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여러분은 경청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배려와 소통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대화를 지배하려 들거나
상대방의 말을 자르며 끼어들고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내가 할 말에만 집중해야
내 말이 제대로 먹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끌려다니지 않고 제대로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은 어떨까요?
입장이 바뀌어 내가 반대의 입장에 놓여있다면 어떨까요?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아 불쾌합니다.
지고 싶지 않아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에 입과 마음을 닫게 됩니다.
이런 상태라면
아무리 열심히 말해봤자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상대도 말하고 싶지 않게 됩니다.
단절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개인이라면 사이가 멀어지고,
조직이라면 망하는 지름길로 들어섭니다.
--
반면, 경청은 존중받는 느낌을 줍니다.
팀 분위기도 좋아져 어려운 일도 함께 극복할 힘을 줍니다.
마음을 열게 해 아이디어 교환과 피드백이 원활하게 됩니다.
무한 경쟁과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현대의 기업 간 경쟁에서
경청은 큰 경쟁력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경청'하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하고, 수동적이라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경청의 일면일 뿐입니다.
경청은 때론 위기를 타개하거나 공격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책 <초격차>의 저자인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입니다.
권오현 회장은 경청을 훌륭한 공격수단으로 사용해
협상과 사람 다루기에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책 <초격차>에 담긴 그의 두 가지 노하우에 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1) 첫째, 경청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잡아라.
서로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을 때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방법으로
권오현 회장은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의견을 말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방법은 질문을 통해서입니다.
그리고 경청으로 공격의 힘을 키웠습니다.
”왜 나와 협상을 하려는지?“
”왜 그런 조건을 원하는지?“
”이유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상대방이 말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때 상대방이 대답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좋습니다.
더 오래, 더 자세히 얘기하도록 놔둡니다.
자신이 할 것은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경청하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면 무엇이 좋을까요?
말이 길어질수록 약점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 권오현 회장의 지론입니다.
책 <하버드 협상 강의>에서도 말이 많으면 도리어 자신의 의도를 노출하고
상대방에게 틈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평상시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말이 길어지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아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까지 자신도 모르게 말해 난처해지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좋은 점이 또 있습니다.
그만큼 반대 논리를 준비할 시간이 늘어나 유리합니다.
반면, 상대방은 말하느라 다른 생각이나 공격 준비를 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권오현 회장은 경청을 통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갔습니다.
2) 둘째, 경청으로 잘난 사람을 길들여라.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나 경영자라도 모든 분야를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일하다 보면 모르는 분야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모르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조직 생활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권오현 회장은 이런 상황을 만났을 때 침묵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침묵은 잘난 사람과의 논쟁에서
부족한 자신이 드러날까 두려워서 하는 침묵이 아닌 '경청'이었습니다.
그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기도 하며 잘난 사람이 떠들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말이 길어지면서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때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지적하면
어떤 논리든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 권오현 회장의 노하우입니다.
그는 "지금 그렇다면 왜 그때는 안 되었지요?”라고 질문하면
모두 당황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대책이 완벽하다면 왜 그때는 대책을 세우지 못했지요?"라고 질문하면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권오현 회장의 설명입니다.
그렇게 뛰어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이전에는 그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 결과를 내지 못했는지 추궁해 들어가면
혼자 날뛰던 잘난 사람도 자신의 무지함에 잠잠해진다는 것입니다.
--
권오현 회장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경청이 단순히 잘 듣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 말하도록 유도해
상대방 스스로가 많은 정보를 흘리도록 만들거나
허점을 드러내게 하는 데도 쓰입니다.
단순히 침묵과 배려로만 알고 있었던 경청
오늘은 상황을 지배하는 공격 수단으로서 경청의 활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체인지그라운드(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을 만드는 3가지 방법 (0) | 2022.03.03 |
---|---|
일할 때 반드시 걸러야 할 3가지 유형의 사람 – 초격차 (0) | 2022.03.02 |
백범 김구 명언 -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0) | 2022.03.01 |
협상에서 이기는 기술 - 왜 먼저 말하는 것이 손해일까? - 비틀즈(The Beatles)가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잃은 이유 (0) | 2022.02.28 |
백범 김구 명언 - 갈 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0) | 2022.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