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쉬는
첫인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두 집단에 한 사람의 성격과 특성을 표현한 6개 단어를 다음과 같이 보여줬습니다.
A 집단 : 똑똑하다, 근면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이 세다, 질투심이 강하다
B 집단 : 질투심이 강하다, 고집이 세다, 비판적이다, 충동적이다, 근면하다, 똑똑하다
사실 이 단어들은 순서를 바꿨을 뿐 똑같은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이 단어들을 들은 사람은 어떤 판단을 했을까요?
A 집단 : 대체로 성실한 사람 같다
B 집단 : 문제가 많은 사람 같다
단어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똑같은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상반되게 나타났습니다.
'초두 효과(Primacy Effect)'란
이처럼 먼저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정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의 뇌는 처음에 들어온 정보를 입력한 뒤
그 뒤에 들어오는 정보를 앞선 정보의 틀에 맞춰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달리 해석하면
처음 정보를 바꾸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책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은 바로 그 정보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말과 몸짓을 통해 자신과 상대방의 심리를 알고
좋은 인상을 주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말과 몸짓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면
좋은 첫인상,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분위기, 면접에 유리한 태도 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책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을 통해 알게 된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을 만드는 3가지 방법에 관해 알아볼까 합니다.
1. 최대한 천천히 무겁게 행동하라
배우 지망생들을 훈련시키는 교수들이
모든 동작에서 한 템포 늦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왜일까요?
배우에게서 묻어난 여유가 관객들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배우가 전문가답고 노련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반면 틈이 보이지 않게 빨리하거나 지나치게 가벼운 움직임은
어리다는 인상과 미숙한 사람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나 협상에서는 어떨까요?
자신의 템포에 맞춰 천천히 진중하게 행동하면
그 사람에게서 여유와 함께 카리스마가 느껴지곤 합니다.
뿜어져 나오는 힘과 함께 뭔가 만만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반면 상대방의 질문에 조급하게 반응하거나 쩔쩔매는 모습은
약하다는 인상,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이 짜증 섞인 반응을 하거나
핀잔을 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
한마디로 만만하게 보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경험이 없어서, 불안해서 이런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리함을 극복할 방법을 마련하지 않은 채
협상에 나서거나 강한 상대를 만나 대화한다면
결과가 처참할뿐더러 마음의 상처 또한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배우 지망생들도 훈련하는 것이고
신입 사원도 베테랑 협상가처럼 연습하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실제 영업에서
처음 보는 상대가 어떤 직책인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명함에 상대방의 직함이 차장이나 부장으로 적혀있어도
대리라는 것을 직감할 때가 있습니다.
반면 너무 능숙해 대리였다는 것에 놀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차이는 '여유로운 모습'에 있었습니다.
그 여유의 출발은 상대방의 템포에 자신의 리듬을 뺏기지 않으면서
천천히, 그렇다고 거북이처럼 느리지 않은
한 템포 늦은 대화 패턴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최대한 천천히 무겁게 행동한 결과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을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2. 가슴을 당당하게 펴고 말하라
장교들은 병사들 앞에서 말할 때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큰소리를 내도록 교육을 받습니다.
이 자세는 자신감 있게 보이는 자세로
실제로 자신감도 높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자세가 카리스마를 불러
병사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만만하게 보이는 인상을 차단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등을 구부리거나 구부정한 자세는 어떨까요?
독일 트리어대학 심리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부정한 자세는 자신감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합니다.
약해 보이는 모습은 상대방에게 만만하다는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협상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위험이 있습니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고 강한 인상을 주고 싶다면
가슴을 펴고 당당히 말하는 것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3. 자세를 뒤로 젖혀라
영국 미들섹스대학 심리학과의 쿨슨 교수에 의하면
자세를 뒤로 젖히는 것은 분노, 거절, 적대감 같은 감정의 표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강인함을 이미지화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을 제압해야 할 때
상대방의 양보를 얻어내고 싶을 때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인상을 주고 싶을 때
영업이나 상담할 때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고 싶을 때
가슴을 펴고 의자에 앉아서 자세를 뒤로 젖히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것이 쿨슨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 책의 저자도 자세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다만 입을 다물고만 있었는데
상대방이 저절로 새로운 제안으로 양보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그 효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자세는 주의해 사용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자세가 예의 바르지 않아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처음부터 지나치게 자세를 뒤로 젖힐 경우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인상을 주거나
상대방의 적대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말과 몸짓을 담아야
부정적인 감정보다 강인함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단, 이 자세는 내가 아무것도 줄 것이 없을 때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나에게서 얻을 것이 있거나
내가 줄 의미 있는 무언가가 있을 때 효과가 있지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공격받거나 무안을 당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대화를 나누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슬며시 자세를 약간 뒤로 젖힙니다.
보통 상대방의 제안을 받은 뒤,
또는 제가 제안하고 나서 이런 자세를 취하곤 합니다.
이때 뒤로 젖히는 각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협상과는 별개로 정말 제압해야 할 사람이라면
상당히 많이 젖히기도 합니다.
물론 이때는 상대방을 제압할 힘이 있거나
싸움으로 가는 것도 감내할 수 있을 경우이겠지만요.
1. 최대한 천천히 무겁게 행동하라
2. 가슴을 당당하게 펴고 말하라
3. 자세를 뒤로 젖혀라
오늘은 책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을 통해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을 만드는 3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착하고 선한 모습을 나누며 살다가도
상황에 따라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적에게 경고할 때
회사에서 실적을 올려야 할 때
일상생활과 인간관계에서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인상이 필요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익숙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행동은 그렇게 해도 표정이 어색해 역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책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은
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일 뿐
연습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만만하게 보이지 않도록 내가 상대에게 보내는 신호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신호를 이해해 나의 태도를 맞추는 행동도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나를 보호하는 방법을 찾다 보니
남도 살필 줄 아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여러분의 생활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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