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은 흔한 일이며 새로운 시작일 수 있습니다. 스님은 세상에 매일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듯이, 이혼 또한 자연스러운 인연의 흐름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 괴로워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02:17]
- 결혼에 대한 관점을 되돌아보세요. 질문자는 결혼을 단순히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의지하는 약속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혼자 살던 방식이 아닌, 공동체로서의 가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04:02], [07:24]
- 본인의 태도를 성찰하고 배우자와의 관계를 되짚어 보세요. 스님은 질문자가 배우자의 행동을 간섭으로 느꼈던 점을 언급하며, 이는 결혼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부 관계는 서로 맞춰가는 것이며, 혼자만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가정의 개념과 맞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05:35], [08:04]
-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으세요. 스님은 정말 잘못을 깨달았다면 감정에 빠져 울먹거릴 것이 아니라, 배우자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이야기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10:11], [10:22]
-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계속 같이 살 것인지 이혼할 것인지는 부차적인 문제이며,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불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1:49]
저는 3일 전에 합의 이혼 신청서를 제출했고
현재 생후 6개월 된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조정 기간이 시작되었는데
마치 제가 살아온 삶 자체가 부정 당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중요하게 여겨왔던 가치관들이
지금에 와서는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고
그저 아침에 일어나 밥 잘 챙겨 먹고
운동도 하고, 맡은 일도 잘하고
잠도 잘 자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살아갈 용기가 잘 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질문자가 말하는 걸 들어 보니
마치 큰일이라도 난 듯 울먹이는데
제가 보기엔 별일 아니에요.
처음엔 누가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들어 보니 그냥 이혼한다는 거잖아요.
세상에는 매일 사람들이 만나고 또 헤어집니다.
가을이 되면 낙엽이 떨어지듯이, 인연도 흘러가는 겁니다.
자꾸만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니까 괴롭게 느껴지는 거예요.
오히려 질문자는 저보다 낫습니다.
결혼도 한번 해 봤고, 아이도 낳았잖아요.
그런 경험을 한 번도 못 해 본 사람도 많습니다.
해 봤으면 된 거지, 뭘 그렇게 괴로워하나요?
이혼을 먼저 이야기한 쪽은 아내였나요, 아니면 질문자였나요?
...
질문자는 결혼 생활을 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
결혼은 단순히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어느 정도 의지하겠다는 약속입니다.
그 마음이 전혀 없다면, 애초에 결혼을 해서는 안 되지요.
‘오늘은 좀 늦을 것 같아. 친구 좀 만나고 올게.’라고 하면,
상대가 ‘무슨 일인데? 누구를 만나는데?’라고 묻는 건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것조차 간섭처럼 느껴진다면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바엔 애초에 혼자 사는 게 낫죠.
그래서 이혼에 이르게 된 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그 일이 질문자가 울먹일 일은 아니에요.
여성분들은 제 말을 잘 들으세요.
남자가 허우대 멀쩡하다고 좋아하면 저렇게 큰일나요.
인물도 괜찮고 키도 크니까 부인이 좋아했던 모양인데,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되었을 때
결혼 생활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혼자 살 때는 자기 마음대로 하면 되지만
같이 살 때는 서로에게 맞춰야 해요.
맞출 준비가 되어 있으면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이고,
그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아직 때가 아닌 거예요.
옛날에는 결혼하면 서로 맞추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 적령기를 단순히 나이로만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결혼의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서로 맞출 준비가 되었는가?’예요.
스무 살이어도 준비가 되었다면 결혼할 수 있고,
예순이 되어도 준비가 안 되었으면 아직 아닌 거예요.
질문자는 혼자 살던 습관 그대로 결혼 생활을 이어가려 했어요.
혼자 살 때는 어디를 가든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둘이 약속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예요.
그래서 상대는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 가는지, 언제 들어오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정도는 알려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 정도를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귀찮게 여긴다면
결혼 생활을 할 준비가 안 된 것입니다.
그런 태도 자체가 결혼에 대한 관점이 잘못되어 있었다는 걸 보여 주는 거예요.
이건 물질의 원리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산소와 수소가 각각 따로일 때는 물이라는 성질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산소 하나와 수소 두 개가 만나 결합하면
물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성질이 생겨납니다.
이전에는 없던 성질이 결합을 통해 새로 생겨나는 거예요.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품 2만 개가 흩어져 있으면 그 자체로는 아무 기능이 없어요.
하지만 설계도에 따라 조립해 놓으면
그 순간부터 움직이고, 불이 켜지고, 소리를 내는 새로운 성질이 생깁니다.
그 성질은 부품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았던 것이에요.
전혀 없던 게 결합을 통해 생긴 겁니다.
두 사람이 결혼해서 함께 살면
그 결합을 통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성질이 생겨납니다.
마치 수소와 산소가 각각 따로 있을 땐 물이 아니지만
둘이 결합하면 물이라는 전혀 다른 성질이 생기는 것처럼요.
남자 혼자, 여자 혼자일 때는 없던 성질이
결혼을 통해 결합해서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가 생겨나는 겁니다.
헤어지면 다시 수소와 산소로 돌아가듯
이혼을 하면 ‘나’와 ‘너’로 다시 분리됩니다.
하지만 함께 살 때는
단순히 나와 네가 아닌 새로운 성질을 가진 ‘가정’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거기에 자녀까지 태어나면
비로소 ‘가족’이라는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됩니다.
이처럼 결혼은 단순한 동거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하나의 세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결혼을 이런 새로운 관계로 이해하지 못한 겁니다.
돈을 벌어 오면,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가정의 개념이 아니에요.
그건 상거래입니다.
마치 안마 시술소에 가서
돈을 주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관계 정도로 생각하는 겁니다.
결혼은 그런 거래가 아닙니다.
부부 관계란 계산해서 주고받는 게 아니라
함께 누리는 거예요.
내가 돈을 많이 벌어 왔으니,
네가 나를 더 챙겨야 하고,
나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식의 태도는
가정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예요.
결혼은 공동체이기 때문에
부인이 질문자에게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해야 합니다.
정토회에서도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오늘 어디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건 기본입니다.
예를 들어, 스님이 목이 아파서 부산에 있는 병원에 다녀온다고 합시다.
아무 말 없이 훌쩍 다녀오는 게 아니라
아침에 발우 공양을 하는 시간에
‘오늘 오전 법회 끝나고 부산에 가서 치료받고
밤 10시까지 돌아오겠습니다.’ 하고 공유를 해야 합니다.
혹시 늦게 돌아오게 되면
‘상황이 생겨서 좀 늦었습니다.’ 하고 다시 알려야 됩니다.
이것은 의무가 아니라
함께 사는 이들 간의 기본 예의이고 질서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이걸 간섭이라고 여기고
말을 안 하고 훌쩍 나가버리니까
주변에서 어디 갔냐고 찾게 됩니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공동체에서 함께 살면 반드시 알려야 해요.
이것은 회사에서 감시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자발적으로 알리고 서로 배려하는 생활이에요.
인생이라는 건 다 이렇게 서로 알리고 조정하면서 사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 말 없이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그건 독선이에요.
질문자가 왕이고, 부인은 시녀입니까?
...
결혼은 대등한 관계입니다.
누가 돈을 더 많이 벌었는가
누가 능력이 더 뛰어난가
이런 걸로 부부 관계를 따지는 건 옳지 않아요.
내가 좀 더 크고, 상대가 좀 작더라도,
둘이 합치면 그냥 하나가 되는 겁니다.
결혼하고 나서 형성된 재산은
아무리 한쪽이 거의 다 벌었다고 해도
이혼할 때는 반반 나눠요.
많이 번 사람이 많이 가져가는 게 아닙니다.
물론 결혼 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은 제외하지만
결혼 이후에 함께 만든 재산은
기여도가 어떻든 상관없이 동등하게 나누는 게 원칙입니다.
이혼을 하든 안 하든 그건 질문자의 자유지만
질문자가 뭘 잘했다고 울먹거리냐는 거예요.
...
그렇다면 잘못을 반성하면 되지, 울먹거릴 일이 아니에요.
지금처럼 감정에 빠져서 흐느끼고 있을 일이 아닙니다.
만약 정말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면
이혼 신청서를 냈다 하더라도
그다음 날 다시 찾아가서 ‘내가 잘못했어.’하고 말한 후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예요.
아이만 보고 싶고, 부인은 보기 싫다는 마음이라면
그건 좋은 것만 먹고 껍데기는 버리겠다는 태도입니다.
그런 식의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같이 살아도 좋고, 헤어져도 좋습니다.
다만, 결혼을 바라보는 자세가 잘못됐다는 겁니다.
만약 그렇게 이혼했다면
이후로는 ‘다시는 결혼 안 하겠다.’ 하는 입장이 분명해야 해요.
이 사람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나타나면
다시 결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어떤 여자가 나타나도
결혼은 안 한다는 방침이 딱 정해져 있어야 해요.
그러지 않을 거라면,
지금부터라도 결혼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야 합니다.
혼자 살 때처럼 살아서는 안 됩니다.
결혼은 둘이 만나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에요.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법입니다.
...
깨달음의 장에 한번 가 보세요.
깨달음의 장에 다녀오시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
계속 같이 살 것인지, 이혼을 할 것인지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떻게 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불법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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