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계속 들고 다니세요.
좋다는데 뭐
좀 무겁기는 하지만, 좋아서 들고 있는 거 아니에요?
...
좀 알긴 아네.
불교경전에 이런 옛날얘기 있어요.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게요.
부처님이 어떤 마을에 갔는데
조그마한 어린아이가 찾아와서
“저 고민 있어요.”
“무슨 고민이냐?” 하니까 얘길 하는 거예요.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저희 아버지가 할머니를 그리워해서
무덤가에서 3년을 움막을 쳐놓고
매일 할머니에게
아침에 점심에 저녁에 밥을 해서 올리고
거기서 기도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집이 엉망이 돼버렸다는 거예요.
농사도 안 짓고 이러니까.
그래서 “우리 집은 지금 큰일이 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버지를
돌아가신 할머니 그만 그리워하고
집에 돌아와서 정상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겠습니까?”
이렇게 이제 부처님께 물었어.
그리고 부처님이 아이에게 뭐라뭐라뭐라뭐라 얘기를 해줬어.
그러니까 아이가 씩~ 웃더니
“알았어요” 하고 갔단 말이야.
얼마 있으니까 온 동네에 소문이 나서
“누구 집 아이가 미쳤다.”
이렇게 어떻게 미쳤냐?
이 인도는 소고기를 안 먹으니까
소가 길에서 죽으면 소 치우는 계급이 따로 있습니다.
제일 천한 계급에 들어가요.
근데 소가 죽어 있는데
그 앞에 가서 소풀을 한아름 베서 그 앞에 갖다 놓고 계속 쥐고
“소야 먹어라. 소야 먹어라, 소야 먹어라”
그러니까 지나가는 사람이
“야, 이 미친 놈아 죽은 속 어떻게 풀을 먹나?”
이렇게 해도 막 안 듣고 계속
“소야, 풀을 먹어라, 풀을 먹어라” 이러는 거예요.
소문이 산소에 있는 아버지한테까지 들렸어.
아버지가 그 얘길 들으니까
“당신 아들 미쳤다.
죽은 소한테 계속 먹으라고, 사람들이 말려도 안 듣는다.
완전히 미쳤다” 이러는 거예요.
그래 아버지가 아들이 미쳤다니까
후다닥 나와서 가봤어.
가니까 진짜 조그만 애가 앉아서 소꼴을 쥐고는
“소야 먹어라, 소야 먹어라, 소야 먹어라” 이러고 있는 거야.
그래서 아버지가 애를 보고 야단을 쳤어.
“야 이놈아, 네가 아무리 풀을 줘도 죽은 소가 어떻게 풀을 먹나?
이 어리석은 놈아, 이 바보 같은 놈아” 하고 막 야단을 쳤어.
그러니까 애가 아버지를 돌아보면서
“아버지는요?” 이러더라는 거예요.
그때 아버지가 확 깨달았다는 거예요.
이게 우화에요, 우화.
이건 부처님이 직접 이런 일을 했는지
안 그러면 인도의 재밌는 얘기에 부처님을 넣어서
쉽게 어떤 지혜로움을 깨우치기 위해서 만든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이 얘기 들으면서 자기 깨우친 게 없어?
더 설명을 해야 돼?
이 정도 하고 마칠까?
...
또 내려놓고 그래.
아직도 들고 있나?
“다 내려놨습니다.” 이렇게 말을 해야지.
저 정도 되면 사람이 지혜롭다고 할 수 있어요? 없어요?
있어.
근데 이렇게 설명했는데도
“그거하고 이거하고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나와야 되는데, 그래야 얘기가 더 나가는데
아이고 참
“툭소리 나면 울 밑에 떨어지는 호박 소리다.”
그 정도로 진짜 말귀를 빨리 알아들었어.
앞으로 즉문즉설하려면 저렇게 알아들어야 됩니다.
알았죠?
아주 훌륭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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