쇄성,

다시 말해 간수의 몽둥이 찜질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블랙홀은

특이점까지 응축한다.

반발하여 뻥 터지기 직전에 위태로운 상태이다.

 

 

이제 블랙홀은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

3차원 교도소의 폐쇄성에 반발하여 독방을 뛰쳐나올지

아니면 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웜홀을 뚫어 4차원으로 탈출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전자라면 또 다른 빅뱅이 터지고

후자라면 우리 3차원이 감쪽같이 증발할 것이다.

운명의 기로에 선 블랙홀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