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 신문사의 인터넷 자유토론 방에 짧은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그 글은 10만 명의 시민을 시청 앞 광장으로 불러 모았는데요,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죽은 이의 영혼이 반딧불이 된다고 합니다.
광화문을 우리의 영혼으로 채웁시다.
광화문에서 미선이 효순이와 함께
수천 수만의 반딧불이 됩시다.
검은 옷을 입고 촛불을 준비해 주십시오.
집에서 나오면서부터 촛불을 켜주십시오.
저 혼자라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주, 다음 주, 그 다음 주
광화문을 우리의 촛불로 가득 채웁시다.
10만 명을 모을 수 있었던 이 글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걸까요?
광고대항사 TBWA KOREA의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가 말하길
그 힘은 미디어가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Everyting Changes
점점 빠르게만 바뀌어 가고 있는 세상.
그 안에서
Nothing Changes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바로
본질이라고 합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그 중 우리에게 기억되는 것은
과연 몇 개나 될까요?
살아남은 것들의 대부분은 본질을 잃지 않은 것들입니다.
우리가 본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죠.
중요한 건 본질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본질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박웅현 대표는 15년이나 넘게 수영을 해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거의 매일 아침마다 레인을 30바퀴씩 돈다고 해요.
그런데 사실 박웅현 대표의 운동신경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처음 한 달 동안 25미터를 가뿐히 가는데
그는 무려 3개월이나 걸렸거든요.
더욱 놀라운 건 50미터까지 가는데 6개월이나 걸렸다는 겁니다.
결국, 같이 시작한 사람들이 상급반으로 갈 때까지 혼자만 나머지 반에 남아 있었죠.
하지만 절대 그만 두지 않고, 그저 자기 몫을 꾸준히 해나갔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이렇게 묻더래요.
“당신, 창피하지 않아? 도대체 그 상황을 어떻게 견디는 거야?”
박웅현 대표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창피하냐고? 전혀
잘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땀을 흘리려고 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수영을 배우는 본질을
‘땀 흘리는 것’으로 정한 겁니다.
수영을 배우는 목적을 ‘수영을 잘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일찌감치 포기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그에게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거죠.
이렇듯 본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흔들림이 달라지는 겁니다.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컬럼비아 대학을 한 번 볼까요?
이 학교는 2년 동안 전공을 정하지 않습니다.
문학, 역사, 철학, 이과 과목 2가지, 쓰기, 음악, 미술 이렇게 교양만 배우게 합니다.
즉, 컬럼비아 대학의 ‘교육의 본질’은 교양과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의 교육은 어떻습니까?
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예체능 과목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수능시험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는 걸 교육의 본질로 보고 있는 겁니다.
지식은 본질을 익힌 후에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SKY에 합격하는 게 공부의 본질이 아닙니다.
공부를 통해 내가 풍요로워지고, 사회에서 경쟁력이 될 실력을 쌓는 게 진짜 본질이죠.
박웅현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펙은 그야말로 포장일 뿐이다.
스펙만을 강요하는 사람은 덩치만 큰 빈 수레와 같다.”
기업들이 스펙을 보니 무시하지는 못하겠지만
스펙보다 그 사람이 진짜로 가지고 있는 게 무엇인지가 더욱 중요한 겁니다.
저는 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기준점을 밖에 찍지 말고 안에 찍어.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별을 만들어낼 수 있어.
그러면 언젠가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반드시 본질적인 것을 열심히 쌓아 둬!
제가 생각하는 본질의 기준은 이런 겁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에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되는 것.
무언가를 할 때는 이 말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 보세요.
‘이게 나한테 진짜 도움이 될 것인가?’
제 경험상, 돈은 본질이 아닙니다.
돈을 따라가면 재미가 없고
재미를 따라가면 돈은 따라오더군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내 실력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따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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