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욕망을 따라가지도 않고, 억누르지도 않고, 깨달음은 무엇이죠? (2025.01.07.)

Buddhastudy 2025. 1. 13. 20:01

 

 

저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하기 위해 부탄에 와 있습니다.

부탄 주민들에게 살기가 어떤지 물어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식수가 부족합니다.’

농수로가 부족해서 올해 농사를 못 지었습니다.’

집이 없습니다.’

집이 있지만 너무 불편합니다.’

 

부탄 주민들이 사는 동네에 가보면,

먹고 입고 자기는 하지만

정말 불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들에게도 기쁨이 있습니다.

작은 것에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동네에 가서 재료를 지원해 준다고 하면

저희들 힘으로 고치겠습니다. 재료만 지원해 주세요.

우리는 뭐든지 하겠습니다하고 희망을 가지며 좋아합니다.

 

그런데 조금 살만한 동네에 가면

재료를 지원해 준다고 해도 시큰둥합니다.

뭐라도 좀 해달라고 요청만 합니다.

 

가난한 동네에 가서

철조망만 지원해 주면

산에 가서 나무 베어서 말뚝 박고 울타리를 만들겠느냐고 물어보면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고 기뻐합니다.

 

그러나 조금 살만한 동네에 가서 똑같이 물어보면

나무 썩으면 또 새로 해야 하잖아요.

쇠 파이프로 박고 철망을 만들어주세요이렇게 요구합니다.

 

재료를 지원해 주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

아닙니다. 해주세요하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가난할수록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고, 스스로 하려고 하는데,

살만할수록 요구조건이 많고 자립적인 운동이 어렵다는 것을

이번에 답사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 살만해질수록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 이런 것들을 점점 더 원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를 다 가지고 사는데도 번뇌가 없나요?

우리는 우리대로 또 고뇌가 많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민주화됐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안에서는 온갖 일이 일어나서 싸우잖아요.

지금 부탄의 산골까지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뉴스에 보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가난하게 살자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욕망을 따라가는 길을 가서는

괴로움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비록 가난한 사람 축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세계적으로 볼 때는 큰 부자 축에 들어갑니다.

여러분들이 노력해서 돈을 더 버는 것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괴로워하지 말고, 불평하지 말고, 불만을 갖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돈이 더 필요하면 더 벌면 됩니다.

그러나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하지는 말라는 거예요.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게 되면,

첫째, 내가 편안해집니다.

누구를 미워하고 원망할 일이 없어지고,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일이 없어집니다.

둘째,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한 일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도 할 수 있고

사회에서 차별을 없애고 평등하게 나아가도록 할 수도 있고

정의를 실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뭔가 내가 세상을 위한 일들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 절약하면

가난한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마실 물을 제공할 수도 있고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일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자신의 존재가 존엄함을 느끼게 되고

하루라도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왕위에 앉아서 온갖 걸 누리면서

해탈을 얘기한 것이 아닙니다.

밥은 얻어먹고, 옷은 주워 입고, 잠은 나무 밑에서 자면서도

고통받는 중생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몸소 보여주셨기 때문에

이 법을 알면

누구나 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보편적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법은 바르기도 하지만

보편성을 갖기 때문에

누구나 다 깨달을 수 있다는 뜻에서 인도말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말합니다.

 

이런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여러분 모두 수행 정진해서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인생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괴로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깨우쳐서

괴로움이 없도록 해주기 위해

즉문즉설, 깨달음의 장, 정토불교대학, 행복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합니다.

마실 물, 식량, , 약이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고 합니다.

 

이런 수행자를 우리는 보살이라고 표현합니다.

오늘 성도재일을 기해서

여러분 모두 발심하여 보살의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