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올해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교는 잘 다니는데 학원도 안 가고
알바를 하고 싶다고 해서 제 동의하에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점점 공부에 손을 놓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근데 한번 대화를 해봐요.
남도 아니고 내 아들인데.
보통 애들은 다 학교 가고, 공부해서 대학 가려고 그러는데
공부가 재미가 없나
재미가 없는 이유가 이렇게 주입식으로 성적순으로 매기고
이런 공부에 나는 취미가 없다.
이러면 아이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 이 말이에요.
반드시 옳은 건 아니더라도 거기에 일리가 있다.
공부라는 건 자기가 정말 할 필요성을 탁 느껴서 해야 공부가 잘 되지
억지로 하는 거는 별론데
대다수는 부모 시킨 대로, 선생님 시키는 대로 억지로 억지로 해서
이렇게 올라가서 인생을 살아요.
그러면 평균적인 인생, 보통 인생을 사는 거고
자기가 좋아서 막 죽기 살기로 하는 사람이
조금 특별하게 가는 거고
아니면 그런 걸 딱 거부하고
‘그냥 나는 내 인생을 그런 식으로
무슨 강아지 길들이듯이 하는 그런 인생 살기 싫다.’
이렇게 가면
뭐 말썽꾸러기도 되지만
또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 수도 있다.
스님이 왜 이런 얘기했냐?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공부도 잘하고 이러다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에 절에 들어왔단 말이에요.
그럼, 부모가 봐도 어긋났잖아, 그죠?
학교 선생님이 봐도 어긋났잖아요.
또 친구가 봐도 어때요?
‘애가 좀 어떻게 됐나?’ 이 생각이 안 들겠어요.
그래도 잘 살잖아요.
주위에서 다 문제를 삼아도.
그게 뭐 남을 때리고
무슨 도둑질을 하고
성추행을 하고
술을 먹고 행패를 피우고
그런 거 아니면
학교 안 다닌다 해도 나는 오케이.
요즘 저 보면 학교에서
학교 자퇴하는 걸, 그냥 몰래 자퇴하는 게 아니고
친구와 파티까지 열고 자퇴한다는 기사 본 적 있어요?
그래 친구들이 다 ‘잘 가’ 하고 환영해 주고
그래 ‘잘 있거라’ 하고 가고
요즘 이런 정도입니다, 젊은이들이.
그러니까 학교만 잘 다니면 애도 내가 볼 때는 굉장한 것 같아요.
학원은 안 가는 게 좋아.
학원은 안 가면 돈도 덜 들고, 아이들도 덜 망치고 좋지.
근데 또 자기가 돈 벌어서 뭐 하겠다고 알바까지 한다니
그건 착실한 애에 속하는 거야.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자꾸 문제 삼아.
근데 그 돈 벌러 뭐 하는지를 좀 살펴봐요.
혹시 그 돈 벌어서 또 나쁜 데 쓰려고 그러는지도 모르니까 .
그런 거 아니라면
돈 벌어서 지 필요한 거 구입하고, 지 필요한 거 한다면
그건 자립심이 있어서 좋은 거예요.
그러니까 대화를 조금 해보고 판단을 해야지
그냥 뭐 “네 인생 너 살아라.”
내가 언제 미성년자를 ‘네 인생 네 살아라.’ 팽개치라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지나친 간섭을 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를 한 거지.
그러니까 대화를 해보고
좀 미숙하더라도 아이가 어떤 판단하거나 결정하는 게
약간 정신적인 질환 때문에 제정신 없이 결정하거나
어디 나쁜 짓을 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
진지하게 들어보고
일단 기회를 주는 게 좋지 않으냐.
공부야 뭐 몇 년 후에 또
그때 공부하겠다 하면 그때 가서 또 하면 되지.
지금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에 사법시험에
8번 떨어지고 9번 만에 걸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이런 시대에
여러분들이 뭘 그리 걱정을 해요?
그런 사람도 있는데.
여러분들 아들이 그랬으면
여러분들은 머리가 돌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거 무슨 1, 2년 빨리한다고 빨리 가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뭐 고등학교 3학년쯤 돼서 학교 그만하겠다 그러면
그만 두라고 그래요.
“그래 좀 쉬어라. 노가다 가서 해봐라.”
일하다가 힘들면 그때 가서 2~3년 후에 또 새로 공부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요즘 학교에서 시대가 바뀌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게 그거 배워봐야
그저 학벌 따고, 부모들 그저 만족하고 이러지
세상에 나와봐야 별 쓸모도 없어요.
고등학교는 졸업하는 게 필요한데
고등학교 정도 졸업하고는
가고 안 가고는 크게 신경 안 써도 되지 않을까?
우선 저부터 고등학교 다니다 관둬도 이렇게 잘 살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래 잘 사는 건
많은 사람한테 희망을 주는 일 아닐까요?
대학도 안 가고, 유학도 안 가고
그래도 잘 살잖아.
결혼도 안 하고
이래도 잘 사는 거
여러분들 다 좋아하고 그러잖아.
이러면 됐지 뭐.
“그래도 우리 아들은 스님보다 낫다.”
이렇게 생각하셔야 돼요.
전 제가 이렇게 건강하게 사는 건
많은 사람한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해요.
유학 안 가도 지장 없구나
대학 안 가도 지장 없구나
혼자 살아도 지장 없구나
이렇게.
그러니까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
뭐 깊이까지 새길 거 없다고 아까 앞에서 얘기하잖아.
대충 듣고 말라고, ㅎㅎ
...
자기 원하는 대로 애가 다 되면
독립된 인격일까? 자기의 노예일까?
그러니까 누구나 다 노예로 삼고 싶어요.
그런데 노예로 삼으면 자기는 좋을지 몰라도
아이나 그 아이의 앞으로 여자친구가 볼 때는 마마보이죠.
마마보이하고 결혼해서 살고 싶겠어요?
늘 자기가 결정 못하고 엄마한테 물어보고 결정해야 되고
엄마가 뭐라고 말하면 지시 따라 하고
우리 중국 역사에서도 보면
왕이 늘 부인 시키는 대로 하든지, 엄마 시킨 대로 하든지.
그건 왕이 아니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다 왕하고 얘기 안 하고
뒤에 태우하고 얘기하고 그러잖아요.
[정말 자녀를 사랑한다면
내 자녀를 나의 노예로 만들면 안 되지.
내 자녀가 당당한 한 사람이 되도록 해줘야지.]
그래서 오히려 애가 엄마한테 너무 물어도
“자 이제 너가 고등학생이 됐으니까, 니가 결정하는 연습을 자꾸 해봐라.
부족한 거 있으면 엄마가 도우긴 하지만은
네가 자꾸 결정하고 네가 시행착오를 거듭해서
너가 한 사람의 당당한 장수가 돼야 한단다”.
오히려 의지하면 떠밀어서 자립하도록 도와야
그게 진정한 사랑이고 진정한 엄마지.
자기 노예로 만드는 거?
그거는 종 만들기지.
그게 어떻게 자녀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
좀 정신을 차려야 해요.
엄마들이 다 애를 자기 노예를 만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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